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예방 위해 생활습관 교정해야

췌장암은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통증이 거의 없고, 증상이 나타났을 땐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통계적으로 췌장암은 진단을 받았을 때 수술이 가능한 환자가 15% 정도에 불과하다. 이들 중에서도 80%가 3년 내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췌장암은 성장 속도가 빠르고, 전이도 이른 시점에 발생한다. 간이나 폐로 번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이유로 췌장암은 예후가 가장 나쁜 암 중 하나로 꼽힌다. 그렇다면 췌장암은 어떻게 예방해야 할까.
췌장암, 조기 발견이 어려운 이유

췌장은 명치 뒤쪽 깊숙한 부위에 위치해 있다. 위, 간, 십이지장 등 다른 장기들이 앞을 가리고 있어 초음파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일반 건강검진에서 복부 초음파를 받아도 췌장 전체를 확인하기 어렵다.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해야만 종양의 위치를 비교적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검사는 비용이 높고, 방사선 노출이나 조영제 사용 등의 부담이 있다.
문제는 이런 정밀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췌장암 검사를 별도로 받지 않는다. 하지만 췌장암은 크기가 어느 정도 커야 영상에 잡힌다. 1cm 이하의 초기 종양은 초음파나 CT로도 확인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조기 진단의 어려움은 진료 현장에서도 꾸준히 지적된다. 췌장암은 눈에 띄는 종괴가 형성되기 전부터 미세하게 퍼져 나가며, 혈관이나 신경을 따라 빠르게 확산된다. 종양이 주요 혈관에 닿으면, 수술이 불가능해진다.
몸이 보내는 미세한 신호들

입맛이 없거나 살이 빠지는 증상은 췌장암 초기 단계에서 흔하게 나타난다. 평소 잘 먹던 사람이 갑자기 식욕이 떨어지고, 특별히 운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한두 달 사이에 3~5kg 이상 빠졌다면 의심해 봐야 한다.
소화 장애도 중요한 단서다. 췌장은 지방과 탄수화물, 단백질을 분해하는 소화 효소를 분비한다. 기능이 떨어지면 음식이 제대로 소화되지 않아 복부 팽만이나 잦은 설사가 나타난다. 배가 자주 불편하고 속이 더부룩하다면, 단순한 위장 장애로 넘기지 말고 검사를 받아야 한다.
췌장암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통증이 등 쪽으로 번진다. 이는 종양이 척추 앞쪽 신경을 압박하기 때문이다. 근육통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지속적인 통증이 한 달 이상 이어지면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 또 다른 신호는 당뇨의 갑작스러운 변화다. 이전에 없던 당뇨가 생기거나, 기존 당뇨가 잘 조절되지 않는 경우 췌장 기능 저하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이 밖에도 황달은 대표적인 후기 증상이다. 췌장 머리 부위에 종양이 생기면, 담즙이 내려가는 통로를 막아 피부와 눈이 노래진다. 소변 색이 진해지고 대변이 회색빛을 띠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나타났을 땐,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췌장암을 예방하는 유일한 방법

췌장암의 가장 현실적인 예방법은 생활습관 교정이다. 많은 환자가 식습관과 흡연, 음주 습관에서 공통점을 보인다. 지방이 많은 식단, 과음, 잦은 흡연은 췌장에 많은 부담을 준다. 특히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췌장암 발생 위험이 두 배 이상 높다.
당뇨와 고지혈증, 비만도 췌장암과 깊은 관련이 있다.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면, 췌장이 과하게 자극받는다. 실제로 오랜 기간 당뇨를 앓은 사람 중 일부는 췌장암이 뒤늦게 발견되기도 한다. 규칙적인 식사와 체중 관리, 충분한 수면이 췌장을 지키는 방법이다.
식단에서는 가공식품, 기름진 음식, 잦은 육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대신 채소, 통곡물, 콩류처럼 소화가 잘되고 당분이 낮은 음식을 중심으로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나친 단식이나 폭식은 피하고, 하루 세 끼를 일정한 시간에 먹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췌장은 소화와 혈당 조절을 동시에 담당하는 기관이다.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호르몬 불균형으로 췌장 기능이 쉽게 저하된다. 꾸준한 수면과 가벼운 운동, 정기적인 식사 패턴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유전적 요인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부모나 형제 중 췌장암 환자가 있다면, 일반인보다 발병률이 몇 배 높다. 이런 경우에는 20대부터 주기적인 검진을 고려해야 한다. 일반 초음파보다는 췌장에 특화된 내시경 초음파나 MRI 검사를 권장한다.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으면, 조기 발견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높일 수 있다.
생활습관을 바꾸는 일은 쉽지 않지만, 췌장암 예방에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불규칙한 생활을 정리하고, 술과 담배를 멀리하며, 가벼운 운동을 병행하면 췌장의 부담이 줄어든다.

Copyright © 헬스코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