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은 비교적 온화한 겨울을 보냈다가 2월과 3월에 접어들면 바람은 부드러워지고 기온도 편안하게 올라 여행하기에 딱 좋은 시기를 맞이합니다. 한국의 봄 날씨처럼 낮에는 매우 따뜻하지만 해가 떨어질 무렵에는 체감온도가 살짝 낮아지니, 얇은 재킷이나 가디건을 반드시 챙기는 편이 좋습니다.
낮에는 반팔 티셔츠나 가벼운 셔츠로도 충분할 정도로 따뜻해 소매를 걷고 다녀도 괜찮지만, 습도가 서서히 오르기 시작해 간혹 후덥지근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땐 호흡이 답답하지 않도록 통풍이 잘되는 의상을 골라 입으면 훨씬 쾌적하게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홍콩 거리를 누비는 여행자라면 접이식 우산은 필수로 챙기는 게 좋습니다. 간헐적인 비가 내리는 날이 의외로 잦고, 관광 중에 갑자기 비를 만나면 일정이 꼬일 수 있기 때문이죠. 또한 습하고 맑은 날에는 햇빛이 강해질 수 있으니 선글라스나 모자를 챙겨 자외선에 대비해 주세요.
걷는 코스가 많은 홍콩에서는 편한 신발이 필수입니다. 시내 곳곳에 오르막이나 계단이 많아 구두보다 쿠션감 좋은 운동화가 훨씬 유리합니다. 숙소 근처에 두고 다닐 수 있다면 슬리퍼나 샌들 정도도 가볍게 챙겨보세요.
홍콩 시내를 편리하게 돌아다니려면 교통 시스템도 알아두면 좋습니다. 지하철(MTR)은 주요 관광지와 상권을 빠르게 연결해주고, 옥토퍼스 카드(Octopus)가 있으면 충전 후 바로 교통비 지불이 가능해 잔돈 걱정 없이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도심 구간을 운치 있게 이동해보고 싶다면 낡은 느낌이 매력적인 트램도 한 번쯤 타보세요.
홍콩 하면 떠오르는 것은 역시 소중한 추억과 함께 멋진 야경, 그리고 미식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중에서도 2월과 3월은 날씨가 선선해 실내외 다양한 활동을 즐기기 좋아요. 아래 3곳은 한 번쯤 꼭 들러봐야 할 대표 명소들이니, 개인 취향에 맞춰 일정을 세워보세요.
빅토리아 피크
홍콩섬 서쪽에 솟아 있는 빅토리아 피크는 해발 약 552m의 정상에서 홍콩 도심 스카이라인을 시원하게 내려다볼 수 있는 대표 명소입니다. 과거 영국 식민지 시절, 외국 고위직들이 더 시원한 고지대 생활을 꿈꾸며 찾아오던 고급 주거 지역이었다고 전해집니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빅토리아 피크 트램입니다. 가파른 경사를 따라 천천히 정상으로 올라가는 동안, 좌우로 펼쳐지는 고층 빌딩과 항만 풍경이 마치 그림 엽서 같습니다. 트램에서 내려 **피크 타워(The Peak Tower)**로 가면 360도 파노라마 전경을 볼 수 있는 스카이 테라스가 있어, 낮과 밤의 야경을 모두 감상하기에 제격입니다.
피크 정상 주변에는 상점과 식당이 많아 한두 시간쯤 여유롭게 둘러봐도 좋습니다. 피크 갤러리아 안에는 유명 인형 박물관인 마담 투소(Madame Tussauds)가 자리하고 있으니, 홍콩 도심을 한눈에 내려다본 뒤 유명 스타들의 밀랍 인형과 기념사진도 찍어보세요.
스타의 거리
스타의 거리는 침사추이 해변 산책로를 따라 조성된 공간으로, 홍콩 영화 산업을 기리는 명예의 거리 같은 곳입니다. 이소룡(Bruce Lee)을 비롯해 홍콩 영화사를 빛낸 배우들의 기념비와 손도장, 조각상을 감상할 수 있어 영화 팬들에게는 특별한 성지입니다.
이 길을 거닐 때 가장 인상 깊은 순간은 해 질 녘부터 시작되는 화려한 빛의 향연입니다. 매일 저녁 8시가 되면 홍콩 섬과 구룡반도가 함께하는 심포니 오브 라이츠가 펼쳐져, 레이저 조명과 음악이 어우러진 장관을 연출합니다. 바다 건너 편으로 보이는 홍콩 섬의 빌딩들이 빛을 내뿜을 때, 홍콩이 왜 ‘아시아의 진주’로 불리는지 눈으로 직접 확인하게 될 거예요.
스타의 거리를 찾아가려면 침사추이역(Tsim Sha Tsui Station)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이동하면 됩니다. 더 색다른 접근 방법을 원한다면 스타 페리(Star Ferry)를 타고 바다를 건너 이동해보세요. 저렴한 비용으로 빌딩 숲 사이를 가로지르는 풍경을 즐길 수 있어, 잊지 못할 뷰를 선사합니다.
디즈니랜드
홍콩 디즈니랜드는 란타우섬(Lantau Island)에 위치하며, 개장 이래 지금까지 많은 이들에게 동심과 추억을 선물해온 곳입니다. 가족 단위 여행객은 물론 연인끼리도 즐길 거리가 가득해, 하루 종일 머물러도 시간이 빠르게 지나갑니다.
파크 안은 여러 테마 랜드로 나누어져 있으며, 아기자기한 퍼레이드가 정해진 시간마다 열려 분위기를 한층 북돋웁니다. 아이들을 동반한 여행자라면 놀이기구보다 디즈니 캐릭터와 사진 찍기가 더 큰 메인 이벤트가 될 수 있습니다. 시설이 크고 복잡하지 않아 동선을 잘 짜면 원하는 볼거리와 놀이기구를 빠짐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MTR로 이동한다면 써니베이역(Sunny Bay Station)에서 홍콩 디즈니랜드행 전용 열차로 갈아타면 됩니다. 열차 내부부터 디즈니 캐릭터 조형물이 반겨주니, 파크에 들어서기 전부터 동화 세계에 입장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티켓은 현장 구매도 가능하지만, 온라인 예매를 이용하면 보다 여유롭고 합리적인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홍콩의 자유여행을 계획할 때는 다양한 지역과 액티비티를 고려해 스케줄을 넉넉하게 잡는 것이 좋습니다. 빅토리아 피크에서 바라보는 야경, 스타의 거리에서 즐기는 야외 산책, 디즈니랜드에서의 아기자기한 추억까지 모두 알차게 만끽하다 보면, 어느새 홍콩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거예요.
낮과 밤의 기온 차에 유의하며, 습도에 대비한 가벼운 옷차림과 편안한 신발만 갖춰도 2월과 3월의 홍콩 여행은 분명 성공적일 것입니다. 즐겁고 특별한 순간들을 놓치지 않길 바라며, 멋진 야경 속에서 추억을 쌓고 돌아오실 수 있길 바랍니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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