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 노성일, 누가 거짓말하나?
16일 하루만 황우석 교수와 노성일 이사장, 서울대의 기자회견이 오전과 오후에 잇따라 열리는 등 황 교수 줄기세포 진위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황 교수는 줄기세포는 분명히 만들어 졌다고 주장했고 노성일 이사장은 황 교수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공박했다.
황우석 교수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황 교수는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 11개를 배양한 것은 사실이며, 이 가운데 6개는 심각한 오염사고 때문에 훼손됐다고 밝혔다.
또, 이후에 다시 추가로 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했지만 누군가가 고의로 바꿔치기 했다며 자신의 진정성을 증명할 기회를 요청했다.
추가 줄기세포 배양 성공했으나 누군가 바꿔치기 주장
황우석 교수가 16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굳게 다물었던 입을 열었다. 황우석 교수는 먼저 맞춤형 줄기세포를 분명히 만들었고,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또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를 6개 만들었으나 올해 1월 9일 줄기세포 실험실로 이용되던 수의대 가건물과 본관 실험실에서 심각한 오염 사고가 발생해 6개의 줄기세포가 모두 훼손됐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사고 즉시 정부 당국에 이같은 사실을 보고했고, 오염된 줄기세포를 미즈메디 병원으로 옮겨 복구를 시도했으나 결국 실패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미즈메디 병원이 보관 중이던 2번과 3번 줄기세포를 서울대로 가져왔고, 이후 6개의 줄기세포를 새로 만들어 이를 토대로 사이언스지에 논문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또 이후 3개의 줄기세포를 추가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종합해 보면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 11개를 만든 것은 사실이지만 논문을 제출할 당시에는 줄기세포 11개가 모두 존재하지는 않았다는 말이다.
논문을 제출할 당시에는 줄기세포 11개가 모두 존재하지는 않았다
황우석 교수는 현재 자신의 연구팀이 가지고 있는 줄기세포의 일부가 사이언스지에 논문을 발표할 당시의 줄기세포와 다르다는 사실을 지난 11월 18일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황 교수는 이 당시에는 바뀐 줄기세포가 미즈메디 측의 줄기세포인지는 몰랐고 11월 말부터 진행된 자체조사결과 자신들의 줄기세포가 미즈메디로부터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교수는 서울대 실험실과 미즈메디 병원에 접근이 허용된 누군가가 배양 초기에 고의적으로 이같은 일을 저질는 것이 확실하다며 이에 대한 사법당국의 수사를 요청했다.
황 교수는 이에 대한 근거로 미즈메디 소속 연구원을 비롯해 6명의 핵심 연구원이 논문 제출 당시 줄기세포의 성장과정을 모두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만들어진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를 여러 개의 줄기세포로 나누는 계대 배양 과정에서 누군가가 개입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황 교수는 또 자신들은 이미 2004년 논문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2005년 논문에서 줄기세포수와 발표시점에 연연할 필요가 없었다며 환자맞춤형줄기세포의 진정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황 교수는 줄기세포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테라토마 사진과 줄기세포 사진 조작 의혹 등 여러 가지 심각한 실수를 범했다며 국민들게 사죄한다고 밝혔다.
또 이러한 실수 때문에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의 가치가 크게 훼손 됐다며 이날 아침 사이언스 측에 논문 취소를 공식적으로 요청했다고 밝혔다.
황우석 교수는 기자회견문 말미에 자신의 연구팀은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의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또 "원천기술이 사장되지 않도록 재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과 배려를 주신다면 그 과정까지 백의종군하는 자세로 입증하겠다"며 기회를 달라고 국민 앞에 호소했다.
황 교수는 현재 초기 단계에 동결 보존한 5개의 줄기세포주를 재검증을 위해 해동시켜 배양하는 과정에 있다면서 앞으로 10여일 내에는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배양 초기 고의적으로 바꿔치기 확실, 사법당국 수사 요청
이에 대해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은 황 교수의 해명에 이어 기자회견을 열고 황우석 교수가 거짓말을 하며 책임을 전가하는 데 급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즈메디 병원 노성일 이사장은 황 교수의 해명에 상반된 의견을 전해드릴 수 밖에 없다며 말문을 열었다.
노 이사장은 이어 김선종 연구원으로부터 논문은 허위이고 특히 황우석 교수와 강성근 교수가 조작을 지시한 사실을 들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노 이사장은 이와 관련해 황 교수가 김선종 연구원에게 전화해 오는 27일까지 돌아와 망가진 복제 줄기세포를 새로 만들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또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검찰에 수사의뢰를 하겠다는 말까지 김선종 연구원에게 했다고 주장했다.
노성일 이사장은 한편 자신이 져야 할 책임을 떠넘기는 데 급급하며 과학자, 지도자로서의 자격이 무너져내리는 황우석 교수의 모습에 참담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선종 연구원으로부터 황우석 교수 조작 지시 사실 들어
노성일 이사장은 황우석 교수가 누군가 줄기세포를 바꿔치기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 수사를 운운하는 등 자신의 잘못을 동료 연구원들에게 덮어씌우려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복제된 배아줄기 세포가 없고 그것이 미즈메디 줄기세포로 둔갑됐고 그것이 김선종 연구원의 어떤 나쁜 행위였다고 전가했다"며 김선종 연구원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정황은 전날 황 교수와의 만남에서 더 분명히 느꼈으며 미즈메디 병원 측에 책임을 전가하는 틀을 잡고 있음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 이사장은 김선종 연구원은 줄기세포를 바꿔치기 하지 않았다고 말했으며 그같은 일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또 섀튼 교수 역시 김선종 연구원을 추궁하고 있지만 그 역시도 정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노성일 이사장은 뒤늦게서야 김선종 연구원으로부터 모든 내용을 전해들은 뒤 진실을 밝힐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특히 주변으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는 김선종 연구원에게 오히려 모든 책임을 떠넘기려는 황우석 교수의 모습에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또 전날 만난 자리에서 천연덕스럽게 거짓을 늘어놓는 황우석 교수는 전혀 반성을 모르는, 교수로서 자질이 없는 사람이라고 느껴 언론에 진실을 설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노성일 이사장은 또 이번 일로 국민에게 경악과 분노, 안타까움을 주게 돼 연구자의 한 사람으로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또 황우석 교수와 자신의 진술을 들은 국민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검찰 수사 운운하는 등 자신의 잘못 동료 연구원들에게 덮어씌우려
양측의 주장에는 일부 일치하는 부분도 있고 엇갈리는 부분도 있다.
황우석 교수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줄기세포는 존재하며 만들어 지는 과장이 연구노트와 현미경 사진으로 충분히 확보돼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 줄기세포 말고도 다른 줄기세포 5개가 얼린 상태로 서울대에 보관되고 있으며 재검증을 위해 녹여 배양하고 있고 10일 이내에 진위가 판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성일 이사장은 줄기세포는 하나도 없으며, 논문은 완전히 허위라고 주장했다.
또 황 교수는 서울대에 보관 중인 줄기세포가 미즈메디병원 것으로 뒤바뀌었다며 미즈메디 병원에서 파견된 연구원들에게 화살을 돌렸다.
그러나 노성일 이사장측은 황 교수가 자신의 잘못을 감추기 위한 희생양을 찾고 있는 것 같다며 미즈메디병원으로서는 줄기세포를 뒤바꿀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에 가 있는 김선종 연구원에게 사진조작을 지시했다는데 대해서는 비교적 일치하는 것 같다.
노성일 이사장은 김선종 연구원과 전화통화에서 밝혀낸 것이라며 논문에 들어간 사진이 중복된데 대해스스로 했느냐고 물었더니 황우석 교수와 강선근 교수가 시켰다고 밝혔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황 교수도 시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미즈메디병원에서 파견된 김선종 연구원이 줄기세포 사진을 찍는 노하우가 많기 때문에 사진을 많이 찍고, 가장 좋은 것을 고르자고 했는데 이것을 조작 지시로 받아들였는지는 모르겠다며 그렇지만 전화로 그렇게 말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줄기세포는 존재한다"vs"줄기세포는 하나도 없다"
결국 국민들의 관심은 황 교수가 복제했다는 줄기세포가 실제로 존재하느냐인데 지금으로서는 황 교수의 올해 5월 환자줄기세포 복제 논문에 사용된 줄기세포 가운데 두 개는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것이 복제된 줄기세포인지 아닌지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황 교수는 처음에 만든 줄기세포 6개, 그러니까 2번에서 7번까지 6개가 곰팡이균에 오염돼 사라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대비해 2번과 3번 줄기세포를 미즈메디병원에 보관했었고 이들 돌려받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6개를 더 복제했고 이를 토대로 사이언스에 논문을 제출했으며 나중에 3개를 더 만들었다는 것이다.
결국 2,3번 줄기세포는 있다는 뜻인데 노성일 이사장도 2번과 3번 줄기세포를 실험시료 보존용 병 50개로 만들어 보관했고 나중에 서울대로 가져간 49병을 제외한 1병에 줄기세포 2번과 3번이 있고 지금 확인을 위해 배양 중이며 15일 뒤면 디엔에이 지문검사 결과가 나온다고 밝혔다.
보름뒤면 이게 복제된 체세포인지, 아니면 미즈메디병원에서 흘러간 수정란 줄기세포인지가 판명된다. 논문에 사용된 줄기세포가 존재하느냐 아니냐가 판가름 난다는 뜻이다.
또 황 교수가 보관하고 있는 줄기세포 5개도 황 교수팀이 배양 중이기 때문에 결과가 나오면 황 교수팀이 실제로 줄기세포를 가지고 있는지가 결정된다.
CBS경제부 이용문/사회부 김정훈/임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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