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 인사이드] '320억 베팅' 경동나비엔, 코맥스 정상화 승부수

사진 제공=경동나비엔

스마트홈 솔루션 기업 코맥스가 새 주인을 맞았다. 거래정지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경동나비엔이 경영권 인수를 마무리하면서다. 경동나비엔은 구주 양수도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포함해 총 320억원의 자금 납입을 완료했다. 외형 확대에 적극인 경동나비엔과의 시너지 창출 가능성에 귀추가 주목된다.

경영난 속 거래정지…정상화 수순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은 코맥스의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계약(SPA) 이행을 완료했다. 코맥스 최대주주였던 변우석 전 대표와 특수관계인 5인은 지난해 12월 경동나비엔에 지분 48.55%를 120억원에 매각하는 SPA를 체결했다. 계약금 12억원은 체결 당일 지급됐고, 잔금 102억원은 당초 이날 납입 및 주식 인도가 예정돼 있었다.

경동나비엔은 일정보다 앞선 5일 잔금을 납입했다. 같은날 3자 배정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200억원의 주금을 추가로 납입했다. 전날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는 김종욱 경동나비엔 부사장이 코맥스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계약상 예정 시점보다 이른 잔금 납입과 대표이사 선임을 모두 마쳤다는 점에서 조속한 경영 정상화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인수 과정에서 코맥스 기존 최대주주는 상당한 가격 할인도 감수했다. SPA 체결 당시 주당 거래 가격은 1600원으로 거래정지 직전 주가(2885원)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다. 신주 발행가는 주당 723원으로 할인폭이 더 컸다. 코맥스는 2024년 3월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며 거래정지 상태에 놓인 만큼, 안정적인 인수자 확보가 시급했던 상황이다.

코맥스는 1968년 설립된 스마트홈 전문기업으로 월패드·CCTV·도어락 등 하드웨어 제품과 이를 연결하는 유·무선 네트워크 기술을 기반으로 사업을 전개해 왔다. 현재 관련 제품을 전 세계 100여 개국 이상에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2021년 이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경영난이 심화됐다. 특히 2023년 사업보고서에 대해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으면서 상장폐지 실질사유가 발생했다.

상장사는 자기자본 대비 법인세차감전순손실(법차손) 비율을 50%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코맥스의 법차손비율은 2023년과 2024년 연속으로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며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추가됐다. 회사는 유형자산 중 토지 자산 재평가를 실시해 272억원의 평가차익을 인식하는 등 자본 확충에 나섰다.

지난해 6월에는 한국거래소에 개선계획안을 제출했다. 거래소는 오는 6월 10일 개선기간 종료 이후 20영업일 이내 기업심사위원회를 개최해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코맥스의 거래재개 여부는 경동나비엔의 과제로 넘어왔다. 2021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손실은 약 734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371%다. 다만 자본 유입의 영향으로 같은 시점 ROE(자기자본이익률)는 -23%로, 전년 동기(-131%) 대비 개선됐다. 회사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200억원을 운영자금으로 활용해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스마트홈 시너지 창출 기대

김종욱 코맥스 신임 대표이사./사진 제공=경동나비엔

경영진 교체 역시 정상화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오너 2세인 변우석 전 대표는 서울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유럽에서 성악가로 활동한 이력을 지녔다. 2021년 창업주 변봉덕 회장이 공동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 단독 대표 체제를 이끌었지만, 경영 위기 국면에서 충분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동나비엔은 임시 주총을 통해 김종욱 부사장을 코맥스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전기전자·컴퓨터공학 박사 출신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전반에 걸친 개발 경험을 갖췄다. 코맥스는 김 대표의 스마트홈 분야 경험과 경동나비엔 모기업인 경동원에서 홈 네트워크 사업을 이끌었던 이력이 회사 안정화와 그룹 시너지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인수는 경동나비엔의 적극적인 외형 확장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경동나비엔은 2023년 레인지후드 전문업체 리베첸의 자산을 인수했고, 2024년에는 SK매직의 가스·전기레인지 및 전기오븐 사업 을 인수해 영업권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5월 주방기기 브랜드 ‘나비엔 매직’을 론칭하며 사업 영역을 넓혔다.

코맥스와의 결합을 통해 스마트홈 분야에서의 시너지 창출도 기대된다. 나비엔 스마트홈 시스템은 월패드를 중심으로 보일러, 환기청정기, 레인지후드, 도어락은 물론 엘리베이터 호출, 주차 관제, 출입 관리까지 통합 제어하는 솔루션이다. 여기에 코맥스의 보안 제품과 사물인터넷(IoT) 역량이 접목되면 솔루션 고도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동나비엔은 인수 이후에도 코맥스의 브랜드와 판매·생산·고객서비스 체계는 기존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경동나비엔과의 협력을 통해 생활환경 솔루션과 스마트홈 제품 간 연동성을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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