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공사 없이, 집을 넓게 쓰는 초간단 꿀팁은 바로 '이것'
안녕하세요 :) 저희는 캠핑을 좋아하는 결혼 3년 차 30대 부부입니다. 저희의 첫 보금자리는 아담한 빌라였는데, 늘어가는 캠핑 장비들과 복닥복닥한 살림을 꾸리다가 작년에 드디어 내 집 마련을 하게 되었어요.
남편과 달리 고층에 살아본 경험이 별로 없는 저는 10층 이상의 매물만 보러 다녔고, 그 바람이 제대로(?) 이루어져 21층 꼭대기에 살게 되었습니다. 사실 구축 탑층은 여러가지 이유로 호불호가 갈리지만, 결로나 곰팡이 흔적이 없었고, 산자락이 펼쳐진 거실 뷰에 반해 큰 고민 없이 계약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도면&계획
저희 집은 준공 18년 차 전형적인 2BAY 구축 아파트에요. 확장이 되어 있지 않은 집이라 전체 확장을 고민했지만, 예산 초과로 확장은 하지 않았어요. 대신, 24평인 것에 비해 거실이 넓게 빠져 평수보다 집이 넓어 보이는 편입니다.
인테리어를 해본 경험이 없는 저희는 취향을 타지 않는 화이트 톤 인테리어로 바탕을 만들고, 우리의 취향에 맞게 가구나 소품을 조금씩 바꾸면서 집을 꾸며 보기로 했어요. 코로나 때문에 공사 비용이 오르기 시작할 때였는데, 좋은 인테리어 사장님을 만나 2,000만 원의 예산으로 섀시를 제외한 올 수리(욕실 부분 수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멋지고 화려하진 않지만, 취향에 맞게 꾸며온 저희 집을 차근차근 소개해 보도록 할게요 :)
Before
저희 집의 비포 모습이에요. 처음 집을 보러 갔을 때, 부분 수리만 하고 살아도 되겠다는 귀여운 착각을 했을 정도로 집 상태가 나쁘지 않았어요. 하지만 짐이 다 빠지고 보니 역시나 낡은 티가 많이 나서 예산 안에서 고칠 수 있는 것은 전부 고치기로 했어요. 특히 벽과 천장 곳곳에 자리 잡은 우드 몰딩들은 철거 1순위 대상이었습니다.
현관
저희 집의 얼굴인 현관이에요. 중문 설치를 두고 고민이 많았는데, 아기 있는 집은 중문이 있는 것이 좋다고 해서 훗날을 위해(?) 미리 중문을 설치했어요.
답답해 보이지 않도록 초슬림 3연동 도어를 선택했고, 1년 정도 살아보니 확실히 외부 소음과 찬 공기가 차단 되어 중문 시공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벽에는 밋밋하지 않게 조그마한 창을 내었어요. 창이 너무 크지 않아 프라이버시도 보호도 되고, 인테리어 효과로도 좋은 것 같아요.
바닥 타일은 관리하기 쉬운 그레이 컬러로 선택하였고, 신발장은 띄움 시공하여 간접 조명을 설치하였어요. 띄움 시공은 자주 신는 신발들을 깔끔하게 두고, 신발장 문을 자주 여닫지 않아도 되어서 무조건 추천드려요!
방화문 안쪽은 집안 톤에 맞춰서 화이트 필름으로 시공했어요. 신발이 닿는 문 아래 쪽은 더러워지기 쉽지만, 필름이라 물티슈로도 슥슥 잘 닦여요.
도어록은 지문 인식 푸시풀로 설치하였는데, 비밀번호를 깜빡해도 지문으로 문을 열 수 있어서 간편하고 좋은 것 같아요.
n년 째 지속 되는 코시국에 필수인 마스크 걸이는 뒷면이 자석으로 된 제품을 선택해서 방화문에 붙여서 쓰고 있어요. 원하는 문구를 자유롭게 각인할 수 있는 점도 마음에 들어요.
집안에서 바라보면 전체적으로 이런 모습이에요. 중문이 있으면 무조건 집이 답답해 보이지 않을까 하고 걱정이 많았는데, 화이트로 전체적인 톤을 맞추고 초슬림 중문을 시공하니 그런 걱정이 무색해졌어요.
거실
거실은 제가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에요. 산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어서 계절마다 산의 변화를 볼 수 있고, 고층이라 앞 동이 있어도 시야가 크게 가리지 않아 뷰가 매우 좋아요.
저희 집은 남서향이라 낮부터 해가 질 때까지 빛이 오랫동안 깊숙이 들어와요. 날씨가 맑은 낡에는 하루 종일 기분 좋은 햇빛이 집안에 가득해요 :)
처음 이사 왔을 때 찍어둔 사진이에요. 신혼집에서 쓰던 소파는 지금 집에 비해 작아서 빈 공간에 트레이를 두고 다양한 소품들로 꾸며보았어요.
지금은 작은 소파 대신, 가구 단지에서 첫눈에 반해 구입한 모듈 소파를 사용하고 있어요. 밝은 색의 패브릭이라 소파 패드를 깔아두고 오래오래 잘 사용하려고 해요.
소파 컬러가 거실과 찰떡같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매우 만족스러워요.
인터폰이 있는 벽에서 천장까지 뒤덮인 몰딩들은 모두 철거하고, 최소한으로 필요한 몰딩, 문선은 모두 화이트로 통일했어요.
사실 한창 유행하던 무문선과 무몰딩 시공을 하고 싶었는데, 마감이 까다롭고 견적이 더 비싸져서 빠르게 포기했어요. 대신에 같은 화이트라도 벽지와 비슷한 톤의 몰딩을 선택하여 최대한 이질감이 없도록 했어요.
TV를 설치한 벽은 분절되어 보이지 않도록 아트월은 생략하고 벽지로만 마감했어요. 화이트 톤으로만 꾸미다 보면 자칫 병원 처럼 보일 수 있을 것 같아서, 바닥은 그레이가 살짝 감도는 오크 그레이 색을 선택했어요. 톤 다운된 바닥 컬러가 집을 차분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아서 매우 만족스러워요.
저희는 주로 소파에서 지내기 때문에 리프팅 테이블을 구매했어요. 음식을 먹을 때는 들어 올려 사용하고, 사용하지 않을 땐 닫아두면 되니 활용도가 너무 좋더라고요.
TV 아래 콘센트를 가리기 위해 적당한 크기의 모듈 선반을 두었어요. 보기 싫은 콘센트도 가리고 여러 가지 오브제를 두니 예뻐서 만족스러워요.
이 수형이 곧은 황칠나무는 오랫동안 주인을 만나지 못 하다가 제가 데려온 아이에요. 지금은 기특하게 새 잎을 잘 내주고 있어요.
해가 저물어가는 때의 집 분위기는 또 달라요. 시시각각 변하는 빛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하루의 마무리가 잘 되는 것 같은 뿌듯함이 느껴져요.
블라인드 틈 사이로 햇빛이 들어오는 감성적인 순간도 놓치지 않고 담아보았어요.
거실 베란다
거실 베란다는 처음부터 확장 하지 않고 그대로 두려고 했던 공간이에요. 확장을 했다면 거실을 넓게 사용할 수 있었겠지만, 캠핑 짐을 보관할 공간이 필요했고 햇빛이 좋아 식물 키우기도 정말 좋을 것 같았어요.
베란다에 식탁과 벤치를 두어 다용도로 활용하고, 내력벽이 있는 숨은 공간에는 캠핑 장비를 보관하고 있어요. 나중에 이사 갈 수도 있으니 붙박이장은 하지 않았고, 가성비가 좋은 셀프 조립 선반을 설치했습니다.
햇빛이 정말 잘 들어와서, 자연스럽게 식물을 하나 둘 들이게 되었어요.
안방 쪽 베란다도 기존에 설치되어 있는 선반을 그대로 활용하기로 했어요. 온갖 잡동사니를 다 쌓아두어도 가림막 커튼 한 장이면 깔끔하게 숨길 수 있어서 좋아요.
베란다에 둔 식탁에서는 아주 가끔(?) 취미 생활도 하고요.
날이 좋을 때는 혼자서 홈 카페를 즐기기도 해요.
한여름에는 베란다 이용이 힘들지만, 오히려 추운 겨울에는 등유 난로 위에 어묵탕을 끓이고 꼬치 구이도 먹으면서 홈 캠핑을 즐기곤 합니다.
푸릇푸릇 한 산을 보는 것도 너무 좋지만, 겨울에 따뜻한 커피를 마시면서 눈 덮인 산을 감상하는 것도 매력 있어요 :)
주방
24평 2BAY 아파트 인테리어를 계획하시는 분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주방이 아닐까 싶어요. 저 역시 좁은 주방에 냉장고를 비롯한 가전과 식탁을 모두 두고 싶었지만, 공간이 나오지 않아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더라구요.
그래서 고민 끝에 냉장고를 베란다로 보내기로 했어요. 사실 누가 봐도 저 자리는 냉장고 자리였지만 '덥고 추운 베란다에 냉장고를 두면 잘 망가지지 않을까? 추울 때 어떻게 베란다를 왔다 갔다 하지?' 등의 걱정 탓에 베란다에 두는 것이 썩 내키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대형 가전은 그리 나약하지 않고, 생각보다 냉장고를 자주 여닫을 일이 없어서 지금은 왜 그런 고민을 했나 싶어요.ㅎㅎ
냉장고와 빠른 손절(?)을 하고 나니, 작은 식탁과 자주 쓰는 소형 가전을 두어 주방을 구석구석 알차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어요. 특히, 식탁을 둘 수 있는 것이 가장 만족스러워요. 원형 식탁은 이쁘기도 하지만 공간 활용도가 좋아서, 좁은 주방이라면 면적에 맞는 크기의 원형 식탁을 추천드려요.
싱크대는 기본 일자 싱크대로 진행했어요. ㄱ자로 만들어 아일랜드 식탁으로 사용하는 것도 고려해 봤지만 거실에서 보이는 주방의 모습이 답답해 보일 것 같아, 고민 끝에 기본 형태를 유지하기로 했어요.
주방 타일은 상,하부장과 비슷한 색으로 맞춰야 주방이 더 넓어 보이지만, 저는 밝은 색 타일을 잘 관리할 자신이 없어 회색 타일로 골랐어요.
전기 공사 시 따로 말씀을 못 드려서 상부장 간접등을 하지 못한 게 너무 아쉬워서 셀프로 설치했어요. 후드가 있는 상부장 안에 콘센트만 있으면 셀프 설치가 가능하니 시도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주방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고 무엇보다 매우 뿌듯 하답니다.
홈 카페 공간을 따로 마련하기 어려워 수납장 위에 일리 커피 머신을 두고 사용하고 있어요. 작지만 이것저것 많이 올려둘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에요.
저희 집 식탁 사이즈는 900mm이에요. 대부분 1000~1100mm인데 동선에 제약이 있어서, 열심히 손품 팔아 구매했어요. 2인이 사용하기에 충분히 여유있는 크기에요.
작년 크리스마스에는 남편과 둘이서 홈 파티를 했어요. 거실에 식탁을 두고 음식과 트리로 꾸며 놓으니 원 테이블 레스토랑 같고 좋더라구요. 새 집에서 처음 맞는 크리스마스여서 더욱 의미 있었던 것 같아요.
침실
저희 집에서 거실만큼 평수 대비 넓게 나온 공간이 침실이에요. 따로 옷 방을 만들어서 침실에는 침대와 화장대만 두었고, 빈 공간에는 소품이나 가구들을 이리저리 배치하면서 꾸며보고 있어요.
침실도 거실과 같은 남서향이라 빛이 아주 잘 들어와서, 낮잠 잘 땐 커튼이 필수에요.
침실 커튼을 걷으면 보이는 뷰에요. 날씨에 따라 매번 다른 풍경이라 보는 눈에 담는 재미가 쏠쏠해요 :)
여름 침구를 넣기 전에 찍어본 사진이에요. 침대 옆 공간을 이래저래 많이 바꿔 봤는데, 지금 구조가 딱 마음에 들어서 한동안은 이렇게 유지할 것 같아요.
화장대 반대편의 자투리 공간에는 수납장과 화분을 두어 꾸몄어요.
이건 결혼 전에 동생과 원데이 클래스에서 만들었던 악세사리 트레이인데, 정말 못생기고 웃기게 생겨서 바꿀까 하다가 정이 들어서 그대로 품고 있어요.ㅎㅎ
지금처럼 침대 옆에 화장대가 있는 구조로 바꾸기 전에는 화장대 대신 수납장을 두고 사용하기도 했어요.
이건 작년 겨울에 찍어둔 사진이에요. 겨울에는 아무래도 바닥에 카펫을 깔아 두는 것이 온도 유지에 좋고, 분위기가 훨씬 아늑해 보이는 것 같아요.
침구와 가구 색이 조금만 달라져도 쿨톤 이었던 방 분위기가 웜톤으로 바뀌는 것이 재밌어요. 침대 맞은편 벽에 빔을 쏘면 딱 좋을 것 같아서, 올 겨울에는 미니 빔을 구매해서 파워 집순이가 되어 볼 계획이에요.
드레스룸
거실과 안방이 큰 것은 장점이지만, 나머지 두 개의 방은 좁은 편이에요. 그중 하나의 방은 드레스 룸으로 꾸몄는데, 가성비가 좋기로 소문난 수쿠퍼니텍 시스템 장을 구매했어요. 이사 갈 경우 해체해서 새 집에 맞춰 추가 조립이 된다고 하니 저처럼 붙박이장을 별로 선호하지 않는 분들께 매우 추천드려요.
특히, 거울 코너 장에는 두꺼운 이불들도 거뜬히 수납되고, 전신 거울을 따로 설치할 필요도 없어서 너무 만족스러워요.
창문이 있는 쪽에는 서랍장과 오픈형 수납장을 구성해서, 헤어드라이어를 올려두고 쓰거나 가방을 수납하기에 딱 좋아요.
겨울에는 매번 옷장을 열고 닫는 게 번거로워서, 행거를 두고 자주 입는 외투들은 여기에 걸어 두어요.
서재
서재라고 칭하기 무색한 입구 방은 주로 손님 방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요새는 그나마 재택근무가 많아져 주로 업무를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하루 종일 흰 벽만 보고 근무하기에는 도통 심심해서, 틈날 때마다 이것저것 붙여보기도 하고 구조도 바꾸면서 지루함을 달래보았어요.
지금은 침실에 있는 이 수납장은, 모루 유리로 되어 있어 예쁘기도 하고 자주 보지 않는 책들을 숨겨두기도 좋아서 한동안 이 방에 두고 사용했었어요.
주방 베란다
저희 집 소개의 마지막 공간인 주방 베란다에요. 저희 집 베란다에는 냉장고/건조기/세탁기 대형 가전 3종이 자리 잡고 있어요. 넓은 베란다는 구축 아파트의 최대 장점이 맞는 것 같아요.
특히 세탁기 모델 특성상 직렬 설치가 불가해서 건조기까지 베란다에 둘 수 있을까 걱정되었는데, 막상 들여오고 보니 세탁기와 건조기를 설치하고도 알차게 활용할 여유 공간까지 있었어요.
바로 세탁기와 건조기 사이에 있는 이 공간인데요. 여기에 분리수거 백이나 음식물 쓰레기통 같은 잡동사니들을 숨겨두고 사용하기에 딱이랍니다.
세탁 세제들은 틈새 수납 장에 두고 사용하고 있어요. 수납장에 바퀴가 달려있어 세제 사용 후, 틈새에 밀어 넣어 두기만 하면 되어서 간편하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사실 20평 대 2bay 아파트는 구조 변경을 하기에도 제약이 많은데, 저희는 확장도 하지 않으니 식탁은 어디에 두어야 할지 베란다는 또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을지 막막했어요. 그럴 때마다 오늘의집에서 다양한 팁을 얻어서, 드디어 저도 온라인 집들이를 작성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제 글이 저희와 비슷한 고민을 안고 계신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셨길 바라며, 이상 저희 집 소개를 마치겠습니다. 관심 갖고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