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 찾은 탈북자들 "北인권, 10년 노력에도 바뀌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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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권단체 '노체인'을 이끌고 있는 정광일(64) 대표는 17일(현지시간) 유엔 제네바 사무소 E빌딩 회의장에서 유엔 내 인권 분야 업무를 담당하는 각국 대표부 직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는 "북한의 인권문제는 군사적 도발과 더불어 국제사회가 함께 대응해야 할 중요한 사안"이라며 "유엔이 이런 자리를 자주 만들어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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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탈북 후 북한 정치범 수용소 해체 운동을 10년간 했지만 북한이 바뀐 게 하나도 없습니다. 뭔가 달라져야 합니다.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북한 인권단체 '노체인'을 이끌고 있는 정광일(64) 대표는 17일(현지시간) 유엔 제네바 사무소 E빌딩 회의장에서 유엔 내 인권 분야 업무를 담당하는 각국 대표부 직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포럼 형식으로 열린 이날 회의는 제52차 유엔 인권이사회 부대 행사로, 주 제네바 호주 대표부가 개최하고 한국 및 일본 대표부가 후원한 자리였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출범 10년을 기념하고 북한의 인권실태를 공론화하자는 취지다.
이날 초점은 북한 내 구금시설 인권 문제에 맞춰졌다. 2000년부터 4년간 북한 요덕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됐던 정 대표는 2003년 4월 석방되자 곧장 두만강을 건너 탈북했다.
그는 "무역업을 하다 한국 사람과 접촉했다는 이유로 끌려가 온갖 고문을 다 받았고 10개월 사이 75㎏이었던 몸무게가 36㎏이 됐다"며 "여름엔 옥수수 농사, 겨울에는 벌목에 투입됐고 정해진 일을 못하면 식량을 주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인권 실태를 알리는 일을 10년간 했는데 이제 와서 보면 내가 뭘 했는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 문제 개선에 힘을 보태줄 것을 호소했다.
신원을 밝히지 않은 탈북 여성 2명도 이날 자신의 구금시설 경험을 증언했다. 정치범 수용소가 아닌 일반 교도소인 '노동교화소'에 수감됐던 A씨는 "군인들이 총을 메고 다니는 곳에서 농사와 벌목 등 노역을 했고 옥수수 갈아 만든 밥 세 스푼과 소금국을 먹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교화소에서 다쳐도 가족이 약을 가져오지 않으면 방치된 채 지내야 하고 일을 못 나가면 출소가 늦어지기 때문에 아파도 일을 나갔다"면서 "북한에서는 먹고 살려고 움직이다 보면 모두 죄인이 된다. 무엇을 하든 법에 저촉됐다"고 털어놨다.
B씨는 "교화소에서는 구타가 빈번했고, 수감 생활 중 숨져도 가족에게 알리지 않는다"면서 "수감자가 사망한 줄 모르고 가족이 면회를 온 적도 있었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는 "북한의 인권문제는 군사적 도발과 더불어 국제사회가 함께 대응해야 할 중요한 사안"이라며 "유엔이 이런 자리를 자주 만들어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미국의 북한인권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이 코로나19를 이유로 국경을 봉쇄하고 정보를 차단했다"며 "어떤 사람들이 인권에 취약한지 알기 위해서는 투명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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