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호 '돈텔파파' 에 화났다

[한겨레] 평범한 고등학생 철수(정웅인)는 친구와 나이트클럽에 갔다가 남자들을제압하는 카리스마의 여학생 애란(채민서)에게 ‘꽂힌다’. 인사불성으로 술에취한 애란을 여관에 데려다 주러 갔다가 둘은 사고를 친다. 열달 뒤 여학생의얼굴도 까무룩해질 즈음 수업 중인 철수의 교실로 택배 아저씨가 들어온다. 그의손에 들린 바구니에는 사고의 결실인 아기가 방긋 웃고 있다.
새영화 <돈텔파파>는 이제 유치원에 들어갈 나이가 된 아들 초원(유승호)과팍팍하지만 정답게 살아가는 철수 부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 영화는 개봉 전‘웰메이드 포기 선언’이라는 과감한 홍보 문구로 화제를 일으켰다. 일단 그고백은 매우 솔직하다. 그러나 고백이 ‘선언’으로 자신감을 드러낼 경우‘웰메이드’가 아닌 다른 미덕을 가지고 있어야 마땅한데, 실은 아무 것도 없다.
있다면 이제는 대충 만든 코미디 영화도 피해가는 욕설의 향연과 화장실 유머만이남아 있을 뿐이다.
전체적인 틀의 앙상함을 메꾸기 위해서인지 영화는 튀는 조연과 카메오들로도배된다. 텔레비전에서 근엄한 왕 역할을 주로 하던 임호가 여장남자로 등장해계속 어설픈 교태를 부리고, 나이트클럽 여가수로 등장하는 이응경은 밑도 끝도없이 욕만 해댄다. 이밖에도 조형기, 김미화 등이 한 장면씩 등장해 ‘임팩트’를주려고 하지만 욕 한마디 보태는 것 외에는 별 재미를 주지 못한다.
출산 직후 미국으로 떠나있던 애란이 철수 앞에 나타나면서 영화는 갑자기 방방뜨던 분위기를 눈물의 도가니로 몰고 가려고 애쓴다. 그러나 둘이 왜 갈등하는지,왜 화해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삭제돼 있는 통에 가벼운 개그에서 질척한 신파로의돌변이 민망하기만 하다. 3일 개봉.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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