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플레이어 '다윗 신화'
연매출 1백50억원의 국내 기업이 다국적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를 눌렀다. 그래텍의 멀티미디어 플레이어인 '곰플레이어'가 누적다운로드 3천만건을 돌파하며 MS의 윈도미디어플레이어(WMP)가 장악하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 토종 소프트웨어의 신화를 새로 쓰고 있는 것.
그래텍은 새 버전인 '곰TV'가 20여일간 6백만명이 다운로드받고 하루 사용자가 3백만명을 넘어 출시 3년 만에 누적다운로드 3천만건을 돌파했다고 31일 밝혔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PC에는 모두 하나씩 깔려 있다고 봐도 무방한 수치다.
◇MS 잠재운 토종의 힘=곰플레이어는 편리함과 기능성을 무기로 내세워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시장을 석권했다. WMP보다 훨씬 다양한 파일(avi·mpg·dat·divx·mp4·3gp·kvm·wmv·mp3·ogg)을 재생하면서도 사양이 낮은 PC에서도 안정적으로 돌아간다. '어떤 컴퓨터에서도, 어떤 파일이라도 다 돌아간다'는 입소문이 돌 정도다.
다른 프로그램이 손상된 파일을 재생하지 못하는 것과 달리 손상된 파일 재생은 물론 즉석에서 자막을 찾아 볼 수 있는 '자막검색'과 다운로드 중 재생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대부분 우리 입맛에 맞는 맞춤식 서비스를 도입한 게 특징이다.
특히 초고속인터넷 환경이 잘 발달된 한국시장 수요가 잘 적응했다. 각기 다른 양식으로 압축된 동영상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 압축된 코덱을 자동으로 설치해주는 기능이 큰 인기를 끌었다. 올초 디지털홈 플랫폼 바이브(Viiv)를 내놓은 인텔이 세계 여러나라 중 한국에서만 WMP와 함께 곰플레이어를 영화재생 소프트웨어로 채택할 정도다.
코리안클릭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내 미디어플레이어 시장은 WMP가 28%, 곰플레이어가 22%를 차지하고 있다. WMP가 윈도에 기본 설치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자발적 다운로드 수와 사용자는 곰플레이어가 월등하게 많다.
◇소프트웨어 한류도 주도=곰플레이어는 지난해 9월 일본에 진출해 출시 두달 만에 현지 최대 소프트웨어 다운로드 사이트 벡터(www.vector.co.jp)에서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다운로드 1위에 올랐다. 이같은 인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벡터측이 "미디어 재생에 있어서 혁명"이라고 극찬할 정도다. 지난 23일에 선보인 중국판 서비스도 채 1주일이 안돼 중국 네티즌들이 패치를 만들어 쓸 정도로 인기다.
그래텍은 곰플레이어를 내세워 다양한 미디어서비스를 내놓고 아시아 시장 진출을 모색할 계획이다. 우선 국내에서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를 한데 모아 곰플레이어의 새 버전에서 선보인 곰TV로 보여줘 하루 3백만명의 사용자를 시청자로 탈바꿈시킨다는 전략이다.
배인식 사장은 "앞으로 다양한 사용자를 흡수할 수 있는 콘텐츠를 계속 보강해 단순한 멀티미디어 플레이어가 아니라 멀티미디어 시대의 핵심 미디어로 자리잡겠다"고 자신했다.
〈김주현기자 amic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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