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하와 김재규는 '동지'였나?
[한겨레] <한국방송> 인물현대사 두사람 관계 집중 추적여전히 죽음과관련해 이 사회가 의구심을 갖고 있고 국가기관인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그비밀을 파헤치고 있는 반독재 민족주의자 고 장준하. 한 인물을 프리즘 삼아 그시대의 빛과 어둠을 해체하는 작업을 해온 한국방송 1텔레비전의 〈인물현대사〉가 이번주와 다음주 두 차례에 걸쳐 그를 다룬다.
9일 방영될 ‘민족주의자의 길’은 의문의 죽음 때문에 오히려 묻힌 장준하의진면모를 드러낼 계획이다. 부인 김희숙씨와 장남 호권씨 등 가족들을 비롯해〈사상계〉 시절 함께 한 지인들이 생전의 그에 대해 진술한다. 또 그가 4・19혁명직후 새마을운동의 효시 격으로 당시 정부에서 만든 국토건설본부의 기획부장직을맡아 가르친 2000여명 가운데 일부의 얘기도 들어본다. 제작진은 장준하가일본군에 학도병으로 끌려갔다가 임시정부 소속의 광복군에 합류하기까지 걸었던장시(강서)성부터 충칭까지의 6000리 길을 장호권씨와 그의 두 딸과 함께 답사하는영상도 내보낸다. 양승동 피디는 “처음에는 반공 계몽주의 노선을 걷던 장준하가6・3 한일회담 반대투쟁 등을 계기로 서서히 민족주의자로 바뀌어가는 과정도담았다”며 “나중에는 ‘모든 통일은 선이다’라며 통일 지상주의자로 바뀌기까지시대의 정도를 살다간 측면을 조명했다”고 밝혔다.
16일 방영될 2부는 장준하의 이른바 ‘거사설’의 실체와 그 가운데 등장하는김재규와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캐고 든다. 프로그램에서 이부영 열린우리당 의원은1973년 일어난 개헌청원 백만인 서명운동 즈음해 장준하가 “김재규는 언젠가우리와 뜻을 같이할 사람이다”라고 말했다고 증언한다. 또 이해학 목사는김재규가 건설교통부 장관이 된 다음날인 74년 9월15일 안양교도소 수감 중에장준하가 “장관 자리가 그렇게 좋은가”라며 탄식을 했다는 사실도 밝힌다.
전우성 피디는 “장준하와 김재규는 생전에 유신에 대한 어느 정도 공통된상황인식이 있었으며, 조직적 공모까지는 몰라도 장준하가 적어도 김재규에 대한모종의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2부는 또 75년 8월17일 일어난 장준하의 죽음을 정권이 필요로 할 수밖에 없었던상황도 파헤친다. 그의 청렴한 생활을 비롯해 7대 국회에서 국방위원을 맡은 그가당시 군부로부터도 큰 신망을 받아 정권의 ‘위해요소’였음을 밝힌다. 당시주베트남 사령관이었던 채명신 장군은 “장준하가 살았으면 김대중보다 먼저대통령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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