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10년 걸렸다···연기금 증시부양 역할은?

정부 주도 증시 부양책인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일환으로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가 언급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우리가 벤치마킹 중인 일본의 경우도 증시 부양에 있어 공적 연금 GPIF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는 의견이다. 다만 일본은 10여년간 관련 원칙을 점검하며 조율해 왔다. 우리는 상반기 중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정부가 한국식 가이드라인 개정에 어떤 내용을 녹여낼지 주목된다.
12일 증권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과 관련된 항목을 넣은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 개정을 진행 중이다. 올해 상반기 중 완성이 목표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투자 대상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권고하는 지침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타인의 자산을 관리·운용하는 수탁자로서 연기금이 가져야할 책임과 명확한 정책 등을 마련 및 공개해야 하는 내용의 7개 원칙이 제안돼 적용 중이다.
정부가 증시 부양을 위해 7개 원칙 중 '연기금이 투자자산 가치를 보존하고 높일 수 있도록 투자대상회사를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내용을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에 맞게 개정할 예정이어서 스튜어드십 코드가 다시 한 번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증시 부양을 위해 벤치마킹 중인 일본에서도 공적 연기금인 GPIF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더욱 스튜어드십 코드에 대한 이목이 쏠린다. 일본 GPIF의 지난해말 기준 운용자산 규모는 1조5000억달러(약 2000조원)이고 운용은 100% 위탁이다. 일본주식의 2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의 스튜어드십 코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와 연관이 깊다. 2015년 투자 결정을 할때 ESG요소를 반영해야 한다는 내용의 '유엔 책임투자원칙(UN PRI)'에 서명하면서 본격 시작된 것으로 본다.
이 때부터 일본 GPIF의 투자운용 기준 중심에 ESG가 자리하게 됐고, 특히 기업 거버넌스 개혁의 필요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보는 계기가 됐다. 동시에 일본 연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 뿐만 아니라 '거버넌스 코드' 도 금융시장의 중심에 뒀다.
거버넌스 코드는 투자받는 상장기업이 중장기적 경쟁력과 투자자 수익 향상을 목적으로 거버넌스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준수해야 하는 가이드라인이다. 연기금 투자를 받는 기업이 해야할 원칙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일본에서 거버넌스 코드는 상장기업에 강한 강제성을 띠는 가이드라인으로 여겨진다.
이에 따라 지난달 26일 공개된 우리 정부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에 패널티가 부족하다는 지적과 관련해 일본 거버넌스 코드의 원칙이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에 반영되면 강력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10여년간 우여곡절을 거친 이웃나라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는게 우리의 이점"이라며 "스튜어드십 코드가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연기금과 같은 대형 자산소유자들이 해당 안을 채택하면 위탁 기관투자자도 이행할 수밖에 없고 상장사들도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관 기자 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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