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싱잉 인 더 레인'은 립싱크 풍자한 영화

2005. 1. 13.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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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역을 맡은 진 켈리가 케이티의 집에서 돌아오는 길에 빗속에서 부르는 `singin in the rain`은 영화사상 가장 기억에 남는 명장면 중 하나다. 흔히 뮤지컬 영화의 대명사로 알려진 `싱잉 인 더 레인`은 알고 보면 립싱크를 풍자한 영화다.

13일 12시 10분 한우리시네마(HCB)에서는 `싱인 인 더 레인`이 방송됐다. 1952년에 만들어진 이 작품은 50년대의 독특한 연출방식이 돋보인 영화다. 가수가 나팔을 불자, 나팔 속에서 여성들의 춤추는 모습이 나타나고, 갑자기 여성들이 원을 그리며 화면속으로 등장한다. 출연자들이 집단 군무를 추는 동안 뒷배경은 우주영화에서 봄직한 반짝이 화면이다. 흡사 만화같은 느낌을 주는 연출방식.싱잉 인 더 레인의 여주인공은 케이티(데비 레이놀즈). 그는 뮤지컬 배우의 목소리 더빙을 맡고 있는 무명 배우에 불과하다. 그가 목소리 더빙을 맡은 사람은 무성영화 시대의 스타인 리나. 무성영화 시절 배우들은 목소리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아도 됐다. 대사는 오로지 자막으로만 처리되니까. 그 유명한 찰리 채플린의 영화를 떠올리면 될 것이다.

무성영화 최고의 스타인 리나는 유성영화 시대에 들어서자 큰 위기에 부딪힌다. 바로 질그릇 깨지는 듯한 혐오스런 목소리 때문이었다. 이날 방송을 들은 사람들은 리나의 목소리가 도저히 영화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았을 것이다. 실제 무성영화 시대의 수많은 스타들이 이 문제 때문에 고민했고, 끝내 무대에서 사라졌다.

그가 유성영화시대에도 여전히 살아남을 수 있게 된 것은 오로지 케이티 덕분. 돈은 케이티를 설득해 리나의 목소리 대역을 시킨다.

맑고 깨끗한 소리로 더빙이 되자 영화는 대성공. 그런데 일이 생겼다. 팬들이 영화속에서나 아니라 리나가 무대에서 직접 노래부르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스텝들은 당황했지만 오만한 리나는 가능하다고 큰 소리친다. 케이티를 무대 뒤에 세우면 되지 않냐면서. 무대 뒤에 서서 앵무새가 되기를 거부하는 케이티. 케이티는 자신이 무대에 서기를 종용하는 돈에게 실망한다.

마침내 공연하기로 한 날. 지휘자가 무슨 노래를 부를 거냐고 리나에게 물어본다. 당황한 리나에게 무대 뒤에 있던 케이티가 `싱인 인 더 레인`이라고 귀뜸한다. 다시 지휘자가 묻는다. 무슨 음정으로 할 거냐고. 다시 당황하는 리나에게 케이티가 `A플랫`이라고 알려준다.

공연이 시작되자 만족하는 관객들. 리나가 흐뭇한 표정으로 노래를 부른다. 그런데 잠시 뒤 관객들이 박장대소를 터트린다. 돈에 의해 커튼이 젖혀져 노래하는 케이티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부끄러움에 극장밖으로 달아나는 케이티. 그때 돈이 소리친다. "누구든 그녀를 잡아주세요. 그녀가 바로 여러분이 듣고 싶어 했던 목소리의 주인공입니다."50년전의 이 작품은 사실 지금 시각으로 보면 낯뜨겁기 짝이 없다. 버터 잔뜩 바른 대사들이 나오고, 만화같은 설정들은 쉽게 극에 몰입하기 힘들게 만든다. 돈이 케이티에게 데이트를 신청하는 장면을 한 번 보자. 분위기가 나지 않아 말을 못하겠다는 돈은 케이티를 스튜디오로 데리고 들어간다.

배경그림에 불을 켜고, 밑에서 연기가 올라오게 만든다. 별 빛 조명을 켜고 대형 바람까지 일으킨다. 사다리 위에 올라간 케이티의 옷이 살랑거리며 말 그대로 그림이 만들어진다. 이 때 돈의 낭만 넘치는 대사가 폭포수처럼 쏟아진다. "당신은 노래와도 같이 나에게로 왔소. 난 뜬 눈으로 밤을 새웠소. 당신을 만들때 이 세상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모아 하나로 만들었어요. 당신은 내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슬픈 멜로디. 하지만 난 괜찮아요. 천사가 당신을 보내줬으니."그리곤 함께 춤을 춘다. 물론 말도 안되는 설정이다. 그러나 리마리오의 인기를 생각해보면 이런 흑백시절 영화 한 편쯤 보는 것도 정신건강에 좋을 듯 싶다. [TV리포트 김대홍기자]TV가이드 & 모니터링 전문 TV리포트제보 및 보도자료 tvreport.co.kr <저작권자 ⓒ 도끼미디어 TV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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