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싱그러워라" 필리핀 세부 샹그릴라

2004. 7. 23.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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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한 장마와 불볕더위에 지쳐 어디론가 가고 싶지만 붐비는 인파로 엄두를 내지 못하는 이들, 해외로 떠나고 싶지만 왠지 두렵고 가이드의 깃발만 보고 이리저리 쫓아다니기 싫은 이들, 며칠만이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푹 쉬고 싶은 이들. 이런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리조트가 바로 필리핀 세부에 있는 샹그릴라 막탄 아일랜드 리조트다.

에메랄드빛 바닷가의 야자나무 아래서 낮잠을 즐기는 데 필요한 시간은 불과 네시간 반. 필리핀 에어라인은 시간을 아끼기 위해 밤 9시 이후에 세부로 떠나는 항공편을 준비했다. 세부행 비행기를 타고 막탄 아일랜드 국제공항에 내리면 현지시간으로 오전 1시쯤. 밤중이지만 훅 끼쳐드는 열기가 열대섬에 도착했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다양한 해양스포츠 만끽해변이 내려다보이는 현대식 객실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다음날 아침 강렬한 태양이 내리쬐는 풀이나 해변으로 나가보라. 물속에서 놀다 지치면 주변 벤치에 누워 책을 읽거나 단잠을 즐긴다. 목이 마르면, 세부섬의 명물 망고로 만든 갖가지 음료를 주문하면 된다. 파도소리를 들으며 한가롭게 소설책을 읽고 있노라면, 세상의 온갖 시름이 머리속에서 사라진다.

휴식에 지치면,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스노클링. 리조트에서 20분 정도 배를 타고 나가면 형형색색의 산호초 숲에 도착한다. 배를 세우고 물안경과 오리발, 숨대롱을 착용한 뒤 바다로 뛰어들면, 손에 닿을 듯한 산호초 부근에서 떼를 지어 다니는 열대어를 목격할 수 있다. 빵 한조각을 가지고 바다로 들어가면 내 손 앞까지 와서 빵을 뜯어 먹는 열대어들을 구경할 수 있다.

수영을 못해도 관계없다. 구명조끼를 입기 때문에 얼마든지 둥둥 바다 위를 떠다닐 수 있다. 만약 산호초 근처까지 내려가고 싶다면, 구명조끼를 벗어보라. 허리를 접어 물 아래로 내려가면 5~6m 아래에 있는 산호초에 금방 닿는다. 수영을 못해도 오리발만 착용하고 있으면 쉽게 물에 뜨기 때문에 역시 "익사"할 위험은 없다. 이밖에 제트스키나 바나나보트, 모터보트에 연결된 패러글라이딩 등의 해양스포츠도 즐길 수 있다.

의사소통도 문제없다. 대부분의 필리핀인은 영어를 구사하기 때문에 간단한 영어만 할 줄 알면 어느 정도의 의사소통은 가능하다. 설사 영어를 못해도 리조트에는 한국어로 된 안내문도 있고, 한국인 직원도 있어 문제를 해결해준다. 게다가 총 547개의 객실을 메운 손님 중에도 한국인이 가장 많다. 풀이나 해변 여기저기서 한국말이 들릴 정도다.

리조트 내에서 휴식을 충분히 취했다면 버스를 타고 필리핀 세부 시내로 나가보자. 리조트가 있는 막탄 섬은 세부 시내와 두 개의 다리로 연결돼 있는데, 그중 하나는 한국과 관련된 가슴아픈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원래 국내업체가 시공하기로 돼 있었는데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지자 일본 기업으로 공사가 넘어갔고, 그래서 다리에는 필리핀 국기와 일본 국기가 나란히 걸려 있다.

도로에는 미국의 지프를 개조한 형형색색의 "지프니"나 인력자전거인 "트라이시클"이 눈길을 끌며 달린다. 한국산 차도 종종 눈에 띤다. 예전에는 주로 중고차를 들여와 택시로 이용했는데 최근에는 신형차를 수입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주류는 도요타 등 일본산 자동차다.

이국적인 주변 볼거리도 풍성가볼 만한 곳은 항구 바로 옆에 있는 산페드로 요새다. 스페인이 통치하던 1783년 이슬람 해적 등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세운 곳으로 외부세력의 침입이 잦았던 필리핀의 역사를 느낄 수 있다. 스페인 통치 말기인 1898년에는 세부 독립운동세력이 점령했다가, 미국 식민지 시대에는 군막사로 이용했고, 일본 식민지 시대에는 포로 수용소로 사용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스페인과 미국에 지배를 받은 경험은 필리핀인의 언어에 그대로 남아 있다.

이밖에 세부시청 앞 팔각정에는 1521년 필리핀에서 최초로 기독교도가 된 추장 라자 후마본과 일족 800여명이 세례를 받은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계적인 탐험가 마젤란이 만들었다는 나무 십자가가 있는데 일반인은 복제품을 볼 수 있다. 마젤란이 라자 후마본의 부인에게 주었다는 산토니뇨상(어린 예수상)이 있는 성어거스틴 교회도 빼놓을 수 없다. 세부사람들은 수차례 전쟁을 겪고도 온전히 남아 있는 산토니뇨상을 기적의 수호신으로 숭배해 매주 금요일 이곳을 찾아와 참배한다. 저녁시간이라면 "탑스"에 가볼 만하다. 세부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시내의 야경을 감상하며 아름다운 야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리조트 내에도 볼거리가 많다. 대나무 춤 등의 문화공연을 즐기며 야외에서 식사를 할 수도 있고, 필리핀 밴드가 들려주는 한국 노래를 들으며 맥주를 마실 수도 있다. 게다가 신선한 해산물은 물론, 중국과 이탈리아의 음식 등 다양한 음식도 즐길 수 있다.

리조트세부[글-사진 정재용 기자 politika95@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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