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인터뷰> 리메이크 앨범 낸 가수 김범수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원곡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힘을 빼고 부르려고 애썼습니다. 어쿠스틱하면서도 심플한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쪽으로요. 겨울에 어울리는 편안하고 차분한 노래들을 골라 담백한 목소리로 듣기 편안하게 불렀습니다." `보고 싶다"의 가수 김범수가 처음으로 리메이크 앨범 `Again"을 발매했다.
이 앨범의 타이틀곡은 전지현의 CF로 유명한 `겨울 이야기"를 리메이크한 `Memory". 조관우가 불렀던 이 곡은 전지현이 출연한 `올림푸스" CF로 2-3년 사이에 다 시 인기를 끌었다.
김범수는 작곡가 하광훈의 원곡인 `겨울 이야기"의 도입부 가사와 멜로디를 완전히 다시 써 새롭게 만든 `Memory"를 잔잔하면서도 기교를 배제한 채 담백하게 불러냈다.
`보고 싶다"와 `하루" 등을 통해 클라이맥스에서 터져나오는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였던 김범수는 이 앨범에서 확연히 변화된 창법을 선보이고 있다.
"약 3개월 정도 프로듀서 황찬희 씨와 함께 창법을 다듬는 데 보냈어요. 목소리에 힘을 뺀다는 게 생각보다 오래 걸리더라고요. 이후에 어느 정도 됐다 싶을 때 노래를 시작했는데 내지르면서 두성을 쓰던 기존 창법에서 이젠 가슴에서 소리가 울리는 흉성 창법을 조금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창법의 변화를 위해 원곡보다 키를 낮춰 더욱 편안하게 부르려고 노력했다. 실제로 여가수들의 웬만한 노래는 낮추지 않고 원래 키로 소화가 가능한 그이지만 남자의 곡들도 아주 편안하게 부르기 위해 중저음 음역 대로 키를 낮췄다.
그는 윤상의 `가려진 시간 사이로"를 어린 시절 많이 불렀다고 했다.
"제가 초등학교 6학년 때 많이 불렀던 노래예요. 참 우습지만 그 당시에는 제가 다 컸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같은 반 여자애를 좋아하는 애틋한 감정도 느꼈죠." 그는 당시 이 노래를 들으면서 어른이 되면 이 노래가 그리울 때가 있을 거란 어른스런 생각을 했다. 그래서일까 이 노래를 부르면 지금도 아련한 그때가 떠오른다고. 이 앨범에서 그는 이문세의 발라드 `오래된 사진처럼", 김광진의 `눈이 와요" 등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던 곡들도 새롭게 발굴했다.
"한 1천곡은 들었나봐요. 프로듀서 황찬희 씨와 제가 몇 달 동안 겨울 분위기에 맞는 노래를 찾고 있었거든요. 다른 곡에 비해서 덜 알려졌던 곡들인데 이 노래들을 발견했을 때 숨겨진 진주를 찾은 기분이 들더라고요. `아 찾았다" 싶었죠." 또 이은미의 `어떤 그리움"은 그에게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했던 노래다.
"`어떤 그리움"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이은미 선배님으로부터 음악에 대한 열정을 배웠거든요. 가수 데뷔 전부터 팬이었기 때문에 이 노래를 꼭 넣어야 한다고 고집했습니다." 이 곡 외에도 장혜진의 `1994 어느 늦은 밤", 이소라의 `처음 느낌 그대로" 등 여가수의 원곡들도 리메이크했다.
"여가수들의 노래는 여성스런 감성에 맞는 `센티함"이 있는데 남자가 잘못 부르면 초라하게 들리거든요. 그래서 무척 조심스럽게 불렀어요. 그런 느낌이 들지는 않야 할 텐데 말이죠." 실제로 들어본 그의 노래는 여가수들의 원곡과는 색다른 맛이 느껴질 뿐 초라한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그밖에도 신승훈의 `I Believe", 토이의 `내가 그대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 등도 호소력 짙은 김범수의 보컬로 덧입혀졌다.
이 앨범은 김종국의 `한 남자"를 작곡한 신예 작곡가 황찬희가 프로듀서를 담당했고 30인조 오케스트라와 함춘호, 강수호, 이주한, 전제덕 등의 연주가들이 참여해 고급스런 사운드를 들려준다.
최근 리메이크 음반은 가요계의 눈에 띄는 흐름을 차지할 만큼 붐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그는 "굳이 다른 음반과 차별화하기 위해 억지로 다르게 보이려고 하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저는 다른 앨범들과 저울질하기 위해서 리메이크 앨범을 냈다기보다는 겨울 분위기가 나는 노래들을 편안하게 다시 한번 들려드리기 위해서 앨범을 냈어요." 그러면서 최근 발매된 나얼의 리메이크 앨범을 예로 들었다.
"나얼 씨가 이번에 낸 앨범은 웅장한 사운드와 색다른 편곡으로 원곡과 완전히 다른 색깔을 입혔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나 저는 그와는 반대로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노래를 불렀죠." 그는 SBS 드라마 `천국의 계단"에 삽입된 `보고 싶다"란 곡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다. 현재는 KBS 인기 드라마 `해신"에 삽입된 `니가 날 떠나"란 곡으로도 사랑을 받고 있다.
"미리 발표한 노래가 드라마에 실리면서 뒤늦게 다시 히트하는 행운이 왔어요. 물론 좋은 일이지만 오히려 부담스런 부분도 있어요." 실제로 4집은 `보고 싶다"란 노래보다 더 좋은 곡을 불러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인지 대중적으로도 음악적으로도 좋은 성과를 거두지를 못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많은 공부가 됐다고 한다.
그는 "그동안 감미로우면서도 애절한 발라드를 주로 불러왔지만 앞으로는 밝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은 가스펠이란 장르의 대중화에 힘써 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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