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연체를 금속체로 바꾸는 현상' 세계 최초 규명

2005. 9. 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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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호식기자] 절연체(부도체)는 전기가 통하지 않는다는 일반적인 상식을 깨고 `절연체를 전기가 통하는 금속체로 바꿀 수 있는 새로운 물질속 자연현상`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밝혀졌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기반기술연구소는 지난 56년간 미해결 현대물리 문제로 남아있던 `모트 금속-절연체 전이 현상`에 대한 원리를 이론화하고, 실험으로 확인하는데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이와 관련 1949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영국 캠브리지대학 모트 교수가 `금속에서 전도전자들 사이에 쿨롱(Coulomb) 에너지가 매우 크면 물질의 구조적 변화없이 갑자기 모트 절연체로 전이가 일어날 수 있다`는 모트 금속-절연체 전이현상 이론을 처음 제시했다. 그러나 이 이론은 현재까지 실험으로 증명되지 못한 채 `연속적 금속-절연체 전이 현상` 및 `구조상 전이 현상`과 더불어 학문적인 논쟁을 거듭해왔다.

쿨롱 에너지는 두개의 전자 사이에서 서로 밀어내는 에너지를 말하며, 모트 절연체란 한개의 원자에 한개의 전자를 갖는 금속의 전자구조를 가지면서 너무 큰 쿨롱 에너지때문에 전자가 어느 방향으로도 움직이지 못해 전류가 흐르지 못하는 부도체다.

ETRI는 "이번에 테라전자소자팀에서 `모트 금속-절연체 전이 현상`을 새롭게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인 `Hole-driven MIT Theory`를 새롭게 만들었다"며 "이 이론은 저농도의 플러스 전하를 모트 절연체에 투입해 임계 쿨롱 에너지(모트 절연체가 되기 위한 최대 쿨롱에너지)를 낮추면 갑자기 절연체에서 금속으로 전이가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이론을 증명하기 위해 ETRI 연구팀에서는 ▲금속-절연체 전이형 소자를 제작하고 ▲전류-전압 특성 측정으로부터 불연속적인 점프인 금속-절연체 전이 현상을 관측했다.

또 물질의 구조를 분석하는 마이크로 라만(Raman) 산란실험(질소 레이저 빛을 5μ의 소자 전극 사이에 입사시켜 물질의 구조를 분석하는 실험 방법)으로 구조 상전이를 동반하지 않는 금속-절연체 전이 현상을 확인했다.

이와 함께 모트 금속-절연체 전이 현상이 쿨롱에너지가 크지 않은 물질로 알려진 화합물 반도체(예: GaAs 등)에서도 일어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예언했다.

또 모트 금속-절연체 전이 현상을 일으키는 새로운 기능의 모트 트랜지스터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ETRI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반도체 트랜지스터는 크기가 어느 한계 이하로 작아지면 사이즈 효과 때문에 전류의 크기도 작아져서 트랜지스터로 작동할 수 없게 된다"며 "따라서 고속 스위칭이 가능하고, 많은 전류를 흘릴 수 있는 모트 트랜지스터가 반도체 트랜지스터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TRI는 이와 관련 "이 금속-절연체 전이 현상 규명이 물리학에서 매우 중요한 이유는 고온초전도, 자성체의 거대 자기저항과 고체·액체·기체에서 일어나는 절연파괴 등 지금까지도 미해결로 남아 있는 다른 물리현상들에 대해서 해결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향후 이 현상을 응용하는 기술 분야는 매우 광범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전기·전자기기의 잡음제거 소자, 광소자, 차세대 메모리,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이 유망한 응용분야가 될 수 있으며, 이 기술들이 머지않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제시했다.

연구책임자인 김현탁 박사는 "현재 이 연구팀에서는 금속-절연체 전이 기술에 기반을 둔 각종 응용소자와 향후 이들의 대량생산화를 위한 원천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특히 고전압 잡음 제거용 MIT소자 상용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TRI 임주환 원장은 "지적재산권(IPR) 확보를 위해 금속-절연체 전이에 관한 16건의 국내외 원천 및 응용특허를 출원했으며 이중 이미 3개가 등록됐다"며 "연구개발의 지속적 추진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과 연구 환경이 뒷받침될 경우, 우리나라의 강력한 차세대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ETRI의 연구성과에 대해 일본의 대표적 물리학자인 야수모토 타나까 박사는 "이 연구결과는 전자회사의 관심을 끄는 전기장에 의한 스위칭 효과를 통일할 수 있는 스위칭 효과를 통일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며 "한국에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할 후보자를 가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또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아고대 드미트리 바소브 교수는 "모트의 금속-절연체 전이 현상은 지난 50년 동안 과학 사회에서 큰 신비로 남아있었다"며 "김 박사의 ETRI 연구그룹이 얻은 새로운 결과는 전형적인 모트-절연체인 바나디움산화물(VO2)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효과를 이해시키는데 매우 크게 기여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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