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파검사 등 과학수사 기법, 증거 인정될까?

형사사건 피의자에 대한 뇌파분석을 비롯해 진술분석, 행동분석 등 과학수사 기법에 의한 분석자료들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증거자료로 제출된다.
창원지검 형사3부와 대검 과학수사담당관실은 지난 2003년 경남에서 발생한 9세 여자 초등학생 독극물 살해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김모(37)씨에 대한 뇌파와 진술, 행동을 분석한 자료를 증거로 법원에 제출하기로 했다.
피의자 김씨는 2년 전에 독극물을 먹여 친딸을 살해한 혐의로 지난달 16일 구속됐다.
김씨는 딸 이름으로 보험에 가입한 지 단 하루만에 딸에게 독극물을 섞은 음료수를 먹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사건 직후, 김씨에 대한 심증은 있었지만, 결정적인 증거가 없어 2년간 수사가 진전되지 못하다 경찰이 김씨의 뇌파를 분석한 자료를 제시한 것에 대해 법원이 뇌파 검사의 증거력을 받아들여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씨는 혐의 사실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8일 김씨를 기소했으며, 이번 재판에 김씨의 뇌파와 진술, 행동을 분석 한 여러 자료를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뇌파분석은 사람이 어떤 사물을 접할 때, 특정 사물에 대해 뇌파가 변한다는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범행과 관련한 다양한 사물을 보여 준 뒤,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는 사물일 경우, 뇌파를 분석해 보면 진동폭이 크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학계에서도 뇌파 분석의 정확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건의 경우, 김씨에게 범행 당시, 사용됐을 것으로 보이는 과자와 음료수를 보여줬더니 김씨의 뇌파가 급격히 변하며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또, 진술분석은 수사단계에서 작성된 진술서 등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면 진술자의 심리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으로, 범죄를 저지른 사람과 이와 무관한 사람에게 사건과 관련한 진술을 작성하게 할 경우, 이를 분석해 보면 진술의 양이나 내용에서 상당히 다르게 나타난다는 데서 착안한 수사기법이다.
예를 들면, 한 사건과 관련한 진술을 받을 때, 사건 발생 전과 사건발생 과정, 사건 발생 후 등 단계별로 나눠 이와 관련한 진술을 받는다면, 죄를 짓지 않았을 경우, 사건 과정에 대해 자세히 진술함으로써 억울하다는 심정을 나타내는 데 비해, 범죄를 저지른 경우, 사건 발생 전이나 후에 대한 진술을 자세히 적게 된다는 것이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그 상황이나 내용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피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는 게 검찰 측의 설명이다.
행동분석은 조사나 면담과정에서 대화를 나눌 경우, 보통 사람과 다른 반응을 보인다는 점을 살피는 것으로, 평상시의 감정과는 다른 감정을 표출해 내기도 하는데 그것을 분석하는 수사기법이다.
흔히 알고 있는 거짓말 탐지기는 이미 수사기관에서 사용해 오고 있지만, 다른 수사기법들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증거로 제출되는 것들이어서 의미가 있다.
대검찰청 김종률 과학수사1담당관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진술이나 행동분석 자료에 대해 전문가 자격으로 법정에서 진술하기도 하는 등 도입된 지 오래지만,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것"이라며, "앞으로 새로운 과학수사기법들이 증거로 인정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창원지검 관계자는 "이미 행동분석 자료를 제외하고, 나머지 자료들은 대검에서 분석을 끝낸 상태"라며, "이같은 분석자료가 결정적인 증거로 보긴 어려울 수도 있지만, 목격자나 관련자의 진술을 확보한 상태에서 피의 사실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이같은 첨단 수사기법들에 의한 분석자료들이 증거로 채택될 지 이번 재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남CBS 이상현 기자 hirosh@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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