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수촌리 고분 출토 대형 가죽 직물 공개
길이 140㎝, 김해 대성동.日 출토품과 같은 메이커
(부여=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4-5세기 무렵에 축조된 공주 수촌리 고분군 출토품 중 창자루를 감싸는 데 사용된 것으로 추측되는 대형 가죽 직물이 공개됐다.
이 가죽 직물은 경남 김해 대성동 14호분은 물론 1989년 발굴조사된 일본 시가현(滋賀縣) 요카시(八日市) 소재 전방후원분(前方後圓墳)인 유키노야마(雪野山) 고분 출토품과 같은 메이커를 방불할 만큼 똑같은 제품으로 추측돼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수촌리 고분군 발굴조사단인 충남역사문화원(원장 정덕기) 의뢰로 이 유적 출토유물을 보존처리 중인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소장 송의정)는 토광목곽(土壙木槨) 구조인 수촌리 Ⅱ-1호분 출토 직물을 11일 공개했다.
이 직물은 현존 길이만 140.5㎝에 이르고 있으며, 폭은 2.5-3㎝에 달한다.
언뜻 보기에 뱀이나 악어 가죽을 방불하는 이 직물은 마름모꼴 문양을 상하 좌우로 연결한 듯한 모습을 띠고 있으며, 검은 옻칠 흔적이 완연하다.
삼국시대 유적 출토품 중 직물류로는 기록적인 대형으로 기록된 이 가죽 직물은 날을 세 개를 만든 창의 일종의 삼지창(三枝槍), 농기구 일종으로 삽 같이 생긴 살포와 나란한 상태로 발견됐다.
발굴단 일원인 이훈 충남역사문화원 연구부장은 "언뜻 보면 삼지창이나 살포를 싼 직물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쇠창 자루를 감싸고 있으며 원래 길이는 2m 정도에 달했다고 추정된다"고 말했다.
실물을 본 이한상 동양대 교수는 "이것과 똑같은 직물이 대성동 13호분에서는 화살통을 감싼 채 발견되었으며, 일본 유키노야마 고분에서도 화살대를 감싸고 있었다"면서 "자세한 분석이 있어야겠지만 육안 관찰만으로도 같은 메이커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유키노야마 고분 출토품은 길이 70㎝에 폭은 상단이 15㎝이며 하단이 20㎝였으며, 능형문(菱形文), 즉, 마름모꼴 문양을 박았으며 옻칠 위에 붉은색 안료를 바르고 있다. 대성동 13호분 또한 이와 거의 똑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본학계에서 유키노야마 고분은 축조연대를 4세기 중엽으로 보고 있으며, 한국학계에서 대성동 14호분은 4세기 중후반 무렵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수촌리 1호분 축조연대 또한 4세기 중엽으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충남대 박순발 교수는 지난 7일 국립공주박물관 강당에서 열린 충남역사문화원 주최 '4-5세기 금강유역의 백제문화와 공주 수촌리 유적' 학술대회에서 1호분에서 출토된 청자 유개 사이호(靑瓷有蓋四耳壺. 덮개가 있고 네 귀가 달린 항아리형 청자)라는 청자가 중국에서는 4세기 중엽 유적에서 출토되고 있음을 근거로 이 1호분 축조연대는 4세기 중엽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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