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 금가분리 완화 시사… 금융사·거래소 합종연횡 가속
금융 당국이 금융권의 가상시장 참여 제한 규제인 ‘금가분리(금융과 가상 자산 분리)’ 완화를 시사하면서 대형 금융사와 거래소 간 합종연횡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금융 당국은 가상자산 거래소의 지배구조 개선과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서라도 대형 금융사들의 경영 참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 당국은 하나금융지주의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지분 인수를 계기로 금가분리 규제 문제를 점검하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시장 환경이 달라졌고 가상자산 제도화 입법도 추진되고 있는 만큼 변화된 상황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며 금가분리 규제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금융 당국 내에서는 가상 자산 거래소의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대형 금융사의 시장 참여를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가상 자산 거래소가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법)을 통해 제도권 금융사로 편입되는 만큼 대형 금융사와의 협업으로 내부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금융 당국 고위 관계자는 “가상 자산 거래소의 내부 통제 시스템은 아직 갈 길이 멀다. 기존 금융사 수준의 내부 통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금융 당국 관계자도 “거래소들이 내부 통제를 강화하고 대주주 지분 제한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대형 금융사의 지분 투자를 많이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미 대형 금융사들은 연이어 가상 자산 거래소 지분 투자에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은 비금융 계열사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코빗 지분 92.06%를 인수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업계에선 미래에셋그룹이 금가분리 규제를 피하기 위해 인수 주체로 미래에셋컨설팅을 내세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금융지주도 코인원 지분 약 20%를 확보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한화투자증권도 두나무 지분율을 기존 5.93%에서 9.84%로 확대할 예정이다.

금가분리는 2017년 범정부 가상 자산 대책 시행 이후 금융사의 가상 자산 직접 보유나 거래소 지분 투자 등을 제한한 일종의 ‘그림자 규제’다. 법률이나 감독규정에 명시된 개념이 아니라 유권해석과 행정지도 등을 통해 유지한 규제다.
최근 글로벌 주요국들이 가상자산의 제도권 금융 편입을 본격화하면서 금가분리도 낡은 규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황현철 홍익대 교수는 “이분법적 규제보다는 전통 금융의 리스크 관리 체계 내에 가상 자산을 선별적으로 편입하고 기존 업자에게도 참여 기회를 부여해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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