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작황 호조…“도정수율 평년 수준 회복”

김민지 기자 2025. 9. 19.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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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없고 비 적당해 수확량 양호
지난해보다 단수 증가 ‘기대감’
일부 지역 깨씨무늬병 등 발생
등숙기 잦은 비…“병해충 주시”
경기 여주시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 점동지역 건조저장시설(DSC)에서 농가들이 출하한 벼를 투입구에 넣기 위해 RPC 직원이 ‘벼 수송·보관 용기(일명 수매통)’를 내려놓고 있다.

중만생종 벼 본격 수확을 앞두고 산지에서는 풍년농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와 달리 병충해가 적어 벼 수확량과 도정수율(벼에서 쌀로 도정했을 때 나오는 비율)이 모두 평년 이상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 깨씨무늬병이 확산 중이고 웃자람 현상도 있어 최종 생산량은 예상보다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생산량 평년 상회할 것=산지 관계자들은 올해 벼 생산량을 10a(300평)당 최대 540㎏까지 보고 있다. 지역이나 품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집중호우와 폭염으로 병충해 피해가 컸던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 평년 수준을 웃돌 것이란 예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쌀 생산량은 10a당 514㎏이다.

박승석 충남 당진해나루쌀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는 “계약재배 물량의 85%를 차지하는 ‘삼광’ 품종의 10a당 생산량이 540㎏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역에 따라 본격적인 수확기까지 최대 3주가량 남아 있지만 태풍 같은 기상이변이 없다면 작황은 양호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배영수 전남 영암군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는 “현재 낟알이 여물어가는 등숙기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는데, 잎 색깔도 좋고 알곡도 많이 달렸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이 수확기까지 이어진다면 10a당 생산량이 530㎏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윤병식 전남 해남 옥천농협 OK라이스센터 장장은 “고온다습한 환경 속에서도 조생종 벼 수확량은 한마지기(200평)당 11포대(40㎏ 기준) 이상이 나올 정도로 좋은 편”이라며 “일부 논에서는 잎집무늬마름병 등이 발생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양호하다”고 말했다.

도정수율도 호전될 것=지난해 도정수율 하락으로 곤란을 겪었던 미곡종합처리장(RPC)들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올해는 도정수율이 양호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윤여태 충남도농업기술원 쌀연구팀장은 “벼 품질을 좌우하는 천립중(낟알 1000개의 무게)과 등숙률(알이 여무는 비율)이 평년 수준은 된다고 본다”며 “지난해 워낙 도정수율이 낮았기 때문에 농가 만족감이 더 클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경희 충남 논산시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 역시 “올해 도정수율은 지난해의 64∼66%보다 높은 70% 이상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매입을 이미 시작한 경기 일부지역에서는 실제로 도정수율이 70% 수준인 것으로 확인된다.

전재승 경기 여주시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 본부장은 “여주지역 재배 비율이 80%가량인 ‘진상’ 벼를 8일부터 받기 시작했는데, 수확을 시작한 지 얼마 안됐지만 도정수율이 70% 수준으로 평년 수준을 회복했다”며 “매입 초기인 만큼 이후 도정수율이 좀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희범 한국쌀전업농 경기 이천시연합회장은 “지난해엔 도정수율이 68∼69%로 떨어졌었는데, 올해는 평년 수준인 72∼73%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본격적인 수확기까지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박광서 당진시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는 “지난해에도 초기 작황은 양호해 평년작 이상이라는 예측이 나왔었지만, 막상 수확해보니 도정수율이 낮았다”며 “올해도 10월 중순까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일부 지역 깨씨무늬병 등 병해충…막판 변수 될 듯=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깨씨무늬병 등 병해충이 발생해 그 여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피해가 커질 경우 당초 예상보다 생산량이 감소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현우 전북 부안 계화농협RPC 유통팀장은 “육안으로 볼 때 확실히 지난해보다 생산량이 많아보인다”면서도 “자세히 보면 깨씨무늬병, 이화명나방 등 병해충이 있어 예상보다 수확량이 줄 수도 있는 만큼 안심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전봉구 전북 군산 옥구농협 조합장도 “고온다습해서 그런지 세균성 병해충이 많이 생겼다. 최근 들어 나락이 빨갛게 변해가는 게 보이고 전에 없던 벼애나방도 눈에 띈다”면서 “막상 수확하고 나면 수확량이 생각만큼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웃자람 현상도 확인된다. 윤재훈 전남 순천농협RPC 장장은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벼가 웃자라는 경향이 있다”면서 “쓰러짐(도복)에 약할 수 있는데 수확 때까지 큰 비가 없을 경우 작황엔 영향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농가와 농협은 적극적인 방제에 나섰다. 박성표 영암 월출산농협 조합장은 “벼 등숙기에는 햇볕이 쨍쨍해야 낟알이 잘 여무는데, 최근 비가 잦아 병해충 우려가 커지면서 평년보다 4차 방제를 앞당겼다”며 “지난해에도 추석 무렵 벼멸구 피해가 확인된 만큼 아직 수확까지는 변수가 많으며, 최종 생산량뿐 아니라 도정수율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당진·논산=김민지, 영암·해남=이시내, 여주·이천=최상구, 부안·군산=윤슬기, 순천=장재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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