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유럽 축구에서 PSG는 독보적입니다. 성적, 인지도, 인기를 가파르게 끌어 올렸죠. 그 동력은 다름 아닌 ‘오일 머니’.
지난 월드컵 우승팀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 준우승팀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 또 다른 우승 후보로 꼽혔던 브라질의 네이마르까지. 한때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세 명에게 같은 유니폼을 입혔던 팀이 PSG입니다.

브랜드로서의 PSG 역시 흥미로워요. 패션과 문화·예술을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거든요. PSG의 유니폼은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회자돼요.
PSG는 어떻게 축구에 관심 없는 이들의 마음까지 두드렸을까요?
Chapter 1. 지상 최고의 선수들, 파리에 모이다
PSG는 1970년 파리에서 창단됐어요. 유럽 리그에선 비교적 젊은 구단이죠.
특히 PSG는 프랑스 리그와 컵 대회를 통틀어 최다 우승 기록을 가졌어요. 재밌는 건 총 우승 중 과반수가 근 10년 안에 몰렸다는 거예요. 2011년이 변화의 시작이었죠.
카타르 왕족 자본을 앞세운 카타르 스포츠 투자청이 PSG의 대주주가 됐거든요. 이때부터 막대한 오일 머니가 PSG에 흘러들어오기 시작해요.
곳간이 두둑해진 PSG. 최고의 선수들부터 모읍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에딘손 카바니, 앙헬 디 마리아.
2012-2013 시즌부터 이름 값 높은 선수들이 PSG 유니폼을 입었죠. 덕분에 PSG는 4년 연속 리그앙 우승을 거머쥐었어요.

혹여 우승을 놓치면 곧바로 전력을 보강했어요.
2017년 준우승 뒤엔 네이마르와 음바페를, 그 이후엔 메시를 데려왔습니다. 지난 10년간 선수 영입에 쓴 돈만 약 1조 6000억원.
공격적인 투자로 PSG는 ‘이기는 팀’이 됐어요. 팬들의 충성도와 함께 구단 수익도 껑충 뛰어올랐죠. 연수익은 7억 달러로 증가했어요.
굿즈 판매 수익은 6배 이상 증가해 약 876억을 넘겼고, 좌석당 수입도 유럽에서 가장 높아요. PSG의 현재 가치는 약 4조3000억원 이상입니다.
Chapter 2. '이기는 팀'에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되다
몸값 높은 선수들과 최다 우승 기록, 그리고 높은 수익까지. PSG는 확실히 잘나가는 구단이 됐습니다. 그런데, 축구를 잘하는 팀이 되는 건 PSG의 큰 그림에서 첫 단계에 불과했대요.
2011년 부임한 나세르 알 켈라이피 신임 회장은
PSG 인수 당시 이렇게 말했습니다.
“앞으로 몇 년간 PSG를 훌륭한 팀이자 강력한 브랜드로 만들겠습니다.
팬들이 자부심을 느끼게 할 것입니다.”
_나세르 알 켈라이피 PSG 회장
켈라이피의 목표는 단순히 '이기는 팀'이 아니라 처음부터 널리 사랑받는 ‘글로벌 브랜드’였던 거죠.
PSG의 브랜딩 전략의 핵심 키워드는 ‘파리’.
켈라이피 회장의 목표는 PSG를 파리를 대표하는 간판 브랜드로 만드는 겁니다. MLB의 뉴욕 양키스나 NBA의 시카고 불스처럼요.
“파리는 PSG라는 단 하나의 축구 클럽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드리드나 런던은 두 개 이상을 가졌지만요.
파리의 유일한 대형 클럽으로서, 국제적인 위상의 클럽을 만들 기회로 보고 있습니다.”
_나세르 알 켈라이피 PSG 회장

파리는 브랜딩에 활용하기에 매력적인 소스죠.
파리 하면 뭐가 떠오르세요? 패션, 음악과 미술, 미식 같은 문화적 자원이 풍성해요. ‘파리지앵’이라고 하면, 왠지 우아하고 세련된 이미지가 떠오르기도 하고요.
그럼 PSG는 파리라는 도시의 매력을,
어떻게 축구팀 브랜딩에 녹여냈을까요?
컬래버레이션이에요. 특히 스포츠 영역 바깥의 브랜드들과 활발히 손잡았어요. 그 중심엔 PSG의 CBO 파비앙 알레그레가 있었죠. 음악 업계에서 일하던 그는 2008년 PSG에 합류, 브랜딩을 이끌어 오고 있습니다.
“패션, 스타일, 디자인, 우아함은 파리의 특징입니다. 우리는 파리의 DNA, 그 뿌리와 정체성, 독창성을 그대로 활용하죠.
파리라는 도시는 우리에게 강력한 크리에이티브 콘텐츠를 갖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될 수 있는 역량을 제공해요."
_파비앙 알레그레 PSG CBO
Chapter 3. 패션위크 런웨이에 오른 축구팀

2017년, 디자이너 브랜드 코셰와의 컬래버레이션이 대표적이에요. 심지어 파리 패션위크에서 모델들이 입고 런웨이에 섰죠.
상의는 유니폼이지만 골반 아래로는 드레스인 모델이 눈에 띄어요. 런웨이에 공개된 의상들은 모두 리폼된 작품이에요. 유니폼을 과감하게 자르고 이어붙여 만들었죠.
이런 패션을 ‘블록코어Blokecore’라고 해요. 경기를 관람할 때 응원하는 팀의 유니폼을 입는 문화가 MZ세대의 패션으로 자리 잡았죠.
패션에서 가능성을 본 PSG. 인도 출신의 디자이너 마뉘시 아로라와 손잡고 스포티한 콘셉트의 여성복을 만들어요.
PSG 로고와 클럽의 상징색인 네이비 블루, 네이마르 같은 간판 선수들의 이미지를 디자인 요소로 넣었죠. 이 역시 파리 패션위크에 올랐습니다.

2023년 5월에는 경쾌한 비치웨어 컬렉션을 내놓기도 했죠. 미국 마이애미 출신의 디자이너 에스테반 코르타자가 디자인했어요.
“우리의 목표는 사람들이 ‘PSG’를 입게 하는 거예요. 뉴욕에 가서 뉴욕 양키즈 모자를 산다고, 모두가 야구팬은 아니죠. 뉴욕에 가면 그냥 그 모자가 갖고 싶잖아요.
우리는 사람들이 파리에 와서 PSG 제품을 구매하길 원합니다. 그저 멋지다는 이유로요.”
_파비앙 알레그레 PSG CBO
패션에서만 경계를 넘나들었냐고요? 록 밴드 롤링스톤즈의 유럽 투어를 기념해 의류와 잡화를 출시하기도 했어요. PSG 유니폼 뒷면에 등번호 대신 롤링스톤즈의 혓바닥 심볼이 큼직하게 들어갔죠.
지난해 1월엔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 유니폼 숍도 냈어요. ‘파리 생제르맹 부티크’예요. 이 매장 한편에는 음료 테이크아웃 코너가 있어요.
비건 F&B 브랜드 ‘와일드 앤 더 문’의 디톡스 음료를 구매하는 숍 인 숍이에요. 젊은 파리지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죠.
스포츠 업계 경험이 전혀 없던 알레그레. 그 덕분이었을까요? PSG는 전에 없던 방향으로 브랜드를 발전시킬 수 있었어요.
“우리는 축구팀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와 동일한 전략을 발전시켰습니다. 우리 팬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음악, 예술, 패션의 혼합입니다. 건강한 음식이기도 하고요.
우리는 팬들의 모든 관심사를 다루기 위해 노력합니다. PSG의 사명은 새로운 세대의 클럽이 되는 거예요.”
_파비앙 알레그레 PSG CBO
Chapter 4. 에펠탑의 자리를 내어주고 얻은 것

PSG의 잇따른 컬래버레이션의 정점은 나이키 에어 조던 컬래버입니다. 축구 클럽 최초로 PSG는 조던과 파트너십을 맺었죠.
“PSG와 나이키는 30년 동안이나 파트너였어요. 달라진 게 있다면, 10~20년 전과 달리 PSG의 존재감이 커졌다는 것이죠.
오랜 파트너와 혁신할 기회를 생각해 봤어요. 그러다 세계 최고 스포츠인 축구에 아직까지 진출하지 않은 조던을 발견한 거죠.”
_제롬 드 쇼낙 PSG 미주 지역 관리 이사
이 역사적인 조합은 차례차례 영화 티저처럼 공개됐어요. 첫 시작은 PSG가 2018 프랑스컵에서 우승한 직후였어요. 온라인으로 운동화 사진이 하나가 공개됐죠. 사진 속 신발은 나이키의 에어 조던 5 모델.
조던5에 들어간 PSG 로고가 재밌어요. 원래 PSG 로고에는 에펠탑이 그려져 있어요. 그런데 이 에펠탑 대신 조던의 점프맨 심볼이 박혔죠.
티저는 이게 다가 아니었죠. 팝스타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래퍼 트래비스 스캇이, ‘PSG x 조던’ 로고의 옷을 입고 무대에 올랐거든요. PSG와 조던 팬들의 궁금증은 더 커졌어요.
에펠탑은 파리의 정체성과도 같잖아요. 그런 에펠탑을 지운다는 건, PSG로서는 도전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기꺼이 그 자리를 내어준 덕분일까요. 마침내 제품이 공개되자.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어요.
“조던과 협업한 유니폼은 믿기지 않을 정도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출시 후 첫 주말에만 4만 장이 팔렸으니까요.
특히 북미 팬들의 반응은 우리 클럽이 처음 겪어보는 것이었어요.”
_제롬 드 쇼낙 PSG 미주 지역 관리 이사
2019년 PSG 유니폼 판매 또한 껑충 뛰었어요. 구단 역사상 최초로 유니폼 판매 100만 장을 돌파했죠. 미국에서만 판매량이 470% 증가했습니다.
‘PSG x 조던’ 컬래버는 규모를 더 키워가고 있어요. 유니폼 형태를 넘어, 후드티·재킷·운동화 등 라이프스타일 라인으로 확장됐죠.
신제품 출시 때마다 오픈런이 일어요. 샹제리제의 PSG 유니폼 숍과 홈구장 '파르크 데 프랭스' 앞으로 줄이 늘어서곤 하죠.
PSG는 기세를 몰아, 2019년 5월 뉴욕 지사를 차립니다. 카타르, 싱가포르에 이어 세 번째 글로벌 전초기지였죠. 과연 축구 불모지나 다름없는 미국에서, 파리의 DNA가 작동할런지 두고 볼 일입니다.
문득 저도 생제르맹 유니폼을 입고 홈구장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들 좋아하는 축구 팀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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