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젼푸드' 불량 낙인에 사장 자살

2004. 6. 14.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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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공장 가동 멈춘 비젼푸드불량낙인에 사장자살 충역가족 직원들도 먹었던 만두"쓰레기 취급하다니" 분노 14일 오전 전남 화순군 동면 농공단지 ㈜비젼푸드는 공장 가동을 멈춰 적막감이돌았다.

직원 10여명은 신 사장이 자살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듯 충격에 휩싸인 채,회사의 진로를 걱정하고 있었다. 직원들은 냉동창고의 문을 굳게 닫은 채, 회사사무실 한켠에 마련한 임시 분향소를 지키고 있었다. 직원들은 “정부가 인정한 무말랭이 재료를 납품받아 성실하게 만두를 만들어왔다”며 “뒤늦게 그 재료가불량이라고 하면 어떡하란 말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회사는 2000년 창업한 뒤 지난해 17억3천만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알짜배기’ 식품회사였다. 평소 20명에서 많게는 40명이 근무하는 중소업체로는드물게 대기업에 납품하지 않고 5개의 고유상표를 붙인 만두를 전국 7곳의 총판을통해 공급해왔다.

그러나 이 회사는 지난 10일 식약청이 발표한 불량만두 제조업체 명단에포함되면서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비젼푸드는 이날 지난해 8월부터 지난2월 사이 으뜸식품 재료를 섞어 만든 제품 77t을 회수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회사는 무 말랭이 등 19가지의 만두소 재료 가운데, 식약청 조사가 시작된 뒤문제가 불거진 으뜸식품과 지난 3월 이미 거래를 끊었다고 했다.

신 사장은 11일까지 대리점을 돌며 340㎏의 만두를 회수했지만, 곳곳에서계약해지 요청과 비난전화가 잇따르자 사태수습에 한계를 느낀 것으로 보인다. 이과정에서 신 사장은 10일 한 방송토론 프로그램에 전화를 걸어 “비위생적인만두를 만들어 온 점을 인정하고 국민에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직원들에게 ‘정부가 불량만두 소를 만드는 것을 강력히 단속했다면소비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았을 것 아니냐’며, 정부의 안일한 식품행정의문제점을 질타했다. 또 한 방송국에 전화해 “으뜸식품이 4년동안 적합판정을 받고만두 소를 납품해왔다”며 “국민들이 수년간 불량만두를 먹게 된 것은 정부가가만히 있다가 언론이 떠들면 단속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신 사장은 12일 부친 집에 들러 두 자녀를 만난 뒤, 상경했다. 신 사장의 친형인이 회사 전무이사(45)는 “식약청 조사 전까지는 폐기물 단무지로 만든 무말랭이를 납품받았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가족과 직원까지 먹던 만두가한순간에 ‘쓰레기’로 몰리는 데 동생이 매우 허탈해 했다”고 말했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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