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샘플이 만든 큰 수출 성과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충청남도가 충남경제진흥원을 통해 추진하는 '국제특송(EMS) 지원사업'은 도내 중소기업이 신시장 개척 초반 및 수출 초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샘플 발송 및 소량 수출에 따른 비용을 지원함으로써 해외 판로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지원사업을 통해 해외시장에서 의미있는 결과를 얻은 충남의 3개의 기업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험난한 국제 정세 속 물류비 지원 받아
2만 2천달러 규모 출하… 美·유럽 호응
홈케어 마사지기 등 의료기기와 건강 생활용품 브랜드를 보유 중인 ㈜진바이오테크가 전년 대비 수출이 110% 성장하며 글로벌 시장 개척에 본격 나서고 있다.
지역 중소기업의 수출 물류비 부담 완화를 위한 충남경제진흥원의 '국제특송 지원사업'이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다.
진바이오테크는 2008년 천안에서 설립한 이후 의료진들을 상대로 한 의료기기 제조 판매에 주력하고 있었다.
한때 영업 대상 회원이 3000여 명에 달할 정도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한다. 의료기기 외에도 건강 생활용품 판매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마사지기 분야에서 국내 최초로 특허를 낼 정도로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은 높았을 때였다. 사업 초창기만 해도 주로 마사지숍을 통해 관련 서비스가 이뤄지던 시절이었다. 홈케어가 가능한 마사지기를 개발하게 된 배경이었다.
국내 판매로 매출이 상승했지만 수출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2017년 글로벌 유통 플랫폼을 통해 제품 판매를 시도했지만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했다.
그러다 '코로나 19' 팬데믹이 발생하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서비스 대상자들이 병원을 꺼리는 상황이 되다 보니 매출이 급격히 하락하기 시작했다.
판매 루트 다양화를 위해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린 이유다. 이때 회사 측은 코트라를 비롯한 기관들을 찾아다니며 지원 사업에 참여했다. 실제 2021년부터 3년 동안 코트라의 해외지사화 사업에 참여하면서 일본 시장 생태계를 배워나갔다.
비슷한 시기 충남경제진흥원의 '자율 선택형 패키지 지원 사업'을 통해 수출 타겟 신제품 개발에도 성공한다. 다양한 바이어를 만나며 강도 조절과 물류비 저감을 위한 맞춤형 제품 설계를 시도했다.
고객들의 요구에 맞는 제품들은 시장에서 통했다. 일본은 물론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시장에서도 샘플 계약이 이뤄졌다. 올해는 6개국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간접수출 포함 총 13건의 제품 출하가 진행됐다.
하지만 국제 정세는 기대처럼 원만하게 돌아가지 않았다. 러우 전쟁과 미중 갈등에서 촉발된 부정적 기류가 물류비 증가로 이어졌다. 바이어 입장에서는 물류비 부담으로 선뜻 물량을 주문하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다.
심혈을 기울인 해외 시장 개척이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한줄기 빛처럼 찾아온 것이 '국제특송 지원사업'이다. 중소기업 입장에서 부담될 수 있는 물류비를 어느 정도 지원받게 된 셈이다.
이러한 지원사업을 통해 진바이오테크는 올해 전년 대비 110% 성장한 2만 2000달러 규모 출하를 완료했다. 특히 합리적 가격 제안이 가능해지면서 신규 거래선 발굴 및 수출 확대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화정 대표는 "처음에는 아시아 국가 쪽에서 반응이 좋았는데 최근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수요가 생기고 있다"면 "진흥원의 지원 덕분에 첫 거래뿐만 아니라 대규모 정식 수출 계획으로 확장이 가능했다. 앞으로도 더욱 많은 수출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단백질쉐이크·대체식품 통해 ESG실천
북미서 성과… 해외 수출 판로 확대 속도
푸드테크 스타트업 ㈜휴닉이 지속 가능한 먹거리를 앞세워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휴닉은 '음식을 통해 지속 가능성을 해결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성장 중인 기업이다.
건강하고 맛있는 식물성 식품을 통해 소비자의 일상 속 선택을 변화시키겠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휴닉은 단순히 대체식품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식품이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고민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핵심 사업은 식물성 단백질 기반 단백질쉐이크 및 대체식품 개발이다. 최근 글로벌 식품 시장에서는 지속 가능성, 웰니스, 윤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으며, 휴닉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제품 개발 과정에서 '성분·맛·철학'이라는 명확한 기준을 설정하고, 이를 모든 제품에 일관되게 적용하고 있다.
휴닉은 제조부터 연구개발(R&D), 브랜딩, 유통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직접 운영하는 수직 통합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시장 반응에 대한 빠른 피드백과 신속한 제품 개선이 가능하며, 스타트업 특유의 민첩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는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 진출 시 요구되는 품질 관리와 브랜드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에도 강점으로 작용한다.
휴닉은 2023년 천안 그린스타트업타운에 입주한 뒤 제품 고도화와 본격적인 해외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지원사업을 통해서는 한국에서 제조한 제품을 북미 시장에서 신속하게 테스트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를 통해 초기 물류비 부담을 낮추고, 실제 구매 데이터를 확보해 제품 개선과 마케팅 전략을 빠르게 조정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휴닉은 샘플 수출을 시작으로 대량 수출까지 성공하며 국제특송 지원사업 우수 사례로 평가받았다. 이는 스타트업의 핵심 경쟁력인 '빠른 학습과 실행'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진 사례로 꼽힌다.
이 같은 성장 배경에는 조직 문화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휴닉 팀은 빠른 실행력과 깊은 책임감을 바탕으로 움직이며, '정직함·투명함·탁월함'을 핵심 가치로 삼아 협업한다. 이러한 문화는 제품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휴닉은 고객 반응을 통해 브랜드 방향성에 대한 확신을 얻고 있다. 특히 비건(채식주의자)이 아닌 일반 소비자가 휴닉 제품을 맛본 후 "더 맛있고 건강하다"고 평가하며 지인에게 공유하고, 그 지인이 다시 구매 인증을 남긴 사례는 휴닉 내부에서 회자된다. 휴닉은 이를 두고 "고객의 일상 속 작은 선택 변화가 가장 큰 동기부여"라고 설명한다.
향후 1~3년 내 식품업계의 파타고니아로 자리 잡는 것이 휴닉의 목표다. 이를 위해 식물성 먹거리에 대한 인지도를 확대하고, 세일즈·마케팅 인력을 집중적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해외 시장에서는 미국과 캐나다 등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단계적 확장 전략을 추진할 방침이다.
박진아(31) 휴닉 대표는 "파타고니아가 의(衣)를 통해 지속 가능성을 실천해 왔다면, 휴닉은 식(食)을 통해 바뀐 미래를 만들고자 한다"며 "믿고 선택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되고, 50년 이상 사랑받는 식물성 식품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치킨 소스·염지제·파우더 식당에 공급
K-FOOD 인기 힘입어 글로벌 러브콜
한국인의 소울푸드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여러 답변이 있을 수 있지만 '치킨'이라는 것에 반론을 제기할 사람이 있을까? 어린 시절 아버지 월급날이면 종이봉투에 담아오던 통닭의 고소한 냄새부터 양손과 얼굴에 양념을 묻혀가며 먹었던 양념치킨, 하루일과를 마치고 동료들과 함께하는 치맥은 한국인의 영혼을 위로하는 음식이다.
그래서일까 수없이 많은 치킨 브랜드가 새로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지금 치킨 업계서 30년 이상 굳건히 자리를 유지하는 상경F&B가 글로벌 소울푸드 업체로의 성장을 꿈꾸고 있다.
3대째 이어오고 있는 상경F&B는 1962년 논산시 연무읍에서 신기농장으로 출범했다. 먹거리가 부족했던 그 시절 양질의 닭을 공급하겠다는 신념으로 시작한 농장은 1985년 상경 식품으로 상호를 변경하면서 본격적인 식품회사로의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겐스빌 치킨, 신기한닭, 정정당닭 등 굵직한 치킨 프랜차이즈를 론칭하면서 업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직접 소비자를 상대하는 B2C 비즈니스 방식의 한계를 느끼자 과감히 B2B방식으로 사업의 방향을 틀었다.
프랜차이즈 사업을 통해 터득한 각종 치킨 소스와 염지제, 파우더를 대형프랜차이즈는 물론 단체급식, 식당 등 자영업자들에게까지 판매하기 시작하며 2014년 현재의 상경F&B로 거듭나게 됐다.
상경F&B는 치킨 소스뿐 아니라 한식 소스까지 판매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를 위해 별도의 연구소를 설립하면서 기술 연구에 박차를 가한 결과 현재 1000개 가량의 소스 레시피를 보유 중으로 대형프랜차이즈 18곳에 제품을 제공하고 있으며 유통거래처만도 350여 개에 이르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은 상경F&B를 다시 한번 성장시키는 기회가 됐다. 집합금지 조치로 인해 음식점과 단체급식이 사실상 중단되자 집밥을 겨냥하고 가정용 소스를 출품하며 직접 소비자를 겨냥한 것이 주효했다.
'Funtable'이라는 자체 유통몰을 열고 대형업체에만 공급했던 소스를 일반인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소스를 이용한 각종 음식 레시피도 함께 제공하며 많은 이들이 집에서도 전문점 못지않은 음식을 맛볼 수 있게했다.
이제 상경F&B는 세계 진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 2016년부터 중국을 시작으로 세계시장 공략을 준비했다. 최근 한류열풍으로 인해 K-FOOD가 유행을 타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유럽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전 세계 17개국에 수출 및 기술제휴가 이뤄지고 있으며 특히, 미국 최대 유통 사이트인 아마존에서는 치킨소스 부분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판매량은 수출량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2023년 230만 불을 기록했던 실적은 2024년 240만 불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지난해 이상의 실적을 기대하는 등 해마다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충남경제진흥원의 '국제특송(EMS) 지원사업'이 큰 도움이 됐다. 사업은 충남 도내 기업들의 신시장 개척 초반 및 수출 초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샘플 발송 및 소량 수출에 따른 비용을 지원하는 것으로 소스류 특성상 해외 바이어들에게 샘플을 보내는 것이 필수인 상경F&B에게는 큰 도움이 됐다. 실제 올해는 해당 사업을 통해 네덜란드 진출이라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이같은 성과에 힘입어 내년에는 중동·유럽 등 전략 시장 3개국 이상 신규 진출을 추진하고, 수출국가 수 18개국 이상 확대 및 수출액 30% 이상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광희(47) 대표는 "상경에프앤비는 2026년을 농식품 수출전문조직 역량 고도화의 원년으로 설정하고, 소스·시즈닝 제품을 기존 전략 품목으로 육성함과 동시에, 조리 편의성과 현지 수요를 반영한 밀키트 제품군을 신규 수출 전략 품목으로 추가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미국·중국 등 기존 주력 시장의 안정적 확대와 함께 지속 가능한 수출 성과 창출 구조를 확립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경제진흥원의 '국제특송(EMS) 지원사업'은 2026년에도 이어질 예정으로 수출에 관심있는 도내 기업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천안=김경동 기자 news122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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