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반장' 김주혁

[한겨레] “시골에서 산적 없어요” 수사반장도 아니다. 공부 잘하는 모범생 학급 반장도 아니다. ‘홍반장’은 동네반장이다. 그런데 그는 반상회 공지하고 결석가구 벌금 걷는 ‘예사로운’ 반장이아니다. 집 구해주는 공인중개사에, “야메” 인테리어 기술자에, 손 모자라는중국집의 철가방에, 감기걸린 동네 카페 가수의 ‘땜빵’ 까지 ‘어디선가누군가에 무슨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나’는 인물이다. 이 몸뻬 스타일 슈퍼맨홍두식 반장에게 강적이 나타난다. 당차고 똑똑한 서울내기 치과의사윤혜진(엄정화). 너무 당찬 탓에 혜진이 크고 작은 화를 자처할 때마다 ‘일당5만원’에 혜성처럼 나타나는 홍반장은 혜진과 아웅다웅하면서 친해진다.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이하홍반장)>이라는 긴 제목의 영화에서 주인공을 맡은 김주혁(32)씨가 인터뷰 때마다듣는 질문 첫번째. “첫 주연 맡은 소감이 어때요” 이건 질문이 ‘땡’이다. 그는2001년 김성홍 감독의 스릴러영화 <세이 예스>에서 “110여 씬에서 다섯 씬에만등장하지 않는” 주연을 맡았었다. 흥행 실패로 기억하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가장 힘들었던 때이기도 하고, 가장 많은 걸 배웠던 때이기도 해요. 혼자 좋아서하는 연기는 잘못된 거란 걸 깨달았죠. <홍반장>은 관객들에게 어떤 즐거움을 줄수 있을까를 생각하면서 연기에 임했어요. 앞으로도 그럴 거구요.” 인터뷰마다 듣는 질문 두번째. “수사반장도 아니고, 시골 반장하기에는 인상이너무 도회적인 느낌 아닌가요” 이건 그 역시 가장 고민을 많이 했던 부분이다.
“처음에는 감독님(강석범)이 왜 나한테 시나리오를 주셨을까 싶더라고요.시골에서 살아본 적도 없고, 여태까지 했던 배역들도 다 도시사람 냄새 많이 나는거였잖아요. 최대한 시골스럽게 보이려고 노력했는데 솔직히 고백하자면<홍반장>에서 도시사람 때를 완전히 벗지 못한 게 가장 아쉬워요.” 이건 그의탓만은 아니다. 말이 순박한 시골반장이지, 로맨틱 코미디의 주인공이 만날무릎나온 양복바지에 흰 양말, 흰 운동화만 신고 나온다면 관객이 좋아하겠나.의상의 ‘촌발’ 수위를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를 가지고 의상팀과 감독, 그는머리를 맞대고 엄청 고민했다고 한다.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혜진은 적극적으로 바뀌지만 홍반장은 여전히밍숭맹숭이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너무 소극적인 건 좀 답답하게 느껴지기도했어요. 사실 좋아하는 남녀가 같이 술마시고 같은 침대에 눕고. 그런데 아무일없고, 두번이나. 말 안되잖아요. 하하. 그런데 홍반장은 밝지만 상처도 있는사람이예요. 연민이 많이 가죠.” 배우 김무생씨의 아들이라는 딱지를 가장싫어하고 행여나 토크쇼에 동반출연 제의라도 오면 부자가 박자맞춰 고개를절래절래 흔든단다. 이번 영화에서 <싱글즈>에서 만났던 엄정화씨와 다시 만난김씨는 오는 4월 촬영을 시작하는 <청연>에서 공군장교로 출연해 <싱글즈>의파트너 장진영씨과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춘다.
글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사진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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