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정한 '님비' 허공뜬 공익시설
지난달 말 서울시는 시립동부병원을 사스(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전담병원으로지정하려 했으나 지역주민들의 반대가 거세 결국 유보하고 말았다. 온국민이 벌벌떤 무서운 병으로 전문병원이 절실했지만 ‘우리 동네에는 안된다’는 주민들의주장과 실력행사에는 어쩔 수가 없었다. 그동안 잠을 자다 사스를 계기를 고개를든 ‘지역이기주의’(님비)는 또다시 이런 사안이 불거지기만을 지기만을 기다리고있다. 이런 지역이기주의에 밀려 차질을 빚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사업은한둘이 아니며, 지역을 가리지도 않는다.
◇ “우리 동넨 안돼”=서울시는 수년째 계속되고 있는 벽제화장터의과부하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4월 서초구 원지동에 적당한 터를 찾아 공사에들어가려 했지만 아직 첫삽도 뜨지 못한 상태다. 주민들은 2001년 시의 터 선정에앞선 두차례의 공청회를 무산시키고 텔레비전 토론도 거부하는 등 대화를 스스로거부하면서도 “시가 대화와 합리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밀어붙인다”며 반발하고 있다.
종로구 구기동과 평창동, 성북구 성북동에 추진하려던 종교집회장 안 납골당도주민 반발로 지난달 좌절됐다. 시는 1종・2종 전용주거지역에 자리한 종교집회장내 납골당을 주민들의 반발을 감안해 현행 1000㎡에서 300㎡ 규모까지 줄이는방안을 추진해왔으나 이마저도 지난달 백지화했다.
또 강남소각장은 20%, 노원소각장은 30%, 양천소각장은 60%대에 불과한 등서울시내 쓰레기 소각장의 가동률이 극히 저조하다. 인접한 구의 쓰레기를 함께처리한다면 소각장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예산 낭비는 물론 환경파괴를막는데 보탬이 될 게 뻔하지만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다른 구 쓰레기의 반입은소각장 인근 주민협의체 승인을 받도록 돼 있지만, 주민협의체들가 협의조차하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기 파주시에서는 의정부교도소의 이전 문제가 ‘뜨거운 감자’다. 정부는지난해 10월 미군기지 통폐합 조처에 따라 2008년까지 새 미군기지가 들어설부지인 의정부교도소를 파주시 조리읍 봉일천리 미군부대 ‘캠프 하우즈’ 터로이전하기로 했으나, 파주지역 12개 시민단체는 ‘교도소 이전 반대 파주범시민대책위’를 만들어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다.
경기 안산시는 이달초 사동 1586일대 1만5610평에 시에서는 처음으로노인전문요양시설과 노인병원을 지을 예정이었으나 올 연말 착공조차도 불확실한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시설로부터 300~500m 떨어진 500여가구 주민들이 “다른장소를 찾으라”며 반대하기 때문이다. 시는 국비와 대한적십자사 지원비 42억원을포함해 100억여원의 예산을 확보했으나 이를 반납해야할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있다.
전남 강진군과 영광군은 쓰레기 매립장과 소각장을 후보지를 선정하면서 수년째진통을 겪고 있다. 강진군은 94년부터 90억원을 들여 30년 동안 사용할 2만5000평규모의 군 단위 매립장과 소각장 후보지를 찾았으나 10년째 제자리 걸음이다.
2000년과 2002년 공모를 통해 도암면과 병영면을 후보지로 선정했지만 주민의반발로 2차례 모두 무산되자 다시 3번째 선정작업에 들어갔다. 강진군은 △직간접지원비 20억원 △지역개발 사업비 25억원 △종량제봉투 수수료 10% 지급 등을약속했으나, 효과가 없다. 영광군도 99년부터 군 단위 매립장 입지선정절차에들어가 홍농읍 성산리를 선정했으나 인근 고창주민이 반대하면서중앙환경분쟁조정위까지 개입하는 파행을 겪었다.
또 핵폐기물 처분장 설치사업의 서해안 후보지로 떠오른 영광군과 전북 고창군등도 주민들이 잇달아 저지서명과 결의대회를 하는 등 반발이 거세다. 정부는핵폐기물 처분장에 대한 반대를 무마하려고 △자치단체에 지원금 3000억원 지원△사업비 1286억원인 양성자가속기 설치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이전 등을 내걸고유치신청을 유도하고 있으나 반발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 이유와 문제점=보통 ‘혐오시설’로 불리는 이런 시설에 대한 거부 이유는주민들도 스스로 인정하듯이 “집값 폭락의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공원묘지 근처에 있는 집이 일반 주택에 비해 값이 더 비싸지만 한국은 사정이딴판이다. 사스 전문병원의 경우 치명적인 병의 감염 위험이 있다는 주장이 나오긴했으나 설득력이 적다.
사업이 오랫동안 진척을 보이지 못하면서 예산 낭비와 함께 어렵게 따온 예산을국가에 도로 반납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노인병원을 추진하고 있는안산시 최병덕 사회여성과장은 “100억원의 예산을 반납하는 것도 문제지만 치매등의 어려움을 겪는 수천여명의 노인들이 다른 시・군으로 옮겨가 치료받아야 할상황이 더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강진군에서는 매립장・소각장의 조성이 늦어지면서 최근 공무원 4명이 관내10개면의 쓰레기를 불법 매립한 혐의로 경찰에서 조사를 받는 일이 발생하기도했으며, 전북 고창군 등 일부 핵폐기장 후보지에서는 주민들이 찬반으로 나뉘는 등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다.
수원 파주 광주 전주/홍용덕 김동훈 안관옥 박임근, 송창석 기자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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