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트렌디하고 감각적인 인테리어의 최전선. 다채로운 상업 공간의 설계와 스타일링 중 주택에 적용할 만한 사례를 꼽아 디테일을 들여다본다. 이번에 소개할 장소는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그라미치 플래그십 스토어’이다.
패널 틈 사이로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는 행잉 시스템
미국 캘리포니아의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그라미치’는 1980년대에 야외 활동복을 중심으로 시작해 지금은 어반 스타일 패션 브랜드로서 자신만의 확고한 색깔을 이어가고 있다. 한남동에 조성된 플래그십 스토어는 국내에서 그라미치가 직접 운영하는 유일한 매장으로 그만큼 상징적인 공간이다.
프로젝트를 진행한 더퍼스트펭귄 최재영 대표는 그라미치가 지닌 두 가지 정체성을 하나의 장소에 녹여내기 위해 석재와 나무 합판이라는 마감재를 선택했다. 한쪽에는 클라이밍을 표현하는 암벽을, 한쪽에는 도심 속 빌딩 숲을 은유적으로 나타낸 합판 패턴을 적용해 한눈에 브랜드의 스토리를 파악할 수 있도록 연출했다. 또한 여러 번 방문해도 질리지 않는, ‘지속 가능한’ 공간을 만들고자 다양한 요소들을 고민했다. 전체적으로 차분한 톤을 유지하고, 자칫 압도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석재의 색깔이나 쪼갬의 정도를 조절했다. 암벽 월은 매장의 정면이 아닌 옆에 배치해 돌의 이미지가 너무 도드라지지 않게 구성했다.
“공간의 주제는 사실 암벽도 아니고 빌딩 숲도 아니고 틈입니다.”합판과 석재 패널 사이사이에 벌어진 틈은 이 공간의 숨겨진 주인공이다. 의류 매장에서 행잉 시스템은 시즌마다 계속해서 바뀌어야 하는데, 석재와 합판 패널들 사이에 채널(찬넬) 시스템을 설치해 필요에 따라 행잉 바를 옮겨 달 수 있는 체계를 완성한 것이다. 다양한 패션 아이템을 전시할 수 있도록 와이어를 매달거나 여러 개의 바를 이용해 선반을 조성하기도 했다.
공간 디자인_ T-FP | http://t-fp.kr
브랜드_ GRAMICCI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27가길 22 B1 https://gramicci.kr
기획_ 조재희 | 사진_ 홍기웅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4년 12월호 / Vol.310 www.uuj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