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인수, 경제단체장들 "군침"

2005. 3. 17.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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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원정호기자]"진로를 인수하자."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두산중공업 회장), 김재철 한국무역협회 회장(동원그룹 회장), 이수영 한국경영자총협회(동양제철화학그룹 회장) 등 3개 경제단체장이 그룹 회장 또는 오너 자격으로 진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진로 인수를 위해 실사에 들어간 국내외 12개 업체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들 3개 업체의 오너가 경제단체장을 겸하고 있다. 주요 경제단체장이 기업 인수를 놓고 라이벌이 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어서 그 결과에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용성 회장은 두산의 진로 인수 방향에 조타수 역할을 하고 있다. 동생인 박용만 두산 부회장이 인수전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박용성 회장은 과거 두산의 주력인 오비맥주 회장을 지낸 경험을 살려 박 부회장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두산그룹의 오너 일가는 진로 인수전처럼 주요 현안에 대해선 서로 모여 상의하고 협의해 결정하고 있다.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경우 그룹 실무진과 경영진에서 먼저 진로 인수를 제안해 수락한 것이 이채롭다. 박인구 동원F&B사장 등이 진로를 인수해 진로의 유통파워나 브랜드력을 활용하면 식품그룹이 성장하는 데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김 회장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장남인 김남구 사장이 지휘하는 동원금융지주가 한투증권을 인수, 덩치를 키우면서 앞으로 차남인 김남정 동원 엔터프라이즈 차장 몫인 식품그룹도 외형 보조를 맞춰야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수영 회장은 어피너티, 뉴브리지 등 세계적 투자회사와 함께 동양제철화학 중심의 오리엔탈 컨소시엄을 구성, 진로 인수를 추진중이다. 여기에는 무학 금복주 금비 등 지방 소주사도 참여했다.

동양제철화학은 1959년 설립된 동양화학이 2001년 제철화학과 제철유화를 인수, 합병해 만든 종합화학회사다.

이 회장은 전임 김창성 경총 회장의 "삼고초려"끝에 지난해 2월 경총의 새 수장을 맡았으며 경총에선 노사문제에 관한 경영계의 입장을 정리, 대변하고 있다.

재계는 이들 단체장들이 평소 "공"과 "사"를 철저히 구분하는 편이어서 진로를 누가 가져가든 이들의 협력관계나 친분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진로 인수전을 통해 골드만삭스 등 외국기업의 폐해를 직접 겪으면서 앞으로 국내자본의 인수합병과 관련해 역차별 해소방안에도 역점을 기울이지 않겠느냐는 해석도 내놓았다.

진로와 매각주간사인 메릴린치는 오는 30일까지 이들기업을 포함해 12개업체로부터 입찰제안서를 받아, 이 중 1~2곳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원정호기자 meetho@moneytoday.co.kr< 저작권자 ⓒ머니투데이(경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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