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집서 '연타석 대박' 노리는 리쌍

흑인음악 지향하는 아름다운 멜로디랩 지난해 1집에서 멜로디 랩의 진수를 보여준 리쌍의 두 멤버들이 1년 만에 2집<재,계발>을 들고 나타났다. 1집이 10만장 가량 팔린 데 이어 이번 앨범도 출시된지 한달도 안돼 5만장 가까이 나가면서 ‘연타석 대박’을 예고하고 있다.
머리를 빡빡 민 ‘길’과 따올린 머리카락들이 어지럽게 뻗쳐 있는 ‘개리’,두명의 멤버들은 외관으로만 보면 전형적인 싸움꾼이다. 날카로운 눈매에 투박하고거친 손까지, 여차해서 잘못 걸리면 큰 낭패를 볼 것 같은 27살의 동갑내기친구들이다. 실제 개리는 이번 앨범의 ‘아름다운 추억’에서 친구들을 위협해돈을 빼앗으며 하루하루를 보냈던 중3 시절의 아픈 과거를 고백했다.
‘탕자의 회개’는 진정성이 담보될 때 감동스럽기까지 하다. 여기에 사랑과 희망등 누구나 부러워할 삶의 비전까지 확보한다면 그 미덕은 더 빛날 것이다. 그래서리쌍의 음악을 듣는 일은 지독히 외로웠던 어린 시절을 통과한 청년들이 지금 일을가지고 사랑으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처럼 따뜻하고 흐뭇한 경험이다.
이들은 2집에서 노래와 랩이 대등하게 섞이는 특유의 따뜻하고 감성적인 멜로디랩의 특성을 더 밀고 나갔다. 가창력이 뛰어난 ‘보고 싶다’의 김범수, 독특한보이스의 전 삐삐밴드 보컬 이윤정, 브라운아이드 솔의 성훈 등 이번 앨범에참여한 객원가수들의 면면이 이를 잘 보여준다. 특히 1집 ‘러시’에 이어이번에도 참여한 정인은 나이에 비해 성숙하고 흡인력있는 목소리로 분위기를고조시킨다. 객원 래퍼는 더블K 한명만 참여했다.
래퍼인 개리와 역할을 나눠 노래를 부르는 길은 아예 “이번 음악은 힙합이아니라 흑인음악에 가까워지려고 하는 노래로 받아들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우리국민들과 유사하게 한이 많은 흑인들의 애절한 정서를 담은 흑인음악의 여러장르들을 평생 추구하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이번 앨범에서 외로움과 허무그리고 사랑에 대한 갈망 등이 주로 표현된 것은 1집의 성공과 2집을 준비하면서두 멤버 모두 여자 친구가 생겼다는 사실이 크게 작용했다.
불우와 희망이 섞인 70년대의 분위기가 힙합과 만난 듯한 타이틀곡‘리쌍부르스’와 정인의 매력적인 중저음이 곡을 더욱 활기 있게 만드는 ‘플라이하이’, 이윤정의 울부짖음으로 기성권력에 대한 반감을 노골화한 ‘꼬리아’등수록곡들 모두 독특한 개성으로 귀를 유혹한다. 글 강성만 기자 사진 김종수 기자jongsoo@hani.co.krⓒ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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