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현장에서] 색만 남은 교육감선거

김민지 기자 2026. 5. 1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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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사회부 기자
김민지 사회부 기자.
인천시교육감은 인천시장과 나란히 이름을 올리는 자리다. 수백만 시민의 교육정책을 책임지고 아이들의 학교 현장을 좌우하는 막중한 자리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작 시민들의 관심 속에서 교육감 선거는 늘 한발 비켜 서 있다.

교육감 선거를 취재하며 친구들에게 장난삼아 물어봤다. "어떤 후보 뽑을 거야?" 돌아오는 답은 씁쓸하면서도 웃음을 터뜨리게 만든다. "난 한 번 본 사람 뽑으려고." "후보를 만나면 기억은 해?"라고 되묻자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솔직히 시장 후보인지, 교육감 후보인지, 구청장 후보인지도 잘 모르겠어."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누가 후보로 나왔는지 모른다", "공약은 더 모르겠다", "이번에 교육감도 뽑아요?"라는 말들이 이어졌다. 교육감 선거는 늘 투표용지 한편에 존재하지만 관심의 중심에 서 본 적은 없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 공천도, 정당 표기도 없다. 정치로부터 거리를 두고 오로지 교육만 보고 판단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현실의 풍경은 딴판이다. 거리 유세에 나선 후보들은 파란색 점퍼와 빨간색 점퍼로 서로를 구분하고 명함과 현수막 역시 특정 정당을 연상시키는 색으로 채워진다. 유권자들도 자연스럽게 후보의 교육 철학보다 '어느 진영인가'를 먼저 떠올린다.

정당 이름만 없을 뿐 사실상 정치 구도가 교육감 선거 위에 덧씌워진 셈이다. 교육의 미래를 논해야 할 선거가 색깔과 진영 논리에 갇히는 순간, 정책 경쟁은 흐려지고 유권자의 관심도 멀어진다. 결국 남는 건 낮은 인지도와 무관심, 그리고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아무도 모르는 교육감 선거'라는 씁쓸한 풍경이다.

여기에 구조적인 한계도 있다. 아이가 없거나 이미 성인이 된 시민들에게 교육은 당장의 삶과 동떨어진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학부모가 아니라면 교육감 선거를 굳이 챙겨봐야 할 이유를 쉽게 찾지 못한다. 반대로 학교 정책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학생들은 투표권이 없다. 교실 안에 있는 사람은 선택할 수 없고 교실 밖에 있는 사람은 관심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교육감 선거는 늘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막상 선거철이 되면 가장 늦게 소비되는 선거가 된다. 누군가는 색깔로 후보를 기억하고 누군가는 끝내 이름조차 모른 채 투표소에 들어간다. 교육은 도시의 미래를 결정하는 일인데 그 미래를 선택하는 과정만큼은 유독 흐릿하다.

어쩌면 지금의 교육감 선거를 가장 정확하게 설명하는 장면은 이것인지도 모른다. 시민들이 교육감 후보의 이름보다 점퍼 색을 먼저 기억하는 선거. 그것이 지금 우리가 마주한 교육감 선거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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