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 진정한 무술정신 담은 '무인 곽원갑'

(서울=연합뉴스) 김가희 기자 = '리롄제(李漣杰)의 마지막 액션 영화'라는 홍보 문구가 관람 의욕을 자극한다. 더 이상 무술 영화를 찍지 않겠다는 말인가.
제작비 117억원, 제작기간 1년의 세월을 들여 찍은 '무인 곽원갑'은 한마디로 리롄제의 안으로는 무술에 임하는 정신과 겉으로는 입이 떡 벌어질 만큼 우아하고 아름다운 무술을 만날 수 있는 영화다.
리롄제는 위런타이(于仁泰) 감독에게 직접 영화화를 제안했다고 한다. 무도 정무문(精武門)을 창시한 곽원갑은 1900년대 초 밀려드는 외세에 맞설 힘조차 없이 무기력하게, 그리고 급속히 붕괴됐던 중국에서 중국의 자존심을 지켜준 인물로 평가받는다.
영화는 서양 열강과 일본이 곽원갑에게 4대1 싸움을 제안했을 때 이를 받아들이고 무대 위에서 죽음을 맞는 것으로 설정된다. 당당한 죽음으로 그는 중국인에게 영웅이 된다. 중국을 비롯한 중화권 국가에서 열광적인 반응을 보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실제 곽원갑은 42살에 어떻게 죽었는지 알려지지 않은 채 삶을 마감한다. 공교롭게도 리롄제 역시 올해 42살이다.
100여 년 뒤 중국인은 곽원갑을 그린 영화를 보면서 자존심을 확인하지만, 영화는 단순히 중국 무인의 삶을 다룬 것은 아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한 인간의 깨달음의 과정이 단순하고 명확하게 설명돼 있다.
원갑의 아버지는 곽사부로 불리는 톈진(天津)의 유명한 무술인. 그러나 아들에게는 무술을 시키지 않으려 한다. 곽원갑의 아버지는 지역내 무술인들의 도전을 받지만 늘 마지막 일격을 아낀다. 이 때문에 대련에서 지는 경우가 많다. 어린 원갑은 이런 아버지가 불만이다. 원갑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일깨우려 하고 그의 곁에는 늘 함께 하는 친구 경손이 있다. 사랑하는 부모와 친구가 있으니 부족할 게 없는 삶이다.
세월이 흘러 원갑은 돌아가신 아버지의 가업을 잇는다. 그는 여러 무인의 도전을 받아들이며 승승장구한다. 더 이상 거칠 게 없다. 그런 와중에 라이벌인 진사부와 목숨을 건 혈투를 벌이고 승리한다. 진사부는 결투 후 숨지고 만다.
충고를 아끼지 않았던 친구 경손은 점점 더 승리 자체에만 집착해 가는 원갑과 절교를 선언하고, 진사부의 수제자가 복수심에 불타 원갑이 가장 사랑하는 어머니와 딸을 살해한다.
더욱이 진사부에 대한 오해가 제자들의 거짓말 때문이었다는 데 충격을 받은 원갑은 목숨을 끊으려 한다. 그는 앞을 못보는 착한 여인 월자에게 구조된 후 고즈넉한 농촌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며 깨달음을 얻는다.
아버지가 왜 최후의 일격을 가하지 않았는지 알게 된 그는 중국인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4대1 결투를 승낙하고 최고 경지에 이른 무술을 펼친다. 그때는 친구 경손이 다시 그의 곁에 와있었다.
전반적으로 '착한' 무술 영화다. 리롄제의 뛰어난 무술을 쉴 틈 없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남자들의 시선을 끌 만하고, '12세 이상'의 관람등급은 무술 영화임에도 잔인한 장면이 없다는 것을 의미해 여성들도 편하게 즐길 수 있다. 더욱이 곽원갑이 진정한 무술의 정신을 일깨워가는 과정 역시 교훈적이다. 확실한 오락 영화이면서도 메시지가 분명한 영화다.
리롄제는 '마지막 액션 영화'라는 것의 의미에 대해 기자회견을 통해 "영화에서 무술이 기술적으로만 표현됐다. 그래서 이 영화를 통해 무술의 정신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즉 앞으로 영화에서 무술을 선보일 수 있으나 자신이 생각하는 진정한 의미의 무술 영화는 마지막이라 생각한 듯했다.
3월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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