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진주물류센터 집회 중 사망사고…노동계 “원청·경찰 책임”
사고 발생 이후로 노동계 분노 폭발
자본·경찰 책임 제기…처벌 등 촉구

CU 원청에 직접 교섭을 요구하며 집회하던 화물노동자들이 사측 대체 차량에 치어 사상자 3명(1명 사망·2명 부상) 발생에 노동계 분노가 거세다. 화물연대는 원청과 경찰 책임 문제를 제기하며 진상 규명과 처벌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21일 오전 11시 창원시 경남경찰청 앞에서 CU(BGF리테일)와 경찰을 규탄했다. CU편의점 화물운송 노동자들은 개별 운송사 소속 특수고용 형태 근무자 신분이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80여 명은 격앙된 목소리를 냈다.
변종배 화물연대 수석부위원장은 "참담함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노동자 목숨을 앗아간 것은 자본과 공권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이 대체 차량 투입에만 급급했고, 그 과정에서 사고를 사실상 방조했다"며 "죽음 공범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화물노동자도 헌법이 보장한 노동자이며, 교섭 요구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아 파업에 나선 것이었다"며 "사고 현장 지휘 책임자와 경찰 지도부 모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경찰은 탄압이 아니라 교섭과 대화에 나서야 한다"며 "대체배송에 관여한 경찰과 기업을 처벌하고 재발 방지 대책과 고인의 명예회복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엄길용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에도 자본은 교섭을 거부하고 손해배상으로 노조를 압박했다"며 "공권력 역시 파업을 무력화하고자 노동자를 밀어내는 등 탄압을 이어갔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노동자 한 명이 희생됐다"며 "이번 사태는 개별 기업 문제가 아니라 정권 차원 문제다"라며 "정부가 나서 책임 있게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태환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노동자들이 싸우다 목숨을 잃는 일은 없어야 했다"며 "정부가 사태를 해결하지 않으면 투쟁은 전국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고 장면이 담긴 영상을 보면, 2.5t 트럭은 조합원들이 앞에서 막아서는데도 멈추지 않고 주행했다. 차에 치인 피해자가 넘어져 차량에 깔렸고, 후진 과정에서 다시 한 번 깔리는 장면도 확인된다. 구조를 시도하던 조합원들은 경찰에 가로막혔다. 뒤따르던 차량은 경찰 안내받으면서 현장을 빠져나갔다. 사고 차량 운전자 40대 비조합원은 특수상해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이재태 전남지역본부 쟁의국장은 "사망한 지부장은 15년간 현장을 지켜온 동지였다"며 "파업을 무시한 자본과 이를 방조한 공권력이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책임자 처벌과 명예 회복이 이뤄져야 한다"며 "그때까지 전국적인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서영인 전남지역본부 여천컨테이너지부장은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경찰은 이번 사고 원인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또 "현장에서 노동자들을 물리력으로 밀어낸 결과가 참사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강은미 정의당 광주시당위원장은 "경찰은 갈등이 치닫고 있는 걸 알면서도, 현장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면서도 그들을 막지 않았다"며 "예견된 참사였다"고 말했다. 이어 "경남경찰청장에게 똑같이 묻는다"며 "경찰은 그 자리에서 무엇을 했나. 경찰은 현장에 있었지만 생명을 지키는 공권력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날 30여 명은 기자회견 후 경남경찰청 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 저지로 들어가지 못했다. 진입이 어려줘지자 입구 계단에 줄줄이 앉아 마이크를 잡고 규탄 발언을 쏟아냈다.
김종철 경남경찰청장 등 경찰을 향한 욕설과 고성이 난무했다. 경찰에 책임을 인정하고 무릎 꿇고 사죄하라거나, 김 경남청장 사퇴 요구하는 말도 이어졌다. 사망한 노동자를 살려내라는 발언도 나왔다.
대치 상황은 1시간 정도 이어진 끝에 마무리됐다. 화물연대는 같은 날 오후 5시 CU진주물류센터 앞에서 원청 교섭과 사고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연다.
/최석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