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로니카의 수건'에 소원 비는 관람객 행렬

2006. 2. 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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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기형기자]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1층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르네상스.바로크 회화전'에 전시되고 있는 '베로니카의 수건'이라는 작품에 소원을 비는 관람객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전시회장에서는 많은 관람객들이 한 그림 앞에서 한참동안 머물면서 소원을 비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전시위원회 관계자는 "미술관에 전시한 그림중 많은 사람들이 한참을 머무르는 그림이 있는데 그게 바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베로니카의 수건'이라는 작품"이라며 "한참을 응시하다 자리를 뜨는 관람객들도 있는데 소원을 굳이 빌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미 그 눈길속에 소원이 충분히 전달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베로니카의 수건'은 예수가 십자가를 메고 골고다 언덕의 사형장으로 가는 도중에 베로니카라는 여인이 예수의 얼굴을 닦어 드렸더니 그 수건에 뭍은 피와 땀의 얼룩이 예수의 얼굴형상으로 나타났다는 데서 유래했다. 이 장면은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서도 나오는 장면으로 현재 그 지점에는 이 사실을 기념하기 위해 1882년에 건립된 교회가 있다.

전시위원회 관계자는 "이사야 53장의 표현대로 훌륭한 풍채도 아니며 흠모할만한 아름다움도 아닐지언데 우리의 고통과 슬픔을 대신하는 듯한 그 형언할수 없는 슬프도록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15세기까지 손수건이라는 소재는 보통 성 베로니카와 함께 묘사됐다"며 "나중에는 천사들이 들고 있는 것으로 표현되거나 독일 슈베린 국립박물관에 소장되고 있는 이 그림처럼 직접 그려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예술의전당 1층 한가람미술관에 전시된 '베로니카의 수건'은 17세기초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작자미상의 그림이다. 과거에는 볼로냐 화가 게르치노의 작품으로 간주되었는데, 색채와 번지는 듯한 매끄러운 채색 방식과 그리스도의 이상적인 표정 등은 게르치노의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이 작품은 그림 속의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다. 전체 화면을 거의 덮고 있는 이 그림은 부드러우면서 번지는 듯한 느낌의 갈색으로 그려졌다. 가시관과 십자가로 인해 고통받는 그리스도의 아름다운 표정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을 그린 화가는 평면적인 구도에서 왼쪽의 부분적인 조명 효과로 입체적인 영상을 자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작품이외에도 베로니카의 수건이 숨겨져있는 2개의 그림이 더 있다고 전시회측은 설명했다. '영광 속 베르셀리의 성 구리엘모, 아바치아 버지니아 카자마치아노의 성당의 천장화를 위한 모델'(도메니코 안토니오 바카로, 1678-1745)과 '왕좌에 앉은 성모 마리아와 성자들'(도메니코 디 피에트로 다 루가노, 1520년경) 등에서도 베로니카의 수건을 찾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시회측의 얘기다.

한편 르네상스바로크회화전은 오는 26일까지 전시된다.

이기형기자 lee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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