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땅에 전봇대 설치한 KT는 3만7천원…한전 “돈 못준다”

백지연 매경닷컴 기자(gobaek@mk.co.kr) 2023. 4. 3.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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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지에 설치된 KT와 한전의 전봇대 5개. [사진 출처 = 연합뉴스]
KT가 30년 가까이 남의 땅에 전봇대를 설치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KT가 제시한 보상금은 한 달 치 휴대전화 요금도 안 되는 금액에 그쳤다.

한국전력공사 또한 KT의 전봇대 옆에 18년간 자사의 전봇대를 박아 뒀지만, 아예 보상을 못 해주겠다고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진다.

사유지에 통신용·송전용 전봇대 5개 설치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KT는 1994년부터 경상북도 영덕군 영덕읍 화수리 일대 사유지에 통신용 전봇대 3개를 설치했다. 한전은 2005년부터 같은 곳에 송전용 전봇대 2개를 심어뒀다.

KT와 한전의 전봇대가 설치된 땅은 바닥이 콘크리트로 포장돼 도로로 편입됐다. 면적이 660㎡ 정도로 알려진다.

이 땅은 A씨 부모가 소유하다 2017년 A씨 형제들에게 상속한 곳이다. 서울과 경기, 울산 등지에 흩어져 살고 있는 A씨 형제들은 소유한 땅을 다른 사람이 농사를 짓도록 빌려주고 이용료를 받아왔다.

문제는 얼마 전 임차인으로부터 빌린 토지가 계약 면적보다 작은 것 같다는 이야기에서 시작됐다. 측량에 나서면서 KT와 한전의 전봇대가 자신들의 토지에 세워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A씨 형제는 KT와 한전에 문제를 제기해 지난 달 16일께 양사의 전봇대들은 모두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

“말도 안 되는 보상 규정 들이대”
KT의 전봇대 설치 보상금 계산법.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보상 규정이었다.

KT가 전봇대 1개당 점유한 토지 면적 0.03㎡에 공시지가(㎡당 4만2000원)와 연 5% 이율, 10년의 사용기간을 곱한 3만7800원의 보상금을 줄 수 있다고 전한 것이다.

그러면서 토지 이용료 보상은 최대 10년까지만 해주도록 규정돼 있다고 못을 박았다. 30년 치를 보상해줄 수 없다는 것이다.

한전의 경우 한 푼도 보상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기사업법에 따라 사유지에 협의를 거쳐 전봇대를 설치할 수 있지만 보상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A씨는 “형제들이 먹고살기 바빠 우리 땅에 KT와 한전의 전봇대가 설치된 것도 몰랐다”며 “전봇대 때문에 생산하지 못한 벼가 금액으로 연간 100만원이 넘고 토지에 대한 세금도 매년 적지 않은 금액을 냈다. 그런데 말도 안 되는 보상 규정을 들이대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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