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율스님 일어나세요"조계종 정토회관서 96일째 단식 이어가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터널 공사 강행에 반대하며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는 지율스님의 건강이 장례 준비가 논의되고 있을 정도로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이같은 절박한 상황에서 종교 지도자들이 지율스님을 살리고, 천성산 문제의 해결책을 찾기 위한 대안 마련에 나설 것을 서둘러 촉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3일로 단식 농성 100일째를 맞게 되는 지율스님의 농성장인 서울 서초동 정토회관에는 2일 극도의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 건물 3층 염화실에서 그는 간장을 약간 탄 끓인 물만 마시며 간신히 생명을 이어가고 있었다. 정토회에 따르면 스님은 현재 일어나 앉기도 힘들 만큼 기력이 크게 약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토회 지도법사 법륜스님은 “사흘 전에 혈압을 재어보았는데 40~70㎜Hg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지율스님이 ‘내 장례에는 10명 정도만 참여한 가운데 소박하게 치르고 싶다’는 당부의 말을 해 열반을 암시했다”고 말했다.
또 지율스님은 지난 1일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스님에게 ‘티끌처럼 낮아지고 가벼워져야 제 원력도 끝이 날 것 같습니다. 바라건대 천성산과 함께 한 모든 인연을 자애로운 마음으로 거두어 주소서’란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그는 38일, 40일, 58일간의 1・2・3차 단식에 이어, 공사중지에 관한 법원의 기각결정이 내려진 이후 지난해 10월27일 네번째 단식에 들어갔다.
조계종 법장 총무원장은 이날 특별담화문을 발표해 “생명을 구하는 것보다 더 시급한 일은 없고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여 잘 살게 할 의무가 있다”며 “지금이라도 납득할 만한 재조사(환경영향재평가)가 이뤄진다면 그 결과를 종단은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장 총무원장은 지율스님에게도 “스님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 국민과 종단이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니 단식을 중단하고 출가 본분을 살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또 그는 이날 정토회관을 찾아와 지율스님에게 “건강을 추슬러 수행자의 본분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수환 추기경도 정토회를 방문해 “사람이 살아있어야 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단식을 중단하고 몸을 추슬러 천성산 문제 해결에 나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원룡 목사(평화포럼이사장)도 “우선 지율스님이 단식을 그치도록 정부가 스님의 뜻을 받아들여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영교 행정자치부・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과 허준영 경찰청장이 이날 저녁 잇달아 정토회관을 찾는 등 지율스님의 건강을 염려하는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배병문・오승주기자 bm190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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