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에스엠엔터테인먼트
연극 ‘랑데부’ 속 배우 최민호의 열연이 무대 위를 압도하고 있다.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수식어를 넘어 진짜 배우로 거듭난 그의 연기는 연극 무대에서도 진가를 드러냈다.
‘랑데부’는 과학자 태섭과 짜장면집 딸 지희가 우연히 만나 서로의 상처를 마주하며 감정을 회복해가는 2인극이다. 김정한 작·연출로 실험적 무대 장치와 밀도 높은 연출로 관객의 감각을 자극한다. 이 극에서 최민호는 ‘태섭’이라는 인물을 통해 외적으로는 냉철하고 내적으로는 아물지 않은 상처를 간직한 복합적 인간상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무대는 시작부터 끝까지 단 두 명의 배우만 등장한다. 약 100분 동안 퇴장 없이 이뤄지는 진행 속에서 최민호는 감정의 흐름을 섬세하게 조율한다. 기쁨과 분노, 불안, 외로움 그리고 다시 찾아온 희망까지 모든 감정을 단단한 연기력으로 관통시키며 무대의 중심을 지킨다.
특히 극 중 대사가 없이 진행되는 장면에서 최민호의 존재감은 더욱 빛난다. 눈빛, 시선의 방향, 손끝의 떨림까지도 감정의 레이어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연기는 관객이 숨죽이며 집중하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트레드밀이 설치된 직사각형 무대 위를 오가며 관객과 시선을 마주치는 장면에선 내면의 갈등과 변화를 고스란히 전달해낸다.
연극 팬들 사이에선 벌써 ‘랑데부’는 놓치면 안 될 공연으로 회자되고 있다. 최민호가 출연하는 회차는 예매 시작과 동시에 전석 매진을 기록 중이며 극장을 찾은 관객들은 “최민호의 연기 스펙트럼이 이 정도일 줄 몰랐다”, “공연이 끝난 후에도 여운이 오래 남는다”며 호평을 보내고 있다.
최민호는 지난 작품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에서도 안정적인 무대 매너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번 ‘랑데부’를 통해 그는 감정의 깊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