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한 자루로 시간을 건넌 소녀 [.txt]

한겨레 2026. 3. 6.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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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숲이 화면을 가득 메운다.

소녀는 신부가 되어 섬을 떠나려 했지만, 노 하나로는 바다를 건널 수 없었다.

그러나 주저앉는 대신 숲으로 들어가 늪에 빠진 사냥꾼을 구한다.

소녀를 섬 밖으로 데려간 것은 더 나은 조건이 아니라, 멈추지 않은 시간과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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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그림책 명장면 50+ (64) 노를 든 신부

짙은 숲이 화면을 가득 메운다. 짙은 초록과 어두운 갈색이 겹겹이 쌓여 길을 좀처럼 내주지 않는다. 거친 붓질의 나무들은 빛을 삼킨 벽처럼 서 있다. 그 사이로 얼룩진 흰 드레스의 소녀가 지나간다. 손에는 숲과 어울리지 않는 노 하나가 들려 있다.

소녀는 신부가 되어 섬을 떠나려 했지만, 노 하나로는 바다를 건널 수 없었다. 그러나 주저앉는 대신 숲으로 들어가 늪에 빠진 사냥꾼을 구한다. 그날 이후 소녀의 질문은 바뀐다. ‘갈 수 있는가’에서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는가’로. 노 하나로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넓혀 가며, 그 과정에서 자기 길을 만든다. 결국, 섬을 떠날 기회도 그 길 위에서 찾아온다.

노를 든 신부 l 오소리 글·그림, 이야기꽃(2019)

소녀를 섬 밖으로 데려간 것은 더 나은 조건이 아니라, 멈추지 않은 시간과 선택이었다. 달라진 건 세상이 아니라 소녀가 시간을 건너는 방식이었다. 변화는 아직 건너지 못한 오늘을 끝까지 살아 내는 자리에서 시작된다.

장영아 사단법인 한국학교사서협회 경남지부장

0세부터 100세까지, 모두가 읽고 즐기는 그림책 문화를 만들고자 ‘2025 그림책의 해 추진단’과 한겨레가 함께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을 기획해 연재해왔습니다.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라는 이름으로 명장면을 추가로 선정해 소개합니다. 자세한 정보는 ‘책의 해 홈페이지’(bookyear.or.kr)를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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