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 장미란 '세계'를 번쩍 들다
이번에는 아쉬운 미소를 짓지 않아도 됐다. 한국 여자역도의 간판 장미란(22·원주시청)이 드디어 세계정상에 올랐다.
장미란은 15일 카타르 도하 알 사드 스포츠클럽에서 열린 제17회 세계여자역도선수권대회 최중량급(75㎏ 이상)에서 인상 128㎏, 용상 172㎏, 합계 300㎏을 들어올려 용상과 합계에서 금메달, 인상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한국 여자역도가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1999년 아테네대회 때 김순희의 용상 금메달 이후 두번째이고 합계 금메달은 사상 처음이다.
인상 금메달은 130㎏을 기록한 무슈앙(중국)이 차지했다. 무슈앙은 용상 170㎏을 들어 2위에 올랐으며, 합계에서는 장미란과 같은 300㎏을 기록했으나 체중이 더 무거워 2위로 밀렸다. 장미란의 몸무게는 115.12㎏, 무슈앙은 131.77㎏이었다.
지난해 아테테올림픽. 장미란은 다 잡은 듯 보였던 금메달 대신 은메달을 목에 걸어야 했다. 자신보다 한참 뒤져 있던 중국의 탕궁홍이 마지막 시기에서 도저히 불가능해 보이던 182.5㎏을 들어올렸고, 심판들은 비틀거리는 그에게 '성공'을 선언했다.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던 기회를 놓친 장미란은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한꺼번에 실린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하지만 장미란은 실망하지 않았다. "이미 지난 거잖아요. 목표를 너무 빨리 이루면 재미없죠"라는 게 며칠 뒤 그가 한 얘기다.
그리고 아쉬움을 털어버린 대신 이번 세계선수권을 준비했다.
이달 초 열린 동아시안게임에서 세계기록(305㎏) 도전을 포기한 것도 모두 이번 세계선수권 때문. 당시 경쟁자이던 중국의 딩메이유안이 몸을 사리며 일찌감치 우승이 결정되자 장미란은 자신의 최고기록도 시도하지 않았다. 힘을 아꼈다가 이번 대회에 쓰기 위함이었다.
장미란은 인상에서는 무슈앙에 2㎏ 뒤졌으나 용상에서 2차 시기에 172㎏을 성공, 170㎏에서 끝난 무슈앙을 제치고 일찌감치 용상과 합계 정상을 확보했다. 장미란은 내친 김에 3차 시기에는 178㎏을 신청, 합계 306㎏으로 세계기록 경신을 노렸으나 거의 다 들어올렸던 바벨을 떨어뜨려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장미란은 세계의 주요 선수들이 모두 출전하는 무대에서 우승하며 명실상부한 세계정상에 올랐다.
〈조홍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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