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北 주장 군사정찰위성 21일 밤 10시 43분께 포착”
軍 “美·日과 긴밀 공조하며 대비태세 유지”
[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북한이 21일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를 감행했다. 지난 8월 24일 재발사에 실패한 지 89일 만이다. 정부는 앞서 합동참모본부의 대북 경고 메시지를 보낸 만큼 9‧19 군사합의의 일부 효력정지 등 조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밤 “우리 군은 이날 밤 10시 43분께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발사해 백령도 및 이어도 서쪽 공해 상공을 통과한 ‘북 주장 군사정찰위성’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군은 경계태세를 격상한 가운데 미국, 일본과 ‘북 주장 군사정찰위성’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오는 22일 0시부터 30일 자정 사이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일본 정부에 통보한 바 있다.
북한은 지난 5월과 8월 발사를 예고했던 기간 중 첫날 군사정찰위성을 쏘아 올렸으나 각각 2단 엔진 시동 오작동과 3단 비행중 비상폭발체계 오류 등으로 실패한 바 있다.
이에 북한 우주개발국은 빠른 시일 내 오류를 해결해 10월중 세 번째 발사를 단행하겠다고 공언했으나 한 달가량 늦어지게 됐다.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앞서 군 당국은 발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경고했다.
지난 20일 합참은 성명을 통해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북한의 모든 미사일 발사를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며, 우리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도발행위”라며 “북한이 우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강행한다면 우리 군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북한이 9‧19 군사합의를 유명무실화시켰다”며 “우리군의 접적지역 정보감시정찰활동에 대한 제약을 감내하는 것은 군의 대비태세를 크게 저해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실제 발사할 경우 군은 감시정찰활동을 9‧19 군사합의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일부 효력정지 등 보다 직접적인 조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의 이번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이르기까지는 러시아의 기술지원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군 관계자는 전날 북 미사일 개발 경과와 러시아 지원에 대해 설명하면서 “지난 9월 12일 러-북간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간 군사 분야 협력이 심화되고 있다”며 “회담 단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의 인공위성 개발을 돕겠다’고 언급한 것처럼 실제 북한의 3차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지원하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러북 정상회담 이후 러시아 기술진이 북한에 들어간 정황이 있다”며 “주로 엔진계통의 기술지원을 받은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이번에 발사하는 군사정찰위성은 500㎞ 고도에서 운용되는 저궤도 위성일 것”이라며 “김정은이 공개석상에서도 위성을 많이 쏘라고 말한 만큼 다수의 위성을 계속 궤도에 올리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기술 이전 혹은 북한의 러시아에 대한 무기 제공에 대해 우려한다”며 “이 같은 이전은 러시아 스스로 찬성한 복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밀러 대변인은 또 “이들을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면서 “역내 동맹과 함께 북한의 안보 저해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CVN)이 이날 오전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미 해군 제1항모강습단의 항공모함인 칼빈슨함이 한국을 찾은 것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미 항모가 공개적으로 부산에 입항한 것은 지난달 12일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CVN-76)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legend199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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