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 0→7053억... '1100조 나랏빚' 외면하는 총선용 예산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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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을 앞둔 선심성 예산 증액에 '이재명표 예산 살리기'까지 더해지면서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에 경고등이 켜졌다.
야당의 증액 요구에 날을 세우고 있는 여당마저 표심을 고려해 돌아설 경우, 역대 최저 예산 증가율(2.8%)이란 건전재정 명분도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예산 총량을 늘리는 건 생각할 수 없다"는 게 기재부 입장이나, 여당마저 예산 증액을 적극 요구할 경우 버티는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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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내년 예산안 증액심사 돌입
약 9조 원 증액 요구... 더 늘 수도
여당도 반값 여객선 등 선심성 예산
내년 총선을 앞둔 선심성 예산 증액에 ‘이재명표 예산 살리기’까지 더해지면서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에 경고등이 켜졌다. 야당의 증액 요구에 날을 세우고 있는 여당마저 표심을 고려해 돌아설 경우, 역대 최저 예산 증가율(2.8%)이란 건전재정 명분도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0일 국회에 따르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예산소위)는 이날부터 24일까지 증액심사에 돌입한다.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싼 첨예한 갈등으로 현재까지 예비심사를 마친 상임위원회는 17곳 중 10곳에 그친다. 감액→증액 순으로 논의가 이뤄지는 예산소위 감액심사에선 정부 예산을 깎는 데 그치지 않고 야당표 예산을 대거 증액했다. 이렇게 늘어난 증액 요구가 보건복지위원회(3조7,431억 원)‧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2조3,047억 원) 등 8조9,673억 원에 달한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올해보다 2.8% 늘어난 656조9,000억 원의 내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예산 증가율은 재정 통계가 정비된 200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기재부는 세수 부진과 재정건전성을 고려해 ‘짠물 예산’을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예산소위 감액분(2,384억 원)을 감안한 순증 규모(8조7,289억 원)를 더하면 내년 예산안 증가율은 4.2%로 늘어난다. 증액심사에서 추가로 늘어날 수 있어 긴축재정도, 확장재정도 아닌 ‘애매한 예산’ 편성 가능성이 커졌다.
예산 증액엔 정략적 판단이 상당 부분 작용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브랜드 정책인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가 대표적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홍남기 전 부총리마저 “국고 지원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 사업으로, 이번 정부 역시 “국가가 세금으로 지역화폐를 뿌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추경호 부총리)는 입장에 따라 기재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전액 삭감했다. 그러나 행안위 논의 과정에서 7,053억 원 증액됐다.
잼버리 대회 파행으로 대폭 삭감됐던 새만금 지역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역시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야당의 ‘위력 행사’에 3,000억 원 넘게 늘었다. 국토교통위원회는 새만금~전주 고속도로(857억 원)‧새만금 신공항(514억 원)을, 농해수위는 새만금신항(1,239억 원)과 새만금수목원(156억 원) 건설 예산을 늘렸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정부안에서 삭감된 연구개발(R&D) 예산을 2조 원 확대했다. 반면 정부‧여당이 요구한 용산공원 조성(30억 원) 등은 줄었다.
상임위 예비심사를 통과해도 최종 확정까지 넘어야 할 산은 여럿이다. 예결위 본심사를 거쳐야 하는 데다, 예산을 증액하려면 국가재정법에 따라 기재부 동의도 받아야 한다. “예산 총량을 늘리는 건 생각할 수 없다”는 게 기재부 입장이나, 여당마저 예산 증액을 적극 요구할 경우 버티는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이미 여당도 40대 증액 사업을 통해 명절 기간 반값 여객선 운영 등 선심성 예산 늘리기에 나선 상황이다. 국가채무(1,099조 원·9월 기준)를 고려해 “인기 없어도 건전재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해 온 게 무색할 정도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원이 필요한 곳에 대한 증액은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필요하지만, 무조건적인 예산 늘리기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세종=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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