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환자분들을 뵈어 오면서 가장 안타까운 것이 바로 술과 관련된 질병입니다. 요즘 MZ 세대에는 술 회식 문화가 많이 사라졌다고 하지만, 기성세대는 술 회식 문화로 많이 자리잡아 있었고, 술을 안 드시는 분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잦으면 매일, 적어도 주 1회 이상 반주를 오랜 기간 동안 해오신 환자분들이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오랜 친구, 지인, 직장 동료를 만나는 약속에서는 술자리가 빠지지 않기에 자연스럽게 술을 접해왔을 것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알코올의 유해성에 대해 다뤄 보겠습니다.
알코올과 관련된 장애는 알코올중독(Alcoholism)과 알코올치매(Dementia Alcohol)가 있습니다. 슬프게도 구글에 ‘알코올 중독’(Alcoholism)을 검색했을 때, 첫번째 뜨는 연관 검색어는 ‘한국에서의 알코올중독’(Alcoholism in Korea)입니다. 이어 빈번한 횟수의 연관된 질문들이 ‘한국에서 알코올중독은 큰 문제인가요?’(Is alcoholism a big problem in Korea?), ‘한국인의 몇 퍼센트가 술을 마시나요?’(What percentage of Koreans drink alcohol?), ‘한국인은 알코올 내성이 더 높나요?’(Do Koreans have higher alcohol tolerance?) 등이었습니다. 이처럼 전세계가 알고 있는 한국의 알코올중독 문제와 술 문화, 좀 더 세부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한국 술 문화 중 하나는 ‘혼술’입니다. ‘혼술’이란 ‘혼자서 술을 마시다.’라는 뜻으로 많은 직장인들이 퇴근 후 혼자 술을 마시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혼술’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마시는 것보다 더 해롭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실제 연구에 따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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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술을 마시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마시는 사람들보다 더 많이, 더 자주 술을 마신다고 합니다.
더 자주 마시고 많은 양을 마실수록 알코올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알코올 의존성이 높아지면 이성적 사고 및 판단이 어려워지고, 기억력, 집중력이 저하되며 알코올을 절제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집니다.
사진_ freepik
알코올 중독과 공격성이 얼마나,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 아시나요? 알코올을 마시면 뇌에 치명적입니다. 뇌 기능 중에서도 특히 전두엽의 역할이 저하됩니다. 전두엽은 충동을 억제하고 조절하는 기능과 이성적인 판단과 결정하는 기능의 역할을 합니다. 술로 인해 전두엽의 활동이 저하되면 사회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하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공격적으로 나오는 것입니다. 술을 마신 이후 감정적으로 반응하고 싸움이 더 쉽게 일어나는 것도 전두엽 기능 저하 때문입니다. 그만큼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실수와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을 높입니다.
더 문제인 것은 우리의 몸이 알코올을 해독하고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입니다. 아직 회복하기도 전에, 해독하기도 전에 술을 지속적으로 많이 마신다면 전두엽 및 뇌 기능 저하는 더욱 심해지며, 알코올 치매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 검사를 할 때, 주로 70대 이상의 고령의 환자분들이 찾아옵니다.
예외적으로 매우 젊은 20대에서 40대 환자분이 기억력 문제로 내원했을 때 대부분의 원인은 알코올 중독입니다. 깜빡깜빡 하는 일이 잦아지고, 술 마신 기억이 안 나다가 중요한 것들까지도 잊어버리는 것입니다. 과도한 음주로 해마가 쪼그라들어서 기억력 손상이 이미 일어난 경우입니다. 술을 얼마나 마시든 무슨 종류의 술을 마시든 단 한 잔의 술이 뇌에 영향을 끼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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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공단에서는 한국 성인 남성의 경우 1주일에 8잔 이하, 한 번 마실 때 최대 3잔 이하, 성인 여성은 1주일에 4잔 이하, 한 번 마실 때 최대 2잔 이하로 마시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2015).
알코올 중독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시다면 가까운 의원에서 진료를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서울역마음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정희주 원장
참고 자료
1.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7752144/#:~:text=Approximately%2050.8%25%20of%20men%20and,all%20alcohol%20consumption%20%5B2%5D.
2. https://m.health.chosun.com/svc/news_view.html?contid=2022010301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