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혈귀-늑대인간 이야기<언더월드>

심상찮은 분위기‥심심한 이야기 <언더월드>의 주인공은 흡혈귀(뱀파이어족)와 늑대인간(라이칸족)이다. 양쪽 다고독하고 음산한 분위기라면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을 캐릭터다. 포스터 속 늘씬한가죽옷을 입고 달빛 아래 서 있는 흡혈귀 전사 셀린느(케이트 베켄세일)의 모습도매력적이다. 고딕풍의 건물과 메탈풍의 음악, 의상까지 가세한 영화의 설정과분위기는 일단 심상찮다. 그런 덕인지 미국에서 이 영화의 홈페이지 조회수는<스파이더맨>의 기록을 깨기도 했다.
음산한 흡혈귀-늑대인간의 대립 그린 ‘언더월드’ 하지만 ‘소문난 잔치’였던 걸까. 영화는 이 어두운 운명의 주인공들의 ‘존재에대한 고민’엔 별 관심이 없다. 둘이 대립하기에 바쁘기 때문이다. 거기에 슬쩍‘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늑대인간과 흡혈귀의 애틋한 감정을 걸쳐놓았다. 먼옛날 흡혈귀와 늑대인간, 두 종족은 생명을 건 전쟁을 벌였다. 6백년이 흘러 거의멸종된 줄 알았던 늑대인간들이 나타나 마이클(스캇 스피드만)이라는 인간을노린다는 사실을 셀린느가 발견한다. 동료들에게 이야기하지만 흡혈귀 지배자크라벤은 셀린느에게만 관심 있을 뿐 그의 이야기를 믿으려 하지 않는다. 이후‘인종주의자’인 흡혈귀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600년 전 권력욕 있는 흡혈귀하나와 늑대인간들이 계약을 맺고 음모를 꾸며왔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영화 속에서 흡혈귀와 늑대인간은 귀족과 하인이다. 흡혈귀들은 화려한 촛불 아래관능적이고 질펀한 파티를 즐기고, 늑대인간들은 추레한 옷을 입고 축축한 지하에숨어산다. 그 대립이 나쁠 건 없는데 사람에서 흡혈귀가 된 셀린느의 사연, 특별한늑대인간이 될 운명을 지고 태어난 마이클의 사연, 6백년마다 바뀌는 흡혈귀우두머리 등등 복잡한 내력과 이야기들이 두서없이 펼쳐지며 영화는 중심을 잃고만다. 대화와 행동으로 영화를 풀어가는 게 아니라, 가끔씩 몰아서 긴 대사로이야기를 설명해주며 넘어가기 때문에 셀린느에게 감정몰입을 하기도 쉽지 않다.
시원함이나 새로움도 부족한 액션연기까지, <언더월드>는 분위기는 눈길을 끌지만아쉬움이 많은 영화다. 26일 개봉. 김영희 기자, 사진 영화공간 제공ⓒ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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