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에’ 대신에 ‘쪼개기’…넷플 성공전략 대세 될까

김은성 기자 2023. 3.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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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1 공개 후 두 달 뒤에 파트2 공개
첫 주 영어·비영어권 모두 1위 기록
‘몰아보기’ 뒤집고 구독자 잡기 성공
티빙·디즈니+ 등 유사 편성 증가세
“연진아, 기다렸어” 더 글로리 ‘대박’ 공개 첫 주 시청 시간이 1억2000만시간을 넘긴 <더 글로리> 파트2. 넷플릭스 홈페이지 캡처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인 <더 글로리>가 파트 2까지 인기몰이를 하면서 ‘쪼개기 공개’ 방식이 확산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른바 ‘파트제’로 불리는 쪼개기 편성은 OTT 업체가 제작을 끝낸 후 한 번에 풀어도 될 콘텐츠를 일정 기간 후 공개하는 방식이다. ‘몰아보기’ 유행을 만든 넷플릭스가 기존 정책을 뒤엎고 선보인 쪼개기 공개가 재미를 보면서 OTT 업계에 대세로 자리 잡을지도 주목된다.

<더 글로리>는 사전 제작을 마친 16부작인데 공개할 때는 파트 1·2로 나눠 방영됐다. 지난해 12월30일 파트 1 방영 후 두 달여 만인 이달 10일 파트 2를 공개했다. 하루에 몰아본 후 타 OTT로 이동하는 구독자들을 묶어두기 위한 전략이란 평가가 나온다. “정주행을 시장에 정착시킨 넷플릭스의 ‘구독자 낚시질’이 점점 노골화하고 있다” “드라마의 흐름이 끊겨 김이 샌다” 등, 올 초 파트 1을 본 이들의 반발이 사회관계망서비스(SMS)에서 폭주했다. 아예 파트 1은 안 보고 있다가 파트 2가 나오자 몰아서 본 이들도 적잖다.

넷플릭스는 시장 진입 당시 TV와 달리 공개일에 모든 회차를 하루에 방영하는 차별화 전략으로 구독자를 끌어모았다. 몰아보기라는 새로운 시청 형태는 넷플릭스가 TV를 넘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급성장한 이유로도 꼽힌다.

구독자의 반발에도 붙잡아두는 넷플릭스의 ‘록인(Lock-in) 효과’는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 글로리> 파트 2는 공개 첫 주에 시청 시간이 1억2000만시간(3월6∼12일 기준)을 넘기며 영어와 비영어, TV와 영화 부문을 통틀어 전체 1위에 올라섰다.

넷플릭스 앱의 한국 사용자도 최대치를 찍고 있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는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안드로이드와 iOS)를 조사한 결과 올해 1월 넷플릭스 앱 사용자 수는 1279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파트 1 공개 전인 지난해 11월(1116만명)과 비교하면 15%가 늘었다.

이달 파트 2가 방영된 것을 감안하면 사용자 수는 더 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쪼개기 공개는 국내외 OTT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위기의식을 느낀 넷플릭스가 구독자를 붙잡아두고 작품의 화제성을 이어가기 위해 선택한 궁여지책으로 보인다”며 “이번 성공으로 앞으로도 인기가 예상되는 작품에는 유사한 전략이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밖에 디즈니 플러스의 <카지노>, 티빙의 <아일랜드> 등 경쟁사에서도 쪼개기 공개가 느는 추세다. 콘텐츠의 화제성을 이어가고 플랫폼의 인지도를 높여 가입자를 늘리기 위한 전략이다.

제작된 콘텐츠를 어떻게 공개할 것인가는 작품별 편성 전략이라는 의견도 있다. OTT 업계 관계자는 “공개 방식 변화에 대한 구독자들의 반감도 적지 않아 콘텐츠의 경쟁력이 부족하면 쪼개기가 오히려 부정적 효과를 낼 수 있다”며 “공개 방식에 따라 장단점이 명확해 작품별 특성과 경쟁사 현황 등에 따라 편성을 한다”고 밝혔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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