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땅과 기후를 읽고, 삶에 맞춘 오늘의 목조주택

제주 나의 집

육지와는 다른 환경과 삶을 가진 제주. 그렇기에 목조주택도 제주에 맞춰져야 한다. 그것을 고민한 두 건축가가 제안하는 목조주택.


HOUSE PLAN
대지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대지면적 : 495.00㎡(149.73평)
건물규모 : 지상 1층
거주인원 : 2명(부부)
건축면적 : 94.90㎡(28.70평)
연면적 : 90.39㎡(27.34평)
건폐율 : 19.17%
용적률 : 18.26%
주차대수 : 1대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벽 : 경량목구조 2×6 구조목(내벽 S.P.F 구조목) / 지붕 – 2×10 구조목
단열재 : 글라스울 R-11 15inch, R-21 15inch, R-30 16inch, R-40 24inch, 비드법단열재 2종3호 100㎜
외부마감재 : 사비석, 징크, 적삼목 무절 루버
데크재 : 방킬라이 19㎜
담장재 : 제주 자연석 돌담
창호재 : 이건창호
철물하드웨어 : 심슨스트롱타이, 메가타이
조경 : 연수당
전기·기계 : 한성이엔지
구조설계(내진) : 두항구조
시공 : 다봄주택
설계·감리 : 에이루트 건축사사무소


과수원 사이에 자리한 ‘ㄷ’자 주택은 어느 방향으로든 자연을 가득 품는다.

‘제주 나의 집’은 우리가 관심을 가지는 현대적 재료, 서양식 목구조로 한국적 정서를 풀어 내보려는 시도 중 하나이다. 많은 건축주가 자재 수급, 시공 방식, 비용 등 여러 한계로 구조미가 드러나는 중목 구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어려워 경량목구조를 택하곤 한다. 우리는 서구에서 유래한 벽식 목구조를 가지고 우리에게 친숙한 공간을 만드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이 집 또한 땅의 형상과 지역의 삶을 따른 배치, 따뜻한 마당을 품은 평면, 칸으로 나누어진 공간, 모든 실에서 만나는 자연 등을 염두에 두고 계획을 진행하였다.
풍토가 거친 제주에서 가장 고민하는 것은 머물고 싶은 외부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제주 나의 집은 제 역할에 충실한 하나하나의 공간들이 모여 경계를 짓고 사이에 따뜻한 마당이 자리한 집이다. 더불어 복도를 두지 않는 것이 한옥이 중요한 공간감이라 생각하기에, 방과 거실을 잇는 중간 영역에 간헐적으로 사용하는 주방과 간단히 식사할 수 있는 작은 식탁을 두고 그곳에서 바라보는 마당을 두는 것으로 그 개념을 이어가고 싶었다. 그 결과 방과 화장실-주방-거실로 유려하게 연결된 집은 모든 면에서 자연과 마주하는 익숙하고 편안한 공간이 되었다.
우리는 사무실 초기부터 서양식 구조와 재료로 만드는 한국적 정서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예산이 많지 않았던 초기에는 지붕의 서까래, 한식창호 등의 요소를 통해 그 분위기를 만들고자 하였고 점점 제주의 풍경에 어우러지는 배치와 바람을 막는 따뜻한 마당, 중첩의 공간, 외부와 내부의 관계성, 지역에 어울리는 디테일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ㄷ’자의 집이다 보니 각각의 실에서 마당을 중심에 두고 시선이 교차한다. 과수원으로 둘러싸인 이 집은 중첩된 공간 너머로까지 시선이 열려 시원하게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이렇게 중첩된 풍경을 만들 때 그 개구부들의 위치와 비례를 섬세히 조절하였으며, 처마가 드리워진 툇칸과 반 외부 공간들도 적절히 계획해 열려있지만 어스름한 기분 좋은 어두운 공간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집이 자리한 청수리는 제주의 서쪽 마을로 오후의 빛이 아름다워 그 빛을 담기 위해 따뜻한 느낌의 사비석으로 외부를 마감하였다.
도로에서 바로 들어오기보다 들고 날 때, 마음을 한 김 식힐 수 있는 전이공간인 올레(진입로)를 두었다. 깊은 내리막 올레는 옆집의 남향 마당이 즐기던 과수원 풍경을 함께 향유하는 역할을 한다.
방과 거실을 잇는 중간 영역에 간헐적으로 사용하는 주방과 간단히 식사할 수 있는 작은 식탁을 두고 그곳에서 바라보는 마당을 두는 것으로 그 개념을 이어가고자 했다.

PLAN & SECTION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 – 석고보드 위 수성페인트(던에드워드), 오크합판, 미송, 히노끼 무절루버 / 바닥 – 원목마루 (이건마루), 자기질 타일(윤현상재 디자이너 타일) 등
욕실·주방타일 : 윤현상재 자기질 타일(디자이너 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욕조 및 세면대)새턴바스, (수전)폰타나, (변기)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 가구 : 나무놀이터
원목 가구 : 아이네클라이네
기성가구 : HAY, LC stendal, IKEA
조명 : 루이스폴센 PH5, flos 글로볼, 아르테미데 teti, nemo 마르세유 벽등 등
방문 : 오크 무늬목


‘ㄷ’자의 집이다 보니 각각의 실에서 마당을 중심에 두고 시선이 교차한다. 과수원으로 둘러싸인 이 집은 중첩된 공간 너머로까지 시선이 열려 시원하게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사각 디자인 타일이 창과 그 밖의 풍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욕실.
주방에서 바라보는 거실.
주택의 창은 일반적인 벽식 구조의 창에서 벗어나 한옥의 칸 개념을 적용하고자 했다.

Detail. 제주에 어울리는 나무집

제주는 비가 올 때면 강한 바람의 영향으로 빗물이 지붕을 타고 올라간다. 일반적인 목구조 벤트 시스템을 적용하게 되면 빗물이 안으로 타고 들어가 구조와 단열재가 젖어 문제가 심각해진다. 여기에 물매가 낮은 지붕이라면 그 취약함은 배가 된다. 제주의 경관에 어울리는 3/10 이하의 낮은 경사의 지붕을 만들기 위해서는 비바람으로 인해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벤트 시스템을 두지 않고, 대신 지붕과 벽에 이중 단열을 하고 있다. 이 방식은 눈이 많은 북미 일부 지역에서 사용하던 디테일을 변형한 것으로 습기와 빗물 침투를 원천적으로 막고 대신 내부에서 발생하는 결로를 줄여 구조를 건강히 유지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땅과 가까운 집을 지향하지만, 바닥에서 올라오는 습기와 벌레를 차단하기 위해서 높아진 기초는 기단으로 조절하고 토대목이 올라가는 기초의 디테일을 새로 만들었다.

글_ 건축가 이창규, 강정윤 : 에이루트 건축사사무소

이창규, 강정윤이 이끄는 에이루트 건축사사무소는 음악에서 기본이 되는 근본음 ‘a root’처럼 건축의 근본을 탐구하고 기본에 충실하고자 한다. 또한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울리는 고유한 공간은 무엇인지 고민하며, 관찰과 기록을 통해 우리 건축의 가치를 찾아내어 창의적으로 발현해 나가고자 한다. 주요 작업으로는 제주 어머니집, 슬로보트, 고산집, 과수원집 소원재, 청수 목월재, 베케 등이 있으며 2020년에는 고산집으로 제주 건축문화대상 특선을, 2023년과 2025년에 ‘청수 목월재’와 ‘제주 나의 집’으로 대한민국 목조건축대전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각각 수상하였다. 2025년 젊은 건축가상(문체부 장관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www.arootarchitecture.com

구성_ 신기영 | 사진_ 박영채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5년 11월호 / Vol. 321 www.uuj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