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인기 '쿄시로 2030' 한국판 나와

2003. 6. 12.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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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놈당 집권한 2030년 사랑에 빠진 "살인기계" 2030년, 일본에서는 인간을 유전자에 따라 분류하는 정책을 펴는 게놈당이집권한다. 극소수 엘리트를 뺀 나머지 시민들은 남녀가 분리되어 집단농장에서노예처럼 일한다. 성적인 욕구는 오로지 가상현실을 이용한 자위행위로만해소한다. 그런데 우연히 가상현실 네트워크속에서 만난 남녀가 사랑에 빠진다.

정부에 의해 살인기계로 길러졌던 주인공 남자는 과학자의 뇌를 이식한 천재 개를동료 삼아 여자를 직접 만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모험에 나선다.

일본작가 도쿠히로 마사야의 만화 <쿄시로 2030>(시공사 펴냄, 각권 3500원)은전형적인 공상과학만화의 줄거리를 토대로 시작한다. 그러나 1권의 몇장만넘겨봐도 보통 만화들과는 사뭇 다르다는 점을 금세 깨닫게 된다. 19세 미만구독불가 딱지가 붙은 성인용 만화란 점을 감안하더라도 보통 만화 독자들이만화에 대해 갖고 있는 관습적 인식을 여지없이 뛰어넘는다. 남자 성기를 그대로보여주는 한국 만화사상 최초의 ‘성기 노출’ 만화라는 점도 화제가 되고 있다.

그야말로 만화 특유의 ‘극한의 상상력’을 보여주면서 요즘 국내 성인 만화팬들사이에서 2000년대의 새로운 걸작 만화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쿄시로 2030>은 분류하자면 공상과학만화지만 무협의 대결구도, 극화와 개그를오가는 혼합적 구성, 그리고 ‘악취미 만화’로 일컬어지는 코드까지 뒤섞여 있다.

내용 역시 영화 <매트릭스>를 연상시키는 묵시록적 주제에 일본의 군국주의적성향에 대한 풍자, 지고지순한 사랑에 대한 찬미 등이 중첩된다. 그럼에도 만화를풀어가는 방식은 매우 정통적이어서 요즘 주류 만화의 현란한 그림에 익숙치 않은30대 이상의 성인 독자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편이다.

<쿄시로…>는 현재 일본의 대표적 성인만화지 <슈퍼 점프>에서 인기 순위 1위를달리고 있는 인기작이지만, 성기노출 등의 장면 때문에 국내에서는 출간되기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던 작품이다. 대중문화에 대한 한국사회의 유교적 보수성을잘 알고 있는 작가 도쿠히로(43)가 한국판 출간 계약이 체결된 뒤 “고맙고도놀랍다”고 했을 정도다. 물론 성기노출 장면은 대부분 개그버전으로 코믹하게처리되고, 성적 묘사 역시 다른 성인물에 비해 강도가 높지는 않은 편이다.

작가 도쿠히로는 혐오스런 내용을 웃기게 풀어내는 ‘악취미 만화’의 대표작인<정글의 왕자 타잔>(비디오명 <못말리는 타잔>)으로 유명한 일본의 중견 작가다.

특히 책 표지의 날개 부분에 정성껏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작가로도 유명하다.

다른 만화와는 달리 표지의 접힌 날개에 실린 작가의 글을 읽어보는 것도 이만화를 볼 때 빼놓을 수 없는 묘미가 될 것이다. 현재 12권까지 출간됐다.

구본준 기자 bonbon@hani.co.krⓒ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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