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다큐 제작한 MBC 최재혁 아나운서

2004. 10. 7.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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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은 혹시 외계인이 아닐까요?” 9일 방송되는 MBC 한글날 특집 다큐멘터리 ‘한글, 소리를 보이다’(오전 11시5분)를 제작한 최재혁 아나운서(사진). 그는 한글의 우수성을 묻는 질문에 다소 엉뚱하게 응수했다. 관련 연구가 전혀 없던 당시 상황에서 한글처럼 뛰어난 문자가 탄생했다는 것 자체가 불가사의라는 주장이다.

“한글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세종대왕에 대해 감탄하게 돼요. 이렇게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언어가 558년 전에 만들어졌다는 것이 신기하지 않습니까?” ‘한글, 소리를 보이다’는 최 아나운서의 네 번째 다큐멘터리. 2000년 한글날 국경일 제정을 위한 공청회에 참석했다가 “방송사가 한글날에 특집 프로그램 하나 제작하지 않는다”는 원로들의 질책에 얼굴을 들 수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직접 프로그램을 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다큐멘터리 제작을 욕심내는 아나운서에게 곱지 않은 시선도 쏟아졌다. 그러나 2001년 ‘한글, 라후 마을로 가다’를 시작으로 ‘한글, 세계를 달린다’(2002년), ‘한글, 위대한 문자의 탄생’(2003년)을 연이어 제작해 호평을 받았다. 이 중 ‘한글, 위대한 문자의 탄생’은 DVD판으로 해외 각 교육기관에 배포될 예정이다.

“아나운서라는 게 말로 먹고사는 직업이잖아요. 한글과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 프로그램을 직접 만드는 것도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한글, 소리를 보이다’는 청각장애아들이 소리를 익혀가는 과정을 통해 손 모양으로 소리를 표현할 수 있는 한글의 특징을 부각시킨다.

아나운서가 만든 다큐멘터리답게 형식 면에서도 기존의 틀을 벗어던졌다. 힙합 뮤지션 ‘드렁큰 타이거’가 출연해 한글 창제의 원리를 랩으로 보여주고 판소리, 재연 드라마 형식도 빌려왔다. ‘다큐멘터리는 딱딱하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학생들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다.

“문자가 태어난 날이 있고, 그 태생 이유가 정확하게 명시된 나라는 세계에서 한국밖에 없어요. 그런데도 우리는 한글이 얼마나 큰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게 현실이죠. 한글은 인류가 보편적으로 공유해야 할 대단한 문화유산이에요.” 한글 특집 다큐는 적어도 10부작은 돼야 한다고 말하는 그는 ‘위대한 유산’이 그 가치를 인정받을 때까지 ‘한글 전도사’로서 임무를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안용성기자/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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