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범경기 타율 0.129(31타수 4안타). KIA 타이거즈의 아시아쿼터 제리드 데일(26)을 향해 팬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아시아쿼터로 야수를 뽑은 게 말이 되냐", "차라리 불펜 투수를 데려왔어야 했다"는 성토가 이어졌고, 일부 팬들은 시즌 중 교체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런데 정규시즌이 시작되자 데일은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9경기 연속 안타, 타율 0.324(34타수 11안타), OPS 0.807. 연봉 15만 달러(약 2억원)짜리 선수가 이 정도면 대박 아닌가.
이범호 감독 "국내선수들도 데일 좀 배워라"

9일 삼성전이 우천 취소된 뒤 이범호 감독은 데일에 대한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참 감사한 선수다. 방망이도 정말 짧게 잡고, 어떻게든 나가려고 하고, 어떻게든 치려고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며 "우리 팀 국내선수들 중에서 저런 선수들이 빨리빨리 나와야 된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했다.

데일은 아마미오시마 스프링캠프부터 성실한 훈련 자세로 칭찬을 받았다. 국내선수들에게 많이 묻고 한국야구를 이해하려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는 평가다. 이범호 감독은 "지금 정도면 너무 베스트인데, 지금보다 조금 덜 잘해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80억 박찬호 vs 2억 데일

데일의 몸값은 약 2억원이다. 지난 시즌 종료 후 80억원 FA 계약으로 두산으로 떠난 박찬호의 40분의 1 수준이다. 물론 데일이 박찬호의 공백을 100% 메우긴 어렵다는 평가지만, 지금 경기력만 보면 크게 뒤지지 않는다.

타구가 잘 뜨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지만, 이범호 감독은 따로 어드바이스를 하지 않았다. 데일이 배트를 짧게 잡고 출루에 집중하는 '팀 퍼스트' 마인드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선수에게서 보기 힘든 태도다.
팬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갑론을박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데일을 두고 여전히 의견이 갈린다. "연봉 2억인데 이 정도면 평균 이상", "팀이 망해서 그렇지 데일은 잘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있는 반면, "아시아쿼터로 불펜 투수를 데려왔어야 했다", "타격은 괜찮은데 수비 판단 미스가 아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팬들은 "유격수 대안이던 선수들이 부상으로 나가떨어져서 데일 없으면 시즌 못 치른다"며 "아직도 아시아쿼터 불펜 타령하는 사람들은 현실을 모르는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범호 감독은 "경기를 치르면 치를수록, 리그에 적응하면 할수록 본인이 가지고 있는 색깔의 야구도 펼칠 수 있을 것"이라며 데일의 성장 가능성을 점쳤다. 시범경기 때 바꾸라고 난리치던 팬들은 데일이 팀에 꼭 필요하다는 것을 이제 좀 인정할 때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