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흐르면서 가족 구성원들의 삶은 바빠지고, 자리도 점점 멀어지게 되죠. 마치 문득 어린 시절을 돌아보며 집 안의 조용한 거실을 떠올릴 때처럼요. 한 할머니가 그랬습니다. 젊은 시절 사랑하는 남편과 함께했던 삶을 접고, 어느 날 홀로 남게 되셨어요. 자식들은 각자의 삶을 찾아 나갔고, 할머니는 익숙한 집에서 조용히 일상을 보내셨죠.

그런 그녀 곁에는 소중한 친구이자 가족과도 같은 반려견이 함께했습니다. 비록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하루를 따뜻하게 채워주었던 존재였어요. 외로움을 지켜보며 곁을 지켜준 이 작은 생명은 어느새 할머니에게 가장 의지할 수 있는 정서적 버팀목이 되었죠.
떠난 후에도 지켜주는 진심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날, 가족들은 눈물 속에서 장례를 치렀습니다. 조용히 흐르던 시간, 장례가 끝난 후 강아지의 행동은 모두를 울컥하게 했죠. 평소 활발하게 움직이던 그 아이는 갑자기 움직임을 멈췄고, 할머니의 무덤 앞을 떠나지 않았어요.
마치 '여기서 할머니 곁을 지켜야 해요'라는 듯, 아무리 불러도 그곳을 고집하며 머물렀습니다. 슬픈 눈빛, 무거운 몸짓으로 앉아 있는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족들은 마음이 아파 눈물을 삼켜야 했죠.
나를 기억해 주는 존재가 있다는 것
사람들은 흔히 반려동물을 키우며 그저 '사랑받기만 한다'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번 이야기처럼, 반려견 또한 사랑을 기억하고 자신의 방식으로 표현한다는 것, 그리고 그 마음이 죽음이라는 이별 앞에서도 무너지지 않는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됩니다.
어쩌면 강아지에게 할머니는 세상에서 가장 익숙한 냄새, 가장 따뜻한 미소, 그리고 가장 안전한 집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그녀가 떠난 자리에서도 자리를 뜨지 못한 채 할머니의 곁을 계속 지키고 있었던 것일 겁니다.