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함 떨다 지나치면 독이 된다는 걸 일깨워준 저속한 엄마

'독친'의 한 장면. 사진제공=미스터리픽처스
영화 '독친' 리뷰 & 포테이토 지수 74%
'지독한 모성이 불러온 비극'

혜영(장서희)은 업무 중에 울리는 휴대폰을 받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는다. 등교한 줄 알았던 딸 유리(강안나)가 죽은 채로 발견돼서다. 혜영은 모범생이었던 딸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유리의 죽음을 수사하던 경찰은 주변을 조사하면서 혜영에게서 이상한 모습을 발견한다.

'독친'의 한 장면. 사진제공=미스터리픽처스

'독친'은 영화의 제목에 이야기를 암시하고 있는 작품이다. '자식에게 독이 되는 부모'라는 뜻을 가진 영화의 제목은 지나친 간섭으로 자식을 망치는 부모를 일컫는다.

'독친'은 한 소녀의 죽음을 둘러싼 비밀을 추적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에는 엄마의 지나친 사랑에 병들어가는 소녀를 통해 비뚤어진 모성을 비춘다. 그러한 혜영의 모성은 최근 사회적 뜨거운 이슈가 된 학부모 갑질 논란을 떠올리게도 한다.

그러나, 헐거운 이야기가 선명한 주제의식을 지탱하지 못한다. 영화는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단조롭게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이야기 재료들이 충분하지 못해서 104분의 시간이 다소 길게 느껴진다.

'독친'의 한 장면. 사진제공=미스터리픽처스

'독친'은 장서희가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영화다. 그는 딸에 대한 끔찍한 사랑을 보여주는 엄마로 분해 호연을 펼친다. 사랑으로 자신의 욕망과 집착을 포장한 혜영을 표현하기 위해 장서희는 우아함과 서늘함 혹은 저속함의 두 얼굴을 보여주며 극의 중심을 잡는다.

장서희는 '독친'으로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2017년 OTT로 공개한 '중2라도 괜찮아'를 제외하면, 그의 스크린 최신작은 2011년 개봉작인 '사물의 비밀'이다. 그만큼 스크린에서 보기 힘든 배우로 신선함을 선사한다.

'독친'의 한 장면. 사진제공=미스터리픽처스

'독친'은 여성 신인 감독의 집필과 연출로 탄생한 영화다. 2019년 '월채'로 한국영화 시나리오 공모전 우수상을 수상하고, '옥수역귀신' 등 여러 작품의 각본 및 각색에 참여한 김수인 감독의 데뷔 작품이다.

최근 들어 영화계는 '너와 나' '녹야' 등 여성 영화들의 개봉이 잇따르고 있다. 시의적인 이야기를 담은 또 다른 여성 영화 '독친'이 관객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영화 '독친' 포테이토 지수 74%
독친
감독
김수인
출연
장서희, 강안나, 최소윤, 윤준원, 오태경, 윤서진, 조형균
평점
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