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패 당했던’ 이란, 슬픈 국민들에게 유럽 상대 첫 승 선물 [카타르월드컵]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입력 2022. 11. 25. 21:51 수정 2022. 11. 2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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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전 2-6으로 대패를 당했던 이란이 끝까지 포기 하지 않고 투지 넘치는 경기를 펼쳤다.

결국 경기 종료 3분 전, 추가시간에만 연속해서 2골을 터뜨려 웨일스에 승했다. 어수선한 상황으로 슬픔에 빠진 국민들에게 월드컵 사상 유럽 상대 첫 승리를 안겼다.

이란은 25일 오후 7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에 위치한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 웨일스와의 경기 후반 추간 시간 나온 연속골에 힘입어 2-0, 승리를 거뒀다.

이란이 경기 종료 3분 전 터진 연속 극장골에 힘입어 웨일스에 극적인 2-0 승리를 거두고 대회 첫 승과 역대 월드컵 역사상 유럽 상대 첫 승리를 신고했다. 사진=DOHA, QATAR ⓒAFPBBNews = News1
이로써 잉글랜드에 1차전 2-6으로 대패를 당했던 이란은 극적인 승리로 승점 3점을 획득하며 벼랑 끝에서 살아났다. 조별리그 전적 1승 1패. 반면 웨일스는 미국에 이어 이란을 상대로도 무승부를 눈앞에 뒀지만 경기 종료 직전 실점을 허용하면서 승점 1점에 머물렀다. 조별리그 전적 1무 1패.

동시에 이날 승리는 이란이 유럽을 상대로 월드컵에서 거둔 첫 승리다. 역대 월드컵에서 이란은 이 경기 전까지 유럽팀을 상대로 2무 7패로 승률 0%로 약한 모습을 보였다. 월드컵 역대 전적은 2승 4무 10패.

반드시 승리를 가져오기 위해 애쓴 이란의 투지가 돋보였던 경기였다. 사실 이란에게는 그만큼 승리가 절실했던 경기였다. 앞서 열렸던 22일 잉글랜드와의 1차전서 이란은 2-6의 예상치 못한 대패를 당했다. 아시아 예선을 1위로 마친 이란이었던 만큼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을 정도의 참담한 패배였다.

사실 이유가 없지는 않은 상황이기도 했다.

1차전을 앞두고 이란 선수단은 국가 연주 시간에 침묵으로 자국에서 일어난 반정부 시위에 지지를 보냈다. 이란의 주장 알리레자 자한바흐시는 “선수단 전체가 침묵으로 시위대에 연대 표시를 하기로 했다”며 더 적극적으로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기도 했다.

실제 이란은 지난 9월 16일 22세 여성 미사 미사 아미니가 히잡을 머리카락이 보이게 착용했다는 이유로 도덕경찰(morality police)에 체포돼 3일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심장마비를 사인으로 발표했지만 호송 도중 숨진 피해자가 몽둥이로 머리를 맞았다는 증언이 쏟아지면서 이란 전역에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졌다.

이란이 경기 종료 3분 전 터진 연속 극장골에 힘입어 웨일스에 극적인 2-0 승리를 거두고 대회 첫 승과 역대 월드컵 역사상 유럽 상대 첫 승리를 신고했다. 사진=DOHA, QATAR ⓒAFPBBNews = News1
이 히잡 시위가 전역으로 번졌고 지난 9월 27일에는 이 시위에 참여했던 하디스 나자피가 시위 중 히잡을 벗자 그 자리에서 보안군에게 총살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반정부 시위로 번진 이란 자국 내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현재까지 무력진압을 하는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한 인원이 300명이 넘고 1만 5000여명이 체포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처럼 자국의 어수선한 상황에서 치른 월드컵 첫 경기에서 참패를 당했으니 이란 선수단의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2차전 그래선지 선수단의 표정은 비장하고, 경기장에서의 투지가 빛났다. 1차전과 달리 조용히 국가를 부르며 경기를 시작한 이란은 강력한 압박과 롱볼 전개로 공격을 주도했다. 반면 웨일스는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면서 경기장을 넓게 활용하는 패스 게임을 펼쳤지만 공격의 정확도가 떨어졌다.

전반 15분 이란이 환상적인 패스 앤 무브를 바탕으로 웨일스 수비를 무너뜨리고 첫 골을 터뜨리는 듯했다. 웨일스 로버츠의 패스를 끊어낸 이후 공을 이어 받은 골리자데가 아즈문에게 패스 이후 쇄도 해 리턴 패스를 받아 단독 찬스를 잡았고 침착하게 웨일스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오프사이드로 골이 취소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전 더 날카로운 공격을 펼치고도 득점을 올리지 못한 이란의 후반 공세는 더 거세졌다.

그리고 후반 7분 이란이 연속으로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2번이나 골대에 맞는 불운이 나왔다. 먼저 역습 상황에서 아즈문이 킬패스를 이어받았고 드리블 돌파 쇄도 이후 가까운 쪽 포스트로 강한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골대에 맞으면서 튕겨나가고 말았다. 이어 튕겨 나온 공을 잡은 잡은 골리자데가 경기장 중앙으로 드리블을 시도한 이후 먼쪽 골대쪽을 노리는 절묘한 감아차기 슈팅을 때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왼쪽 골대를 맞고 말았고, 아즈문의 슈팅 시도는 상대 수비에 막혔다.

이후 이란의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에이스 아즈문은 종아리 부상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와중에도 계속해서 그라운드를 누비며 공격을 이끌었다.

그리고 이란의 극적인 승리의 단초가 된 장면이 후반 39분 나왔다. 후반 39분 웨일스의 데이비스가 페널티박스 경계 안쪽에서 패스를 이어받아 날카로운 슈팅을 때렸지만 상대 수비의 몸을 맞고 벗어나고 말았다.

이란이 경기 종료 3분 전 터진 연속 극장골에 힘입어 웨일스에 극적인 2-0 승리를 거두고 대회 첫 승과 역대 월드컵 역사상 유럽 상대 첫 승리를 신고했다. 사진=DOHA, QATAR ⓒAFPBBNews = News1
이후에는 이란의 찬스였다. 후속 상황 웨일스 코너킥을 잘 수비한 이란이 롱패스를 타레미가 잡아내면서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쇄도하던 타레미를 헤네시가 페널티 박스 바깥까지 뛰어나와 수비했다. 그 과정에서 공을 걷어내려는 동작 상황에서 타레미가 헤네시에게 몸이 부딪혀 쓰러졌고, 헤네시가 엘로우카드를 받았다.

하지만 VAR 판독 끝에 다이렉트 퇴장으로 정정되면서 웨일스는 숫적 열세에 놓이게 됐다. 거기다 대회 내내 안정감 있는 수비를 펼친 헤네시 대신 후보 골키퍼 대니 워드가 램지와 교체돼 대회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득점은 나오지 않았고, 그대로 끝나는 듯 했던 경기 막바지 극장골이 연이어 나왔다.

이란이 경기 종료 3분 전 터진 연속 극장골에 힘입어 웨일스에 극적인 2-0 승리를 거두고 대회 첫 승과 역대 월드컵 역사상 유럽 상대 첫 승리를 신고했다. 사진=DOHA, QATAR ⓒAFPBBNews = News1
경기 종료 직전 기적이 연출됐다. 후반 추가시간 종료 1분을 남겨둔 8분에 교체로 들어간 루즈베흐 체슈미가 극적인 결승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어진 후반 추가 시간 11분에는 풀백 라민 레자이안이 추가골을 터뜨려 결국 승리에 방점을 찍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이란 선수단이 이뤄낸 극적인 승리였다.

이란이 경기 종료 3분 전 터진 연속 극장골에 힘입어 웨일스에 극적인 2-0 승리를 거두고 대회 첫 승과 역대 월드컵 역사상 유럽 상대 첫 승리를 신고했다. 사진=DOHA, QATAR ⓒAFPBBNews = News1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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