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파는 여기자 발언",여기자들 "급브레이크"

입력 2004. 10. 8. 11:24 수정 2004. 10. 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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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언론이 급속히 팽창하면서 공론의 장도 확대되고 블로그나 미니홈피 등을 통한 1인 미디어 시대가 열렸다.

특히 인터넷 매체가 늘어나면서 그에 따른 매체의 색과 주장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표현의 자유와 생각의 다양성이 표출될 수 있는 장(場)이 늘어났다는 점에서 인터넷의 영향력은 날로 커지고 있다.

그러나 양이 늘어남과 동시에 질(質)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언론의 장벽이 허물어지면서 인터넷을 통해 언론인으로 활동하는 인원 또한 증가되고 이들의 활발한 취재 활동이 인터넷을 타고 때로는 종이 신문을 위협할 정도로 그 매체 권력 또한 나날이 확대되고 있다.

예를 들어 정치권 인사들의 친일 행적 발굴은 단연 네티즌이나 인터넷 언론이 이를 이끌어갔고 기존 언론이 뒤따라가는 형태를 취했으며 이는 네티즌 언론의 승리라는 찬사까지 듣기도 했다.

시민기자들의 자발적 참여를 바탕으로 탄생했던 오마이뉴스와 같은 인터넷매체는 반성할 줄 모르던 기존 언론의 대안매체로서 시원한 청량제 역할을 하며 꿋꿋이 전진하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일부 인사들은 정확한 사실과 근거 없는 글을 써 인터넷 공간을 쓸데없는 논쟁과 비방의 장으로 만들고 있다. 사실을 확인하고 보도하는 것은 기자의 가장 기본적인 책임이지만 사실 확인도 되지 않은 ‘~하더라’는 소재로 근거 없는 글을 써 그 사실여부 확인을 독자들에게 떠넘기고 있는 일부 "인사"가 존재하는 것도 현실이다.

변희재, 과연 사회적 파장을 인식하지 못했나?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변희재씨의 ‘기자가 몸 팔아 스타 인터뷰하는 현실’이라는 칼럼은 이러한 검증되지 않은 인터넷 언론인의 폐해를 드러내 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기자이기 전에 한 사람의 여성으로서 이 칼럼을 읽고 분노를 감출 수가 없었다.

제목만 봤을 때 의구심 반 황당함 반에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이 제목에 마우스를 옮기게 된다. 하지만 글의 논지는 매니저가 여기자에게 몸을 요구하는 일도 빈번히 벌어지는 이러한 현실의 위기를 폭로하며 이러한 연예 저널리즘의 종속을 막아야 한다며 그럴싸하게 포장해 놓았다.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언론인으로서 이런 칼럼을 쓸 수 있는지 이 글이 가져오게 될 사회적인 파장은 생각해 본 것인지 궁금해졌다.

물론 변희재씨의 주장이 잘못된 것이라고는 말하고 싶지도 않지만 그가 단순히 들었다는 연예 현실의 예, 그것도 "여기자가 몸 파는 사례"는 그가 그렇게 중요하게 주장하는 논지보다도 더 파장이 클 거라는 것을 과연 변희재씨만 몰랐을까?"그래 나 몸 팔았다" 그 칼럼을 읽은 많은 여기자들은 분노하고 있다. 어떤 여기자는 "마감에 맞춰 바쁘게 뛰어다니고 힘들게 일하느라 정신이 없는데 어디 여기자가 몸으로 취재할 생각을 하겠느냐"고 강한 불만을 털어 놓았다. 아니 나 자신만 해도 새벽부터 밤까지 취재현장을 오가며 정신없이 일하느라 바쁜데 마치 여기자들이 매니저에게 스타를 구걸해 인터뷰 한다는 이야기는 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다.

한 여기자는 “연예인 주위에 예쁜 여성이 그렇게 많은데 굳이 일에 찌들린 여기자들을 거들떠나 보겠냐”며 황당한 반응을 보였다. 그렇다. 격무에 시달려 피부는 나빠지고 눈이 부어 렌즈도 못 끼고 거의 매일 마시는 술로 아랫배만 점점 나오는 내 모습에 어떤 매니저가 몸을 요구할 것인가? 그렇다. 나는 몸 팔아 취재하고 있다. 매니저에게가 아니라 내가 일하는 회사에, 내 일에, 내 발품을 팔아 취재하고 있다. 수습기간동안 집에도 못 들어가고 밤새 경찰서를 돌며 싸워가며 기사를 썼고 사회부에서 연예부로 옮긴 지금도 열악한 환경속에서 방송사 쫓아다니며 연예인 쫓아다니며 몸 팔아 하루하루 살고 있다.

패션지, 잡지사 기자도 마찬가지다. 그가 보기에는 연예인이나 만나고 다니는 줄 알겠지만 마감시간에 밤새며 섭외하고 인터뷰하고 화보 촬영하느라 자신이 사랑하는 일에 "몸 팔아" 고단한 마음도 쉬지 못하고 있다.

매니저들,"집사람에게 미안" 매니저들도 역시 분노하고 있다. 경력 12년차인 매니저 서상욱씨는 “유명 스타의 경우 섭외가 들어와도 바쁜 일정 때문에 응해주지 못해 오히려 여기자에게 밥을 사주면서 미안해 한 적이 있을 정도다”라며 “마치 매니저가 기자에게 몸을 요구하는 듯 오해를 불러일으켜 집사람에게 미안할 정도”라고 밝혔다.

파장이 확산되자 변희재씨는 "연예기자들을 모독할 뜻이 없다"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상처받고 마음 아파하는 수많은 여기자들에 대한 진정어린 사과가 아닌 마치 연예 저널리즘을 구해내겠다는 자기만의 계몽자적 태도, 자기 잘났다는 식의 그의 글은 구차한 변명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취재과정에서 밝혔던 자신의 논리와 기사 송고이후 번복되는 발언들, 교묘하게 자신의 논리를 합리화 하는 것... 그의 장문 글 어디에도 정확한 사실과 근거 없이 글을 썼다는 가장 기본적인 부분에 대한 인정과 사과는 없다. 어찌 언론의 A, B, C도 모르는 그가 연예 저널리즘을 논할 수 있단 말인가? 그의 칼럼을 읽고 수많은 여기자들은 성적 모욕감과 수치감을 느꼈다. 남성 우월주의자인 그의 시각이 숨길 수 없이 드러난 것이다. 변희재씨가 새벽녘 언 손을 녹이며 부스스한 모습으로 현장을 뛰어다니는 여기자와 함께 제대로 된 기자생활을 경험해 봤다면 과연 그런 술자리에서나 떠도는 말들을 쓸 수 있었을까? 한 여기자도 변희재씨에게 "요즘 인터넷 매체를 이용해 너도나도 기자라고 하는데 그런 허튼 기사는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귀와 머리로만 글을 쓰지말고 발품을 팔아 취재를 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하지 않았던가? 이미 연예기자들은 모독당했다. 연예 저널리즘이니 뭐니 하는 구차한 변명 대신 공적의무가 있는 책임 있는 언론인으로서 그의 진솔한 사과를 기대한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곽인숙기자 cinspain@cbs.co.kr(CBS 창사 50주년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162)<ⓒ CBS 노컷뉴스 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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