[OSEN스타] 얀, 방황하던 시절 만난 음악이라는 연인
[OSEN=김지연 기자] 록가수의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가요계에 살포시 단비가 내리듯 가수 얀이 5집 앨범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얀이라는 이름은 어쩌면 다소 생소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음악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오락프로그램 등 각종 방송을 통해 적극적으로 앨범 홍보를 벌이는 여타 가수들과는 달리 지금까지 줄곧 음악으로만 팬들과 만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서전', '그래서 그대는', 'After' 등 많은 히트곡들을 열거하면 무릎을 '탁' 치며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많을 것.
잠깐 반짝하고 사라지는 음악이 아닌 오랜 시간을 두고 들어도 질리지 않는 음악으로 승부하는 가수 얀이 5집 앨범 '선물'로 팬들에게 감동의 선물을 선사했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산다.
얀의 5집은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앨범이다. 2004년 말 콘서트를 마지막으로 "노래는 그만하겠다"고 선언한 채 프로듀싱 공부를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던 것.
얀이 가수를 그만두려고 했던 결정적인 이유는 재정적인 어려움과 음악에 대한 환멸 때문이었다. 댄스나 발라드, 힙합이 아닌 소위 말하는 비주류 음악을 하면서 재정적으로 넉넉한 생활을 하기란 결코 쉽지 않았다.
또한 자기만의 음악 색깔에 치우쳐 팬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는 것에 대한 회의감도 끊임없이 얀을 괴롭혔다.
잊지 못할 추억, 소중한 사람들, 음악에 대한 열정 등을 뒤로하고 미국으로 건너간 얀은 아는 사람이 운영하는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3개월 간 아르바이트를 하며 버클리 음대에 진학하기 위한 학비를 벌었다.
하지만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고 했던가? 얀을 있게 한 버팀목이자 든든한 지원군인 열성 팬들이 이메일을 통해 다시 돌아와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하며 '얀 컴백 프로젝트(?)'를 추진한 것.
"내가 다시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게 된 데에는 100% 팬들의 영향이 컸다. 팬 때문에 다시 노래를 할 수 있게 됐으니 5집 타이틀을 망설임 없이 '선물'이라고 짓게 됐다".
얀이 다시 앨범을 내야겠다고 결심하자 10년 지기 친한 동료들 역시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았다. 드라마 '해신', '불량주부' '패션 70's' 등 많은 작품에서 음악을 담당했던 작곡가 박정식이 앨범 전체 프로듀싱을 맡았으며
KBS 'TV소설-강이 되어 만나리'의 주인공인 탤런트 김혁은 타이틀곡 '고무신을 신을 줄리엣'의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활약했다.
"이번 앨범은 매우 만족한다. 다만 4집까지는 프로듀싱, 작곡, 자켓 사진까지 내가 모두 신경을 썼는데 이번에는 음악적으로 직접 참여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이다".
◆방황하던 시절 만난 음악이라는 연인.
얀은 중ㆍ고등학교 시절 법학도를 꿈꾸며 공부에 열중하던 평범한 학생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법학도는
는 부모님의 희망사항이었을 뿐 얀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니었다. 그 흔한 스쿨밴드활동조차 해본 적 없었던 얀이 음악에 처음으로 발을 내딛게 된 것은 대학시절부터였다. 우연히 가입하게 된 음악동아리에서 노래를 부르게 된 것.
"여동생이 피아노를 전공했고 사촌누나는 현악기인 하프를 연주하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들을 기회는 참 많았다. (어느 곳에도 정착하지 못하고) 방황하던 시절 음악이라는 연인을 만난 셈이다".
가수로 데뷔한 이후에도 평탄한 삶이 계속됐던 것은 아니다. 2집과 3집 앨범을 발매할 당시 소속사로부터 사기를 당해 좌절을 겪어야만 했지만 자신을 믿고 따라와 주는 팬들이 있었기에 모진 풍파를 이겨낼 수 있었다.
"나는 팬을 '애기'들이라고 부른다. 팬들도 나에게 '형아'라고 부를 정도로 우린 매우 친밀하다. 하지만 방송에서 내가 간혹 실수라도 하면 가차 없이 충고를 해주기도 하는 멋진 친구들이다".
◆A형 남자 얀의 본 모습.
얀은 한마디로 엉뚱하고 유쾌한 남자다. 얀은 진지하고 과묵할 청년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예상이 인터뷰를 하면서 보기 좋게 빗나갔다.
지금까지 봤던 드라마 중 가장 많은 눈물을 흘렸던 최고의 장면이 MBC 드라마 '대장금'에서 장금(이영애)이와 한상궁(양미경)이 서로를 향해 뛰어오는 장면이라고 꼽는 것을 보니 30대 청년이 아닌 10대 중학생을 마주대하고 있는 착각에 빠질 정도다.
"영화나 드라마 보면서 참 잘 울어요. 이제는 내가 TV 보면서 울고 있으면 어머니가 "또 시작 했냐"며 휴지를 건네주실 정도에요(웃음)".
얀은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이 남다르다. 아버지가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잘하는 모습을 어렸을 때부터 보고자라서 그런지 가족에게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오락프로그램은 나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거의 출연하지 않았다. 하지만 유일하게 '가족오락관'에는 출연한 적이 있었는데 허참 씨를 좋아하는 할머니 때문이었다. 이번 5집 활동 중에도 '가족오락관'에서 제의가 들어오면 기꺼이 응할 의향이 있다".
◆록 음악 전성시대를 꿈꾼다.
어렵게 새 앨범을 발표하게 된 만큼 올해에는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활발한 방송활동과 이미지 변신으로 팬들에게 다가설 계획이다.
오는 5월경에는 미니시리즈 O.S.T에도 참여할 예정이며 여건이 허락된다면 공연을 통해 팬들과 좀 더 가까운 곳에서 함께 하고 싶은 소망이 있다.
"일본은 지금 록 음악이 대세인데 우리나라는 (록 음악이) 많이 열악한 상황이라 안타깝다. 누가 말하기를 일본과 우리나라는 딱 10년 정도의 시간 간격을 두고 문화가 유행한다고 하던데, 곧 우리나라도 록 음악 전성시대가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글=hellow0827@osen.co.kr 사진=주지영 기자 jj0jj0@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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