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와르 "달콤한 인생" 이병헌 "지옥킬러"
김지운 감독 느와르 "달콤한 인생"서 열연 <사진있음>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배우의 건강한 욕심은 좋은 영화의 탄생을 이끈다. 그러나 그 욕심은 과해서도 안되고 불순해서도 안된다. 배우로서의 순수한 가슴 설렘과 흥분을 고스란히 담아낸 연기는 애쓰지 않아도 절로 빛이 나게 마련. 그러한 에너지가 영화에까지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오는 4월 1일 개봉하는 느와르 영화 "달콤한 인생"(감독 김지운, 제작 영화사 봄)을 기대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어떤 작품에서건 결코 신뢰를 저버리지 않는 배우 이병헌(35)이지만 이번에는 그의 얼굴에서 "신명"이 느껴져 흥미롭다.
봄을 기다리는 자의 숨길 수 없는 행복이라고나 할까. 아니나다를까 그는 "달콤한 인생"의 작업에 대해 "개인적으로 정말 좋은 작업이었다"고 한자씩 꾹꾹 눌러 말했다. 여느 입발린 소리와는 분명 달랐다.
"달콤한 인생"을 통해 배우로서의 욕심을 한껏 쏟아낸 이병헌을 14일 오후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느와르라서 택한 것은 아니었다.
언뜻 그가 느와르에 흥미를 느껴 "달콤한 인생"을 선택했을 것 같았다. 어두운 뒷골목 세상을 그리는 느와르는 장르적으로 대단히 매력적이다.
그러나 이병헌은 "솔직히 느와르에 큰 관심은 없었다. 언젠가는 꼭 해봐야지 하는 생각도 없었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읽을 때도 장르를 구분지어 읽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어떤 이야기든 유머나 서스펜스 액션 등이 다 있는 것 아닌가. 왜냐. 어차피 다 사람 사는 모습이니까. 다만 그중 어떤 한면이 두드러져 장르를 구분 짓는 것이다. 이 영화 역시 느와르 액션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그보다는 어떤 이야기인가가 중요했다." 실제로 "달콤한 인생"은 조폭 세계를 그린 느와르지만, 그의 표현에 따르면 "롤리타와 팜프파탈의 경계선을 걷는" 신민아의 존재로 인해 여성을 사로잡는 진한 멜로 코드도 놓여있다. 여기에 강한 액션에도 도전했다.
▲2주간 100t의 물을 얻어맞다.
웬만해서는 힘들다는 내색을 하지 않는 이병헌이 웬일로 "엄살"을 떨었다. 무척 고생을 했다는 것. "액션은 오히려 힘들지 않았다. 늘 조금씩 해왔던 것이고 촬영 전 연습도 많이 했으니까. 그보다는 비와 씨름하고 땅에 파묻히는 등 악조건 속의 고생이 말도 못했다. 와중에 온 몸에 피멍이 들기도 했다." 일례로 그는 청평에서 2주일에 거쳐 100t 분량의 물을 "얻어 맞았다." 비에 젖는 신이라 촬영 내내 살수차의 물을 맞아야 했던 것. "말이 비 신이지 쉬는 시간에도 난 계속 젖어 있어야했다. 추운 날씨에 할 짓이 아니다. 2주 내내 촬영 끝내고 숙소에 돌아가면 손발이 마치 오리발처럼 하얗게 부어올랐다." 김 감독은 이 "비 신"에 대해 "한국 영화 사상 최고의 "때깔"이 나왔다"고 자평했다.
▲조폭보다 더 조폭답게 "달콤한 인생"은 "조직"을 무대로 벌어지는 전쟁을 그린다. 그 가운데에는 보스의 어린 애인이 자리하고 있다. 이병헌은 보스의 완벽한 오른팔. 지적이고 냉철하고 멋있다. 조직의 수뇌부 같은 느낌. 그는 이 캐릭터를 맡아 실제 조폭보다 더 사실적으로 보이도록 노력했다.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연기자는 관객으로부터 극중 배역과 동일시되기가 쉽다. 그러나 나 같은 경우는 그럴 수 없기 때문에 신선함은 떨어진다. 그 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더더욱 사실적인 연기를 펼쳐야 한다. 진실에 가까운 연기만이 그런 점을 극복할 수 있다." 곧바로 "조폭을 아는가"라고 물었다.
"직업상 관찰하는 버릇이 있다.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관찰한다"는 그는 "아무래도 일반인들보다는 그쪽(조폭) 사람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그쪽 특성을) 조금은 안다고 생각한다. 늘 그랬지만 어떤 캐릭터를 맡든 굉장히 고증을 많이 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병헌은 "난 이 영화가, 내 연기가 어떤 평가를 받을 지 솔직히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 내게는 아주 소중하게 남을 것 같다"며 편안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더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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